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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홍 Jun 29. 2024

슈바이처 전기를 생각하다.

위대한 인물은 꾸준한 자람으로써 만들어진다.

2024년 6월 28일 (금)

어릴 때 읽은 슈바이처 전기(조풍연 지음, 김동명 그림, 계몽사 그림위인전기 《슈바이처》, 계몽사)와 《나의 생애와 사상》(천병희 옮김, 문예출판사)을 읽으면서 정리한 생각은 위대한 인물은 꾸준한 자람으로써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슈바이처는 로마 가톨릭이 다수인 알자스-로렌지역에서 소수인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신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면 왜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와 달리 홍수가 일어나지 않는지 물었고, 《마태복음서》 2장에 의하면 동방에서 현인들이 와서 몰약, 황금, 유향을 드렸는데, 왜 성 요셉과 성모 마리아는 가난한 노동자로 살았는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부친은 알기 쉽게 아들에게 설명을 해주셨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 아빠가 피곤하셨겠네. 재홍이가 어릴 때 질문을 많이 해서 엄마를 피곤하게 했고, 지금은 교수님들이 그 역할을 하고 계신데 말이야. 

어른이 되어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에 진학한 슈바이처는 신학을 공부했는데, 독일 병역법에 따라 19세 이상 청년은 군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군복무를 하는 중에도 중대장이 배려하여 신학수업을 들었고, 야외훈련 중에도 신약성서를 들고 다니면서, 복음서를 주제로 치르는 졸업시험 준비를 하셨다고 한다. 그 덕분에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역사적 예수는 역사인물로서의 예수가 아닌,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을 투영하여 만들어낸 예수에 지나지 않음을 당시 예수 전기들을 모두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여 주장한다. 《마가복음서》를 주제로 쓴 신학 석사 논문에서 “그리스도는 지금도 갈릴래아 호수에서처럼 우리를 부르신다. 유식한 자에게든, 무식한 자에게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신다. 그분을 따르는 수고로써,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계시된다.”라는 결론을 내었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는 파리 선교회 선교사들의 선교일기를 읽고는 아프리카 선교를 결심하였다.

군복무 중에 휴가를 받아서 온 알베르트 슈바이처 청년은 성령강림대축일에 30세까지는 나를 위해서 살고, 나머지 삶은 사람들을 위해서 살 것이라는 결심을 하였고, 신학자가 된 후에는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이 쓴 선교일기를 읽고는 의료선교사가 되겠다고 자세히 계획을 한 것이다. 

그는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신학과 강사직을 포기하고, 의학공부를 하여,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부인 헬레네 여사와 함께 1913년에 가봉공화국의 랑바레네로 간다. 예림당에서 만든 WHO시리즈에 따르면, 랑바레네는 가봉공화국에서 제일 오지라고 하는데, 그 먼 곳까지 의료선교사로 살기 위해 간다. 배로 강바닥이 얇은 강을 건너 랑바레네에 온 그는 유럽의 상인들이 술을 들여온 터라, 원주민들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되는 바람에 공동체가 망함을 보고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교사들이 쓰던 집을 수리하여 자리를 잡은 그는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원주민들이 간호조무사로 일한 덕분에, 전부터 알고 지내던 가톨릭 사제가 배가 침몰하여 순직함, 일사병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의학으로써 원주민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의 위대한 삶은 날 때부터가 아닌, 꾸준한 학문과 실천이 만들어낸 성장서사이다.

덧붙이는 글 : 그는 보편적 생의 경외사상 곧 모든 생명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철학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의료선교사로서 살아내었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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