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돌잔치에서 아쉬운 게 있었습니까?”
친정엄마와 남동생에게 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아쉬워 나온 질문이었습니다.
전날 잠을 못잤습니다.
돌잡이 하는 그 자리에 친정식구가 없어서 혹시라도 부모님이 아쉬워하셨을까 싶었고, 참석한 손님들 뒤로하고 전체를 담아낸 사진 한켠에 비어있는 테이블, 친정식구들이 있어야 할 자리라 사진 원본을 보면서 제가 아쉬움이 있었던 이유였죠.
과연 그 때 제가 한 행동이 최선이었을까요?
5월 2일 아침 7시 30분
헤어, 메이크업 받느냐고 일찍 하루를 시작합니다. 지금은 둘째를 계획하고 있어서 먹고 있지 않는 알약이 하나 있는데, 지난 달 이 약을 먹고나서는 아침 6시 기상이 어렵지 않습니다.
집에서 63빌딩까지 움직이려면 여유있게 1시간 잡아봅니다.
10시 63빌딩 도착
딸 아이 한복 입히고, 스냅 촬영 시작합니다. 그 날은 흐리기도 해서 야외촬영이 아쉽겠다 싶었는데, 사진작가가 순간순간 열심히 담아주셔서 날씨가 흐린 건 크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복입고 동선 옮기면서 사진 찍고, 딸 아이 모자 안 쓰겠다는 거 걸쳐서라도 찍는 게 나을 거 같아 손과 발이 바쁜 날입니다.
11시 1부 뷔페 시작
최소 성인 35명 예약입니다. 예약에 늦는 사람도 있고 초면인 사람들은 합석하지 않다보니 듬성듬성한 자리 배열마저 신경쓰이는 날입니다. 잔치하는 곳에는 사람들이 북적여야 할 거 같거든요.
'잔잔한 음악이라도 흐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친정식구들이 그 자리에 없다는 걸 의아하게 여길 틈이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지인들 인사하고, 딸 아이 챙기며, 돌잡이 행사 언제 시작하나 레이더가 여러개 가동하다보니 뷔페음식 떠올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 시간이 지나 남동생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데?"
"11시 시작인데 지금 오고 있다고?"
"누나가 1시 30분 시작이라며!"
"...!!!"
할말이 없었습니다.
1시 30분은 처음에 예약잡은 63빌딩 워킹 온 더 클라우드였는데, 식사장소와 시간이 바뀌었는데 왜 확인이 안된걸까요.
"언제쯤 도착할 수 있는데?"
"1시?"
1부 뷔페 시간이 11시부터 1시까지인데, 끝나는 시간이 1시에 도착이라니, 오차나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합니까. 어디서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난 건 식사시간 확보였습니다. 친정식구 성인 4명과 아이 2명의 식사시간을 확보해줄 수 있는지 직원에게 문의했습니다.
“1부 마치고 30분간 정리하면 2부 시작인 1시 40분부터 식사할 수 있도록 하겠답니다.”
“2부 예약석은 총 8좌석으로 마련하겠습니다.”
돌잔치 행사는 파빌리온 직원분이 해주시는데, 보통 식사하기 전 10분 내외로 간단하게 진행해야 스냅작가분 촬영시간도 약속한 2시간에 맞출 수가 있습니다. 식사 시작 1시간 전에 자연스러운 연출 촬영과 식사시간 이후 돌잡이 행사에 가족촬영까지 말이죠.
친정식구가 보이지 않는 이상, 돌잡이를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식사를 먼저 하게 되었고, 뷔페여도 들어가는 양은 정해져 있는지 30분 정도 지나니 일정있는 사람들은 먼저 갑니다.
남동생이 1시에 도착한다는 말에 이미 정신을 못 차리겠는 저는, 어떻게든 가족사진만이라도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2시
"5분 뒤에 간단한 돌잡이 행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12시 5분까지 자리에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직원의 안내에 돌잔치 행사는 친정식구 없이 진행합니다. 간단한 인사말, 돌잡이를 하니 채 10분이 넘지 않았는데, 돌잡이 끝나니 일정이 있어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12시 30분
친정 부모님이 도착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남동생네가 도착했습니다.
'몇 십분 차이였으면 돌잡이 진행을 조금 늦췄어도 되었을텐데요.’
물론 당시에는 그런 생각도 안 들었고, 친정부모님과 남동생이 알고있는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걸 보면서 더더욱 미안함과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다만 핸드폰 사진이 아닌 촬영작가분 손에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업체를 알아보고 결정하다보니 하나의 나사를 놓쳤는데 그게 친정식구들과의 대화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 매일 통화를 했지만, 정작 다른 이야기를 나누었고, 은연 중에 인원이 늘어나면서 장소가 바뀌었다고 말은 나왔지만 63빌딩이라는 공간은 같았기 때문인지 구체적으로 바뀐 장소나 시간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큰 의구심이 없었던 게 이런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안 좋다가, 우연히 보도된 화재사건 보다가 마음을 다시 잡았습니다.
'무탈하게 도착하고 다녀간 게 감사한 일이다.'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친정식구를 기다렸으면 어땠을까요?’
친정 식구가 늦게 도착할 거라는 걸 알았던 상황에 오늘의 돌잔치가 가족행사라는 걸 염두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잘 오고 있는 남동생한테 전화해서 대략적으로 언제쯤 올지 확인했다면 도착시간을 비슷하게 예상했겠지만, 혹시 부담을 줄까봐 되려 천천히 오라고 했었습니다. 물론 동생네가 상황을 알아버린 이상 조금 더 속력내서 온 이유도 있었겠지만 30분 오차가 날지 몰랐습니다.
이 글로 마음을 정리하며, 앞으로 꼼꼼하게 챙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오차없이 자리를 채워주셨다면 돌잡이도 매끄럽게 진행하고, 얘기도 여유있게 나누며 식사했겠지만 어떤 의미에서 긍정적이었던 건 신랑과 저는 지인들 맞이하고, 돌발 변수에 당황해서 음식 한 점 먹을 수가 없었는데, 파빌리온 직원이 2부에 따로 자리를 배정해주셔서 친정식구와 함께 식사할 수 있었다는 거였습니다.
중요한 자리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진실되게 기억되는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