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보다 팝콘이 좋은걸!

행복한 크리스마스

by 팥쥐아재


회사 선배가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준비했는지 물어보았다. '팝콘'을 준비했다고 하니 놀란 토끼눈이 되었었다. 변신로봇이나 자동차를 예상했으려나?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일반적으로 준비하는 선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첫째는 3년째 같은 선물을 받고 싶어 했다. 과일맛과 캐러멜 맛이 나는 팝콘은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다. 가끔씩 '변신로봇이나 자동차 같은 장난감도 가지고 싶을 텐데 이걸로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달콤하고 바삭바삭한 팝콘이 제일 좋아."라고 입맛을 다시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를 보면 그 생각이 달아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표현하는 모습, 소박한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아이를 보면 참 귀엽고 대견스럽다. 그리고 가끔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는 아이들 선물로 팝콘을 준비했다. 과일맛 하나와 캐러멜 맛 하나, 총 2개를 받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바람에 곱하기 2를 해서 총 4개를 준비했다. 박스 안에 꼭꼭 숨겨놓았다가 아이들이 잠들면 선물을 놓아두려고 했었는데 어제저녁 아이들을 재우다가 같이 잠들어 버렸다. 12시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 트리 아래 선물을 세팅했다. 계속 잠들었다면 아이들의 환상을 깨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역시 부모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


오늘 새벽 6시쯤 잠에서 깬 아이들. 선물을 보면 소리를 지를 게 분명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이불속에서 꼭 끌어안고 있었다. 날이 밝아야 선물이 도착한다고 하니 얌전히(?) 이불속에서 종알거렸다. 요즘 들어 둘째가 말이 많아졌는데, '물고기는 어디 살게요? 피카츄가 진화하면 뭐 게요? 소금은 왜 짤까요?'와 같은 질문을 무한으로 반복한다. 같은 질문을 계속 듣고 대답해주고 있노라면 그냥 밖으로 나갈까라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7시가 조금 넘어 날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과 함께 거실로 나가 선물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소리를 지르며 엄청나게 즐거워했다. 아직 자고 있는 아내에게 달려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잔뜩 놓고 갔다고 소란을 피웠다. 자신이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소원을 빈 것보다 많이 주고 가셨다며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은 엄마가 택배비랑 이것저것 계산해서 많이 산 거라고 말해주고 싶은 걸 꾸욱 참았다.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는 것도 아빠의 역할이기에... ㅎㅎ


"산타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세요." 고마움을 잊지 않고 기도하는 첫째를 보니 마음이 더 밝아진다. 늘 오늘처럼 모든 가정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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