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백

도비가트

인도의 카스트제도 안에서

by 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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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의 '도비가트'는 평생 빨래만 하며 사는 신분으로 과거 카스트제도의 기록이다. 카스트제도는 1947년에 법적으로 폐지되었지만 현재에도 그들의 삶 속에 남아있다.


과거 도비가트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나라 어부들이 노동요를 부르거나 '으쌰 으쌰' 구령을 넣으며 일하는 것처럼, 화면으로 보았던 도비들의 빨래하는 모습은 제법 활기차 보였다. 하지만 내가 가서 본 도비가트의 모습은 빨랫줄에 팽팽하게 널린 빨래의 느낌이 아닌, 물에 흥건히 젖어 축~ 처진 듯한, 기운 빠진 모습이었다.


도비가트의 업무는 빨래를 가져오는 이, 세탁하는 이, 건조하는 이, 다림질하는 이, 배달하는 이 등으로 하나하나 세분화되어있다. 빨래는 하루 만에 완료되어 배달되고, 도비가트를 이용하는 곳은 호텔과 병원에서 나오는 침구류 그리고 공장에서 만든 옷의 초벌 세탁이라고 한다. 빨래터의 돌은 그동안 세탁물을 얼마나 두들겨 팼는지 반질반질했다.


그들은 평생 이곳에 갇혀 사는 건 아니지만 가업인 마냥 대물림된다. 이곳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이 도비가트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사진을 찍으려면 100루피(한화 1,800원)를 내라고 했다. 누군가의 삶을 보는데 돈을 내고 싶지 않았다. 난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들이 힘없이 빨래를 내려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빨래를 치는 지금, 뒤로는 고층건물이 쉼 없이 올라간다.


- 도비가트, 뭄바이, 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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