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결혼 후 변화 1 - 공동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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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은 있다.
다음 지원사항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눌러본다.
어디쯤 오고 있나
빼꼼 머리를 내밀듯
궁금하니까.
전과 달라진 건 없는데
아이와 떨어져 있을 생각을 하니,
전과 같은 일상이 아니었다.
그 상상 하나로 지금 같이 있을 수 있는 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 같았다.
뭐든 자기 손에서 떠나봐야 그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걸까.
같은 극은 밀어내고, 다른 극은 끌어 당긴다.
비슷한 성향끼리 만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로 가진 다른 면에 발동하는 호기심이나 환상은 생각보다 크게 차지하는 거 같다.
모든 행동에 의도가 들어간다?
그걸 헤아리려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니,
사람의 어떤 말이나 행동에는 그 사람이 길들여진 습관이라는 게 있겠지.
습관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거 같다.
그 습관의 패턴이 보이면 새롭지 않다는 거
그게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 덜 끌리는
나의 이유같다.
결혼 초기 신랑은 부모님 같았다.
신랑, 남편, 여보, 하트 표시가 아닌 배우자
나를 '법적으로' 지지하는, 공증된 저 단어는
내가 핸드폰 속 그를 저장하는 이름이었다.
교과서 공부만 해왔던 터라 세상 돌아가는데 문외한인 나였는데
나이 차이가 있는 그는 적어도 나보다 세상살이 경험이 있지 않는가.
나는 그런 점이 연애할 때나 결혼한 후나 든든했다.
2012년 결혼식을 먼저 올리고, 당장 비행을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내려오게 되면 한국 어디에서 살아야 하는지
카타르에서 오프, 휴가가 있을 때마다 어느 순간에는
집 보러 다니는 것도 일이었다.
사전에 얘기가 된 거지만,
사람 살림살이 있는 곳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공실인 곳도 다녀본다.
빌라, 구축아파트, 신축아파트 등 가릴 것은 없다.
살 곳에 대한 기준이나 구분은 두지 않았어서
선택지가 좁혀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이미 살림살이가 들어와 있는 집 구경을 하는 날이면,
말 그대로 남의 집, 남의 살림,
내 집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거 같다.
와닿지 않았다.
별내에 미분양 아파트 있다니까 거기 한 번 봐봐.
시동생이 보다못해 한 마디 건넨다.
인기가 있었으면 벌써 완판했겠지.
미분양된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야.
미분양에 대한 호불호를 가리기 이전에
우리한테 미분양 아파트란
완공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살 곳에 대한 기준이나 구분은 두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금전의 압박은 있었던 거였다.
친정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
카타르에 있는 동안 가능한 아껴서 모은 돈에 구체적인 사용처가 생겼다.
계약금 10%에 배란다 확장비용
그건 내가 카타르에서 모은 가시적인 결과이면서도
별내에 모두 뿌려지는, 티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 집은 공동명의로 하는거다.
그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결혼이 가져온 하나의 변화였다.
이 집은 공동명의로 하는거다.
그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결혼이 가져온 하나의 변화였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