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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애 Apr 11. 2024

우리 아이, 말이 늦는 걸까?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


나는 육아 관련 고민이 있을 때 맘카페에 들어가지 않는다. 가입한 맘카페도 없지만, 개인의 개별 사례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나에게 맘카페는 육아 고충을 털어놓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강한 곳이다.


대신, 전문가 자료를 찾는다.

영유아 육아 전문가는 누굴까? 소아과 의사라고 생각한다. 1) 동네 소아과를 찾아가서 상담을 하거나, 2)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 in(https://www.nhis.or.kr/nhis/healthin)에서 선별 도구를 찾아보거나, 3) 정신의학신문(https://www.psychiatricnews.net) 키워드 검색으로 전문가 인터뷰 & 칼럼을 찾아 읽는다. 자료 서너 개만 살펴봐도 엄마 뇌 offcial은 이내 잠잠해진다. 좌충우돌 시행착오가 확 준다.


혹시 나처럼 자녀의 언어발달지연을 우려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용을 정리해 본다.






영유아 발달 선별검사지(Korean Developmental Screening Test for infants & children)


건강보험공단(건강 in)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검사지이다. K-DST는 진단 도구가 아닌 선별 도구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언어뿐만 아니라 기타 영역의 발달 지연에 대해 엄마가 대략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판권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있는 만큼 신뢰도가 높고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K-DST는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 이내의 자녀의 발달을 체크해 볼 수 있는 문항을 제공하고 있다. 25개월인 춘이의 경우 검사일 기준 ±1~2개월 구간에 해당하는 검사지(24~26개월)를 다운로드했다.



(출처) 건강 in



(출처) 건강 in


1. 사물의 이름을 말한다

2. 두 단어로 된 문장을 따라 말한다

3. `나',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를 사용한다.

4. 다른 의미를 가진 두 개의 단어를 붙여 말한다

5. 질문의 형태로 말한다.

6. 자기 물건에 대해 ‘내 것’이란 표현을 한다.

7. 손으로 가리키거나 동작으로 힌트를 주지 않아도, “식탁 위에 컵을 놓으세요.”라고 말하면 아이가 바르게 수행한다.

8. `안에', '위에', '밑에', '뒤에'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뜻을 이해한다.


춘이는 제시된 8문항에서 요구하는 언어표현을 할 수 있나? 춘이가 정상적인 언어발달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판단이 서자 안심이 됐다.









정신의학신문(https://www.psychiatricnews.net)


정신의학신문에서는 전문의가 쓴 칼럼이나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다. 주제도 다양하다.


언어발달지연과 관련해선,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통케어 센터 이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설명이 명쾌했다. 전문의가 일단 영유아언어발달 자체가 갖는 특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달 영역(대근육운동, 소근육 운동, 인지, 사회성, 자조) 중 개별 발달 속도의 격차가 가장 큰 것이 언어발달이라고. 즉, 다른 영역의 발달은 정상범위인데 언어만 조금 느린 것 같아 보일 때는 기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언어발달이 유의미하게 늦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영유아 언어발달의 경우 '첫돌은 첫 단어가 나왔는가?', '두 돌은 두 단어 문장을 만들 수 있는가?'가 발달지연의 기준이다. 다음의 경우는 언어발달지연을 의심한다.

예) 두 돌 아이에게 첫 단어가 나오지 않을 때

예) 세 돌 아이에게 두 단어 문장(물 줘, 밥 줘)이 나오지 않을 때



(출처) 정신의학신문




'내가 평소에 언어 자극을 많이 주지 못해서 말이 느린가?'라고 고민했던 부분도 명쾌해졌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언어발달지연은 단순히 언어자극의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지적기능이나 발달장애와 함께 얽혀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영유아 시기의 발달은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언어발달지연을 보이는 경우 대부분 다른 발달 영역의 문제가 중복되어 나타난다고 한다.


오은영 전문의도 언어발달지연에 대한 설명을 하며 '36개월에는 지체 없이 전문가의 빠른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는 언어발달지연은 자폐 스펙트럼장애 등 다른 발달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춘이의 언어 발달이 정상 범위 안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오늘. 먹구름이 걷혔다. 불필요한 자책과 불안에서 벗어난다. 비로소 춘이를 바라보는 내 눈빛에서 우려와 걱정, 근심을 떼어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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