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 없이도 할 사람은 다 하는 거 아닐까요?'
'다 때되면 글자읽고 하는거죠.'
출산하기 전 베이비페어를 다녀온 적 있는데 몇몇 부스에서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인생에 사교육은 중학생 때 처음 시작한 눈높이 영어였기 때문에 그 시절 이전의 사교육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 거 없이도 하는 사람들은 다 하는 거 아닐까요.
다 때되면 글자읽고 하는거죠.
한국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등에 업고 후하게 값을 매긴 패키지로 보였으니 말입니다.
베이비 페어 상담부스에서 상담하면 기념품 정도는 쉽게 건네줄 것이라 생각했었나 봅니다. 동물이든 과일이든 생생한 포스터 한 장은 받는 줄 알았었나 봅니다. 당시 뇌발달에 따른 영유아 조기교육에 대해 지식이 전무한 저는 그들의 홍보 상품에 호의적일리 없었으니 그들 입장에서도 상품 가입이 가능한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었겠죠. 기본으로 챙겨줄 거 같았던 포스터는 손에 들려 있지 않았습니다.
영유아 교육에 관심이 생기다
육아서를 읽고부터였습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세 아이를 영재로 키워낸 한 어머니의 특강을 통해 서안정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글을 떼어가는 과정이 모두 다르다는 걸 이야기하며 모든 아이는 모두 다르다는 걸 염두하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죠.
또한 영유아기 아이들의 뇌 발달에는 때라는 것이 있고, 그 시기를 잘 살펴주는 게 아이가 좋은 토양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중요한 일이며, 이는 곧 양육자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맞벌이를 해야해서 생후 3개월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경우도 주변에 있었지만, 저는 집에서 보육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이 교육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더해진 이유도 있었습니다.
딸 아이는 이제 뽈뽈 기어다니는데 엄마는 육아교육이라는 검색어로 바빠집니다. 그래서 찾아낸 가시적인 결과가 육아교육전이었습니다. 전에는 전시회를 가장한 조기교육열 불붙이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적절한 시기의 교육환경과 컨텐츠 노출은 아이가 타고난 뇌의 시냅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죠. 아이가 개월수를 달리하면서 아이의 관심에 더 민첩하게 반응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4월 예정되어 있던 육아교육전을 언제 기다리나 싶더니, 불현듯 나타난 코로나가 그 기다림을 한 순간에 일단락 시킵니다. 아이러니하게 코로나로 2-3달 사회적 활동이 닫히는 상황의 끝에서 최근 4월에 동네에 입점한 몬테소리에 대한 기대는 어쩌면 서서히 열리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몬테소리 교육
동네에 입점하게 된 건 최근이지만, 그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바로 혜민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혜민언니는 제가 독일 교환학생으로 1년동안 의지했던 언니로 지적 호기심이 많아서 두루두루 아는 지식이 깊고 넓은 편이었기에 언니의 어떠한 선택도 허투루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남매의 엄마가 된 언니는 매일같이 다양한 활동으로 첫 아이와 가베놀이를 하고, 장난감이 아닌 교구로 놀이한 사진을 자주 올렸습니다. 개월 수에 따른 놀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꿀같은 정보였지만, 제 딸 아이가 그만한 개월수가 아니다보니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놀이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놀이라는 게 엄마가 즐겁고 아이가 즐거우면 되는 거 아닐까요?
한 번은 신랑이 버튼 하나 누르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사왔었고, 한창 작동하는 데 흥미를 느낀 딸 아이가 신기해하며 버튼을 누르는 모습에 집중을 잘한다고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집 근처 베이비카페에 갔었는데, 버튼을 누르면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몸이 알록달록 불빛을 내는 노래하는 로봇이 있었습니다.
딸 아이가 유독 눈여겨 보는 거 같아서?
지금 사진을 보니 무표정이기는 하네요?
같이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혜민언니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우리 딸은 그걸 보고 울었어."
'노래도 나오고, 몸도 이리저리 흔드는데다 소리에 맞춰 몸에는 여러 불빛마저 변하는 이 장난감이 무섭다고요?'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장난감이 귀여웠고, 제가 그렇게 느끼니 저희 딸 아이도 좋아하는 거 같았거든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면 그게 놀이라 생각했던 거죠.
시간이 지나 단편적인 기계음이 아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그 언니에게 그 장난감은 아무리 화려한 멜로디를 내고 있어도 무미건조한 로봇에 불과했겠구나는 걸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4월 17일 금요일
딸 아이의 몬테소리 체험수업이 시작됩니다. 다음 이야기에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