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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팥쥐아재 Jan 09. 2025

강추위도 두렵지 않아!

우리가 함께 달린다면

지난 화요일 방학식을 하고 첫째와 둘째는 겨울방학에 돌입했다. 우리 때는 중간에 개학을 한 뒤 봄방학이 있었는데 아이들 세대는 봄방학이 없어졌다. 덕분에 두 달 동안 내내 방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부럽다... 물론 나도 쉬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부럽다. ㅎㅎ 


방학을 맞이해 실컷 노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무언가 하나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님은 진즉 자신이 다니는 민화학원에 보내는 걸 계획했다. 아이들도 아내님을 닮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소질을 보이는 거 같아 군말 없이 찬성했고 아이들도 쌍수 들고 환영했다. 형아들이 엄마와 같은 미술학원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셋째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자기도 가고 싶다고 조른다. 아직 아이가 어려 맞는 반이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유아반이 생기면  꼭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다이소에서 스케치북을 잔뜩 사다 주었다. 다행히 스케치북을 받고 기뻐하며 즐겁게 그림(이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지...)을 그렸다. 최근 들어 아내님이나 형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다 보니 제법 솜씨가 늘었다. 나는 딱히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거나 배운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 따라 그리곤 하면서 어느 정도 형태감이 있는데, 셋째가 벌써 나를 뛰어넘으려 한다. 기회가 되면 나도 미술학원을......


아이들이 운동 하나 정도는 꾸준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방학 기간 동안 아침에 달리기 하는 걸 권했다. 다행히 첫째와 둘째 모두 찬성했다. 방학 계획표에 7시에 일어나 달리는 것도 적어 놓았다. 아이들에게 이른 시간일 수도 있고 날이 춥기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달리기 시작하기로 한 첫째 날이 올 겨울 들어 가장 기온이 떨어지는 오늘이었다. 새벽 기온은 영하 11도. 아이들이 깨기 전에 새벽 달리기를 하는데 입 주변이 얼얼하고 손발이 꽁꽁 언 기분이 들 정도로 추웠다. 운동을 다녀와서 아이들을 깨울까 말까 잠시 고민하면서 아이들을 깨웠다.


"빠빠 빠빠빠 빰빠라빰빠 빠빠빠 빠빠빠~� 아침이다 일어나라 꼬맹이들. 오늘 추운데 달리기 할 수 있겠어?"

내 목소리에 눈을 비비던 아이들이 벌떡 일어났다. 그럼, 당연히 달려야죠. 왜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세요?라는 표정으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잠을 깨우며 양치도 하고 밖으로 나가기 전에 꾹꾹 스트레칭도 했다. 단단하게 옷을 여며 입고 밖으로 나섰다. 쌀랑한 날씨에 처음에는 조금 움츠러들었지만 달리면서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거 같았다. 아이들 속도에 맞춰 12 분을 달렸다. 중간중간 힘들다며 조금 걷기도 했지만 처음 치고는 제법 잘 달렸다. 잠시 숨을 돌리는데 첫째가 "이번에는 쉬지 않고 10분 달리기를 하자."라고 제안했다. 조금 전에 달린 것도 힘들어해 걱정이 되었는데 이게 웬 걸? 앞서 달린 것보다 잘 달렸다. 그렇게 총 22분을 달리면서 내가 내어준 미션을 완벽하게 달성했다. 역시나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큰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추운 날씨에도 열심히 달린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매일 꾸준히 함께 달리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면 좋겠다. ^^


## 달리기 미션! 

1. 10분 달리기 - 성공!

2. 20분 달리기

3. 30분 달리기

4. 3km 달리기 

5. 4km 달리기 

6. 5km 달리기

7. 가족과 함께 5km 달리기 대회 참여 

8. 연속 7일 달리기

9. 연속 15일 달리기

10. 연속 30일 달리기



ps. 새벽에 달리고 난 뒤 연달아 아이들과 달렸더니 체력이 고갈되었다. 아이들보다 내가 먼저 뻗을 거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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