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dler-friendly Easy cucumber side dish
3천 년 역사를 지닌 오이.
저는 요즘 매주 제철(4-7월) 맞은 오이를 삽니다. 소금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만 있으면 됩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 불 없이 5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오이 마리네이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잡내 제거도 필요 없고, 음식물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만드는 내내 손끝은 싱그럽고, 부엌에는 향긋함만이 감돕니다.
남편은 평소 오이 고유의 풍미가 모호하다며 먹지 않는데, 제가 만든 오이 마리네이드는 냉장고를 열고 그릇에 직접 덜어먹을 정도 좋아한답니다. 춘이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오이 주세요." 하지요.
제철에 먹는 오이는 시원한 맛, 청량감, 아삭거리는 식감 덕분에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이를 생채나 김치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저는 유아식을 접하면서 오이를 마리네이드, 샐러드, 피클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아침식사로 오이를 먹이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들기 쉽고 재료가 비싸지 않은 것은 덤입니다.
1. 오이는 당분이 거의 없습니다.
수분과 섬유질 덩어리입니다. 아침부터 당이 많이 함유된 시리얼, 빵, 과일, 요구르트는 웬만하면 먹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침에 무엇을 먹느냐가 하루의 혈당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2. 오이에는 칼륨이 가득합니다.
밤 사이 쌓인 체내 노폐물,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이 가득한 데다 수분까지 많으니 이뇨작용이 활발해집니다.
3. 오이에는 펙틴이 풍부해 장운동에 도움이 됩니다. 장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독소들을 흡수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켜, 개운한 모닝똥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4. 오이는 조직의 95%가 수분입니다.
고형분이 5%라니, 어지간한 물통에 담긴 물의 질량 비율에 필적합니다. 저는 춘이에게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에게 물 한잔 먹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은데, 그 시작으로 오이를 선택합니다.
다만, 오이는 영양분이 많은 채소는 아닙니다. 오이만 먹으면 문제가 되므로, 다른 채소들도 함께 곁들여 먹어야 합니다. 아침에 물대신 먹인다는 정도의 느낌으로요. 올여름 저는 춘이와 함께 오이와 잘 어울리는 낫또, 방울토마토, 당근라페를 아침메뉴로 함께 먹고 있습니다.
오이는 훌륭한 조연입니다.
양상추에 오이 마리네이드를 올리고, 페타치즈 한 조각을 올리면 그릭샐러드 느낌이 납니다. 찐 브로콜리와 함께 올려두고 한살림 초고추장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하게 매운 것이 더위에 지친 입맛이 확 살아납니다. 양념 치킨을 먹을 때 입을 개운하게 해주는 사이드 디쉬로 먹기에도 좋습니다. 완성된 오이 마리네이드에 딜을 잘게 잘라 그릭요거트를 넣어 먹으면 일품입니다.
오이를 가열하면, 영양소가 쉽게 파괴되니 생으로 먹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로 <춘이네 오이 마리네이드>를 소개합니다.
유기농 오이, 올리브오일, 소금을 준비해 주세요. 저는 추가로 파슬리 가루를 뿌리는데 풍미가 더 살아나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마리네이드의 장점은 생으로 잘라 보관하는 것보다 냉장 보관기간도 길어지고, 다채로운 풍미가 생겨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삭거리는 식감을 좋아해 식초나 레몬즙은 뿌리지 않는데,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시면 살짝 뿌려보세요. 오이 과육이 부드러워집니다.
오이도 품종이 다양한데요,
크게 '다다기'와 '취청'이 있습니다. 구분은 간단합니다.
1) 다다기
: 백다다기(흰색이 많아요), 청다다기(청색이 많아요)
2) 취청
: 가시오이(가시가 있어요), 청장오이(가시가 없어요)
저는 취청을 사용합니다. 취청은 다다기와 다르게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금과 만나도 물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상도 출신(서울은 백다다기, 경상도는 가시오이, 전라도는 청장오이가 많이 유통됩니다.)인 저는 그중에서도 콩국수, 비빔국수, 냉면의 고명으로 올라가는 가시오이를 주로 사용합니다.
진하고 단단하죠. 오이향은 덜하고요. 다다기 품종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오이인데, 식감이 부드러운 대신 오이 향이 짙습니다. 마리네이드보다는 오이소박이나, 오이피클에 더 잘 어울립니다.
대부분의 과채류가 그렇듯 오이도 꼭지를 보고 신선도를 확인합니다.
꼭지가 싱싱하고 단단한지 살펴본 후 꼭지에서부터 아래로 5cm 정도가 짙게 푸른 것을 고릅니다. 단, 꼭지 부분은 쓴맛이 강하고 농양이 끝 부분에 몰려있을 수 있으므로 요리를 할 땐 제거합니다.
이름이 '가시오이'인데 손가락으로 가시를 눌렀을 때 아프지 않다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뜻이겠지요? 참고로 오이 몸통이 굵으면 씨가 많이 들어있어 대개 맛이 없습니다.
2 cucumbers
Extra virgin olive oil
1 teaspoon salt
Wash the cucumbers well.
Using a peeler, remove any prickly parts.
Cut the cucumbers into bite-sized pieces.
Drizzle Extra virgin olive oil generously.
Add 1 teaspoon of salt.
Coat evenly with the marinade.
Garnish with fresh herbs like dill or parsley.
오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흔한 작물이지만 19세기만 해도 일종의 사치품 개념이었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때 귀족들이 즐겨 먹은 디저트가 오이(오이 샌드위치, 오이 아이스크림 등)라고 하지요? 애프터눈티 문화가 자리 잡을 당시 오이는 귀족들만 먹을 수 있는 고급 채소였습니다.
지금도 호텔 애프터눈티에 빠지지 않는 게 맨 아래층 접시에 담긴 오이 샌드위치지요. 스파클링 오이맛, 스프라이트 오이맛 등 오늘날 영국 사람들의 오이 사랑도 유명하고요.
무더운 여름입니다. 오이로 수분 보충도 하고 아삭한 식감을 느끼며 건강한 아침 한 끼를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