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그리고 권투경기.

공부 그리고 공부.

Feb 1. 2025

오전에 조퇴를 하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다. 박성은 선생님이 정성들여 카를 융이 주장한 심리학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다들 카를 융에 대해 페르소나, 리비도, 에고(Ego:우리말로 나, Ego sum 나는 –이다.), 아니무스/아니마(Animus/Anima 영혼을 뜻하는 남성/여성형 명사)를 하나씩 배웠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생각하는 힘으로써 성숙하는 존재이다. 어릴 때는 감정이나 욕구에 치우치지만, 정신이 자라면 당연히 스스로 절제하는 생각의 힘을 기른다. 나도 곧 50살인터라 좀 더 자유롭고 너그럽게 살아야겠다.

그런데 사회공동체에서는 페르소나 곧 사회공동체에서의 직업, 직위 등에 따른 가면을 쓰게 마련이다. 이는 곧 억압이기 때문에 그림자를 안고 산다. 실제 우체국 창구에서 일하는 계리원들은 고객들로 인해 감정노동을 하고, 집배노동자들도 고객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이 다치는 감정노동 때문에 분노와 절제 사이에서 갈등한다고 한다. 행정직 공무원 노동조합 지부장이 우체국 민원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감정을 전쟁에 나가는 기분이라고 할 정도이다. 우리 학교 동문 한 분을 대학교 2학년때 출석시험 평가 때 둘 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터라 뵈었는데, 부평우체국 민원실에서 일한다는 그분 이야기를 하니 우정직 한 분이 감정노동을 할 것이라고 하셨다.

아니마/아니무스도 여성성, 남성성을 뜻하는 터라-흔히 젠더라고 한다.-, 자칫 억압을 하는 기제가 된다. 실제 동생과 토요일 오후에 본 TV-N 드라마 원경에서 원경왕후가 남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억압이 진취적인 고려 여인으로 살던 원경에게 남편 태조 이방원이 조선 여인은 검술을 하지 말라면서, 여성성을 강요함이다. 이를 풀어가는 단어가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도 감정노동 등을 이야기하면서 솔직한 생각을 말씀하셔서, 같이 독서모임을 갖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배움으로써 여러 생각들을 듣는 공부를 하였다. 정남용 목사님께서 다들 수준이 높아지셨다고 하셨는데, 여러 고전들을 읽음으로써 생각하는 힘이 자라가고 있다.

저녁에 유튜브로 박종팔 선수(1958-, 2022년 당시 65세)가 34년 만에 정민호 선수(2022년 당시 28세)와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권투위원회(주심이 프로권투 규칙을 따른다고 말씀함)에서 정한 규칙대로 권투실력을 겨루는 모습을 담은 《국대는 국대다》를 보았는데, 박종팔 선수가 한 말씀처럼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아쉽지 않은 경기이다. 이는 신인왕전 라이트급 준우승을 한 김송준 선수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분의 생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이고, 꾸준히 운동을 해서 건강한 분이다.

실제 몸의 나이만 들었을 뿐이지, 정민호 선수가 두려워한 기술이라고 표현한, 잽을 쓰는 기술은 녹슬지 않았다. 이분이 유튜브에서 권투강의를 하는 쇼츠를 보아도 젊은 선수들에 못지않다. 자본주의 논리인 성과주의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보아야겠다고 생각을 함으로써 정리한 생각이다. 필자도 운동을 배우면서 같은 경험을 한다. 40대에 처음으로 운동을 배우는 필자이니, 체력이나 운동실력이 나이어린 학생들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관장과 코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칭찬하시고, 언제나 인사로써 존중하시기 때문이다.

더 훌륭한 점은 두 분이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다. 정민호 선수는 전 슈퍼미들급 챔피언인 박종팔 선수께 큰 절을 올리고, 정민호 선수, 세컨드(돌보는 분)은 인사를 드려서 박종팔 선수를 존중하고, 박종팔 선수는 권투 인재인 정민호 선수의 등을 두드려서 정민호 선수를 존중을 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권투연습을 하는 시간동안 박종팔 선수가 김동현 선수, 같이 운동하는 분들에게 후배님들이라고 함도 감동을 주었다. 어느 누리꾼이 쓴 덧글처럼 진보적인 마음을 가진 분이다. 꾸준히 운동을 하셔서 지금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운동을 하는 뛰어난 실력, 최선을 다해 열심히 운동을 하는 부지런함과 꾸준함도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