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스민 May 05. 2020

06. 병원 도착 후 3시간 내 출산후기

“다음 진통 오면 힘주기 할 수 있겠어요?”


담당의가 물어옵니다.


‘힘주기 어떻게 하는거죠?’


가진통 올 때 호흡법이랑 진진통 올 때 힘주기 호흡법이 다른 걸 알고 있었는데 지금 해오던 호흡방법을 바꿔야 한다고요?


1. 혈압재기

새벽 1-2시경에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서였을까요?

가진통 오는 와중에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었나 봅니다. 이슬 비치고 검진차 병원 방문할 때 최고혈압이 121이었는데, 진통이 오는 당시 160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평소 저혈압인데 출산 앞두고 최저혈압도 올라가는 게 임신기간동안 급격히 살이 찐  게 그 이유일 듯 합니다. 저는 30킬로 체중이 증가했고 평소 50kg 후반이었는데 막달에는 89.2kg였습니다.


‘앞자리가 9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당시 찍어둔 체중계 사진이 있어서 기억합니다.


생애 처음 마주한 몸무게에 놀라 손이 떨린 걸까요?


체중조절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출산 하기 전에 진통 올 때마다 몸에 힘이 들어가니 자연히 혈압이 오르고 온 몸이 더워져 몸소 힘들다는 걸 겪게 되었습니다. 아이스팩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걸로 해결이 안될 정도로 몸에 열나고 진진통 올 때 혈압까지 올라가 위험할 수 있으니 자연분만 예정인 산모는 적절한 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2. 소변받기

혈압 수치가 높다지다보니 소변을 받아보라고 합니다. 수액 꽂힌 팔목, 태동장치도 떼야하고, 진통과 진통사이 그나마 휴식기에 움직여야 하는 동선까지 산모 힘들게 합니다.


‘환복하기 전에 말씀해주셨으면 좋았을 듯 텐데요.’


임신성 중독증 증상 중 하나인 단백뇨 확인하려는 이유 같습니다. 진통 없을 때 화장실까지 움직이는 게 어려운 건 아니고, 소변을 받으려고 준비하다보니 진통이 걸리면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갑니다. 한 두 번 정도 그렇게 시도하다가 결국 소변줄 꽂아 빼고, 진통 오는 산모에게 중간중간 확인하는 검사들이 불편하긴 합니다. 다만 일어나서 움직이다 보니 진통 올 때 어떻게 힘줘야 하는지 이내 느낌은 알 수 있었습니다.



04시-06시 20분 a.m 진통올 때 힘주기(feat. 남편 숫자세주기)


자연분만이 가능하려면

1. 자궁문이 10cm 열려야 하고,

2. 태아가 내려와야 합니다.


힘줘서 아이를 내려오는데 제가 예상한 시간은 오전 6시까지였습니다. 1분간 진통오고 1분 휴식하고 다시금 반복되지만 크게 심호흡 4번 하며 진통도 넘길 수 있었지만 제가 예상한 시간을 넘어가니까 다른 생각이 듭니다.


‘이미 태어났어야 하는 아기가 왜 시간이 걸리는 걸까요?’


힘주기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으니 반복되는 진통의 연속에 저도 힘 빠지고 기쁨이도 힘들어 할 거 같아서 외쳤습니다.


“도와주세요!”


스스로 힘에 부친다는 걸 인지하고, 그 진통의 강도도 전과 다르다는 걸 본능적으로 감지한 거겠지만,

분만 보조분들과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순간이었습니다.


“진통 올 때 힘주는 거 같이 도와주세요!”

마침 그날 당직이 평소 담당의였습니다.


“언제 오시는 거에요?”

“진통 올 때 힘주는 거 같이 도와주세요!”

그 와중에 할 말은 다 했습니다.


“태아 머리가 잘 보일 수 있게 다리 더 벌리세요.”

힘의 방향도 계속 인지시켜 주니 확실히 출산에 가까워지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분만 보조분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내려오는 느낌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워있는 침대가 분만형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와달라는 요청 후 힘주기 3-4번 하니 물컹하고 아이가 나왔습니다.


“아이 나온거 맞아요?”

물어볼 정신은 있었을까요.


태아 머리가 밖으로 나오고 나서는 힘을 주면 안된다는 게 생각이 났습니다. 그 때의 호흡은 짧게 후후후 내뱉으라고 본 거 같아서 그 와중에 그 시기를 물어본 거 같습니다.


‘조금 더 일찍 도와달라고 했어야 했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SOS 한 뒤로 출산까지 30분 걸렸기 때문인데, 결국은 기쁨이가 보내는 진통의 세기가 신호탄을 울린거겠죠.               



자연진통의 과정은 제가 출산시 도움을 크게 받은 내용입니다. 제가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자연진통의 과정이 저에게 적용될거라 생각했고, 그걸 바탕으로 저는 딸 아이 출산 시간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에서 적중했습니다.


“어떻게 그걸 예상했어요?”

남편이 놀랐습니다.


저는 초산 맞습니다.


진통 겪으면서 어느 과정에 제가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출산 시간을 예상할 수 있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진진통의 강도가 세질수록 무섭고 두렵다기 보다 곧 출산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출산을 앞둔 산모라면 한번쯤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자연진통의 과정>


1단계 : 진통30초/ 휴식10분 -> 6시간 소요

이 단계는 집에서 여유있게 준비하라고 했었기에 5/3일 18시 가진통이 시작된 저는 그 날 자정까지 예상했었습니다.

물론 집보다 병원에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산모라면 산모 마음이 편한 곳에 있어야 합니다.



2단계 : 진통45초/ 휴식5분 -> 3-4시간 소요

이 단계에는 라마즈 호흡을 하고, 아이가 내려온다는 명상을 하는게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저는 5/4일 자정-4시 a.m까지 예상했었습니다.


3단계 : 진통1분/ 휴식3분 -> 2시간 정도 소요

이 2시간이 가장 힘들어해서 무통주사의 도움을 받으려면 이 시기이나, 마취하면 자궁수축 정도나 아기가 덜 내려올 수 있어 분만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5/4일 4-6 a.m 예상하였으며, 경험해보니 이 단계가 진통의 강도가 확실히 강했었으며, 다만 이 단계 이전에 무통 준비가 되어 있어야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습니다.


저는 병원 도착했을 때 이미 자궁문 10센티가 열려 있어서 힘줘서 낳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힘만 주면 바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저도 저 평균치에 속하는 사람이었는지 2시간이 걸렸습니다.


무통주사의 장단은 있는데 산모의 산통을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무통주사를 맞으면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출산으로 이어지는 진진통에 동물소리 저절로 나오지만, 한편 기쁨이는 사랑의 호르몬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단계 : 진통1분30초/ 휴식1분30초 -> 30분 전후 소요

진통이 세다기보다 정신이 없고 외롭다 느낄 수 있어 산모가 힘들 수 있다는 말처럼 동물소리 나오는 구간이 이 때일 거 같습니다. 힘주기해서 출산으로 이어지는 단계로, 저는 5/4일 오전 6시 전후 예상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임신 35주에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는 자연주의 출산병원이 있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알게 된 출산방식에 전원할 만한 용기가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대로 출산도 이뤄지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으며 관련 동영상 내용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아래는 출산을 준비하면서 블로그나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하여 공부했던 내용입니다.


분만은 진통에서 시작해서 태아의 탄생, 태반 배출이 되면 끝납니다. 사람마다 시간과 강도가 다를 수 있는데, 급속분만인 경우 진통의 강도가 높지만 초산의 경우 가진통이 시작되고 12-15시간 소요되며, 정말 아픈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진통이 시작해서 자궁이 다 열리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전체 시간의 약 90%입니다.


태아가 산도를 내려오면서 꼬리뼈 부근의 신경이 자극받아 엄마는 대변보고 싶은 감각에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되지만 힘을 줘도 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자궁문이 완전히 열린 이후입니다.

자궁문이 충분히 열리지 않을 상태에서 힘을 주게 되면 엄마의 체력 소모도 있고 자궁문이 부어올라 제대로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궁문이 다 열리기 전까지 복식호흡에 집중하며, 호흡을 할 때에는 태아에게 산소를 공급한다는 것을 늘 염두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5. 가진통 후 병원가니 자궁문 10센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