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의 눈

심리학자에 대해 ③

by 유기적 시선

단합이 안 되는 사람들


앞서 심리학자는 개인주의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그걸 증명하는, 일반인(심리학자들이 아닌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에 조금 이상한 일화를 해보려고 한다.




심리학과의 이상한 체육대회


지금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학과 단대별 체육대회’라는 전통이 있었는데, 그 날은 모든 수업이 자동 휴강이 되는 날이었다.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빠질 수 있었으니, 모든 학생이 체육대회에 참여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

심리학과 체육대회를 하는 날, 나는 단체활동에 참여하는게 너무 싫었고 그냥 수업을 들으러 갔었다. 학생회 임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강의실에 도착하니…

놀랍게도 심리학과 전원이 수업을 들으러 와 있었다. 학생회 임원들까지 전원 출석이었다.

잠시 후 교수님께서 강의실에 들어오시더니,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아, 또야?”

그분은 곧바로 선언하셨다.

“지금 당장 체육대회 안 가면, 오늘 수업 결석 처리하겠어.”

우리는 투덜거리며 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을 향해 걸어가면서 선배들을 통해 알게된 사실이 있었는데, 심리학과는 매년 모든 종목이 기권패였다고 했다.

줄다리기, 계주, 피구 — 모든 종목에서 참여자가 모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있는 와중, 운동장에서는 줄다리기 팀을 모집하고 있었다.

분명 우리 과 학생들이 운동장 계단에 앉아 있었지만, 줄다리기 줄 앞엔 열 명도 모이지 않았다.

그때 조교가 헐레벌떡 뛰어와 외쳤다.

"교수님께서 너네들 올해에도 기권패당하면 심리학 전과목 F 주실꺼래"

순간 운동장에 있던 모두가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아 정말…”

그리고는 마지못해 줄을 잡았다.

그 해가 심리학과가 처음으로 기권패를 하지 않은 유일한 해였다.

이후 교수님께서는 그마저도 포기하셨다.




심리학자는 따뜻하지 않다

일반 사람들은 심리학자라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일 거라고 착각한다.

또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애정으로 꽉 차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차갑다.

특히 심리학과 출신의 심리학자들은 더욱 그렇다. 그들에게서 ‘진심을 담은 따뜻한 공감’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은 인간의 내면과 심리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그 관찰의 방향은 언제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피험자를 향한 분석에 가깝다.

게다가 그 ‘자기’에게조차 '애정어린' 분석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만약 심리학과 출신 심리학자에게 따뜻한 공감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것은 극히 드문 일을 목격한 것이거나, 훈련받은 대로 ‘그럴듯하게 반응한 리액션’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편은 차가운 심리학자들끼리 서로 상담을 했을 때의 대화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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