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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팥쥐아재 Nov 22. 2020

괜찮아, 언제든지 시작해

시작이 반이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꽤나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할까 말까 고민이 생길 때는 하라!'라는 말이 떠올라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그러나 시작하려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 부모로부터 능력을 이어받은 사람들, 혹은 운을 타고난 사람들...... 그에 비해 나는 특출 난 재능도 없고 물려받은 능력도 없다. '저렇게 재능 있는 사람이 노력까지 하는데 내가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겠어? 이미 부모로부터 많이 물려받아 시작점이 다른데 어떻게 저 사람처럼 할 수 있겠어? 저 사람은 운이 좋아서 뭘 해도 잘되는데 내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어?'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던 마음이 한없이 위축된다. 겨우 용기를 내 시작하려고 했던 마음은 어느샌가 풍선 바람 빠지듯 너무나 쉽게 사라져 버리고 만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 역시 내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데 한 몫한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좋은 생각인데 말이야, 혹시 이런 문제 생각해 봤어? 저런 문제도 있고, 문제가 많은데?'라며 나를 생각해 주는 듯하면서도 안 되는 이유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쓸데없는데 시간낭비하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이나 잘하는 게 어때?'라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 혹은 '너무 흔한 아이디어 아니야? 절대 안 될 거 같은데.'라며 결과를 미리 단정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진심 어린 충고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내 존재는 가능성을 상실해 간다. '한 번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은 조금씩 벽에 갇히고 결국 '나는 안돼'라는 생각으로 바뀐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부족과 주변의 부정적인 신호는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포기하는 습관을 키웠다.

 



不爲也, 非不能也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2천 년도 더 전에 살았던 맹자도, '살다 보면 보기만 해도 두려워지는 일이 많다'라고 했다. 산에 호랑이가 있는 줄 알면서도 그 산으로 가는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은 일처럼 말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 산으로 향한다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새로운 과일, 약초, 산짐승을 발견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호랑이라는 것은 단지 두려움이라는 허상이었다는 진실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성인들의 가르침과 많은 책들, 그리고 주변에서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존재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여태껏 나는 못하는 게 아니라 용기가 없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많고 많은 일들이 내 나약한 의지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올해 초, 한국콘탠츠진흥원에서 공모전이 있었다. 교육과 지원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게다가 지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팀이었고 퀄리티 역시 높은 수준이었다. 어릴 때 보던 장학퀴즈가 떠올랐다.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나 참여할 수 있는 곳인데 생뚱맞게 내가 끼어버린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아내님과 함께 도전하는데 의의를 두고 지원했다. 면접을 보고 온 아내님 역시 PT를 망쳤다며 미안해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예상치 못하게 공모전에 통과하였고, 6개월간의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면서 우리 채널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만약 내 부족함과 주변의 부정적인 신호에 집중하였다면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시작'은 언제나 나에게 두려움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는 180도 달라졌다. 처음 아이를 안을 때처럼 기분 좋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이 감정을 아이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동화를 만들었다. 부디 많은 아이들이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내어 도전하기를,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https://youtu.be/olj9yq-Ko0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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