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대학생활을 생각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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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5년 동안 군인이었어."
외국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 했던 말이다. 그들은 나에게 한국인은 군복무를 5년이나 하냐며 되묻고, 나는 그들에게 2년은 의무이고 3년은 내가 원해서 했다고 말한다.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물으며,
"넌 수학을 전공했으니 수학과 연관된 직업을 가지겠구나?"
"...... 아마도 그렇진 않을 거야, 이젠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
그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왜 전공을 살리지 않느냐고 묻고, 자신이 대학교에서 공부한 것,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세세하게 소개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현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서로서로 흥미롭게 대화를 이어간다.
나는 나의 대학생활이 재미있었고, '배운 것이 많았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여행 중 나를 소개하면서 도대체 나는 '대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나? 뭐가 배운 게 많았다는 거지?'하고 자문해 본다. 대학교에서 배울 전공은 정해졌고, 흥미는 없고, 그러니 당연하다는 듯 대학에서 전공은 내 삶에 있어서 그리 중요치 않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이로 인해 나의 직업관까지 흐트러지는 악순환은 아니었는지, 무엇보다 지금 와서 '대학생활을 하며 배운 것이 많았다.'라는 것은 대학교에서 4년이라는 시간과 학비로 들어간 돈에 대한 변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아쉽다. 대학교와 전공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나와 맞지 않다고 쉽게 포기해 버릴 것도 아니었는데......
학창 시절에 자신의 전공과 진로를 확실하게 알아채고 대학교에서 적성에 맞는 전공 공부를 하여 그에 맞는 직장을 가진다는 건 당연하면서도 참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