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어떻게만들어졌을까?
금요일 연차, 월요일 출장으로 4일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출근 후 메일을 확인하는데 그새 여러 통의 메일이 쌓여있었다. 대부분이 불필요한 정보, 광고, 스팸 메일이었는데 그중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예전에 '지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제목으로 과학동화를 만든 적이 있었기에 설마 스팸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클릭했다.
메일은 한 아이의 엄마가 보낸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 6살짜리 아이는 갑자기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나 보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유튜브를 검색했고 마침 아이 질문과 똑같은 제목을 가진 우리 동화를 발견했다. 아이는 무려 5번이나 보았다고 한다. 우리가 만든 동화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지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누군가 알려준 의문이 아닌, 아이 스스로 생각했던 원초적인 질문을 해결하는 동화였기에 여러 번 볼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6살짜리 아이 모습을 상상하니 대견하고 또 감사하다.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아마 우리나라 과학사에 큰 획을 긋는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화. 밝고 건강하고 꿈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동화.'
소명의식이라고 한다면 이런 동화를 만드는 게 꿈이다. 어른을 포함시킨 이유는 아이에게 꿈을 꾸라고 말하면서 정작 꿈 없이 살아가는 어른(불과 몇 년 전 나조차도)이 많다고 느꼈기에 그들도 꿈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았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가끔은 사색에 잠겨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으면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그 시간, 그 공간, 그 질문 안에서 답을 찾았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이 엄마의 메일은 우리 부부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말이다. 아내는 만삭의 몸으로 일과 동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고마운 메일 한 통 덕분에 더 힘이 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어제저녁, 아내가 출산 전까지 두 편의 동화를 더 올리고 싶다고 말하길래 건강부터 챙기라고 만류했었는데 이렇게 메일을 받고 보니 마냥 아내를 만류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스스로가 정말 하고 싶다면 하는 게 맞겠지... 왜냐하면 나 역시 조금 더 공부하고 글을 쓰면서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동화를 쓰고 싶은 의욕이 샘솟기 때문이다. ^^;
너무 고맙고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즐거움을 더 많은 아이와 어른에게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