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
삶이 재미없고 답답한 이유가 나는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성격이 모나고 예민하고 이기적이라서 그럴까? 남편도 말다툼을 할 때면 내가 이상한 사람처럼 얘기하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처음으로 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렇게 답답하고 재미없고 무기력한 이유가 뭘까? '
남편은 늘 나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꾼 코스프레를 하면서 그 사랑을 의심하는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한다.
어쩌다 맛집을 발견할 때면 나를 데리고 가 "내가 얼마나 당신을 생각하는 알지?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난 당신 생각만 한다고' 하지만 난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진짜 사랑은 말로 표현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면 내가 남편의 사랑을 의심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랑이라 말하니까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다.
사랑은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30년이 넘게 직장 생활을 해 오며 자기 취미 생활은 빼놓지 않고 했다. 돈을 더 쓴 것도 남편이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는데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다른 것들은 할 생각도 안 했다.
여자들이 얼마나 할 일이 많은가? 더욱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취미생활까지!! 그건 진짜 부지런해도 어느 것 한 가지는 포기해야 가능한 것이다.
남자는 아내가 차려놓은 밥만 먹고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나가면 그만 아닌가!! 엄마가 없을 때도 아이의 밥 따위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게 남편들 아닌가 말이다.
남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에서 어떻게 똑같은 삶의 모양을 이룰 수 있겠는가!
뭐라도 배울라 치면 학원에서 돌아와 아이가 혼자서 밥을 챙겨 먹어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나의 욕심을 내려놓는다. 사실 그게 욕심은 아닌데 말이다....
아이를 반기며 "힘들었지. 배고프겠다 얼른 밥 먹자"하고 맞이하는 엄마가 있음에 아이가 얼마나 위안을 얻을지 생각하며 나의 욕심을 뒤로한다.
하지만 난 이런 상황에서 남편을 원망한다.
' 내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아이의 저녁을 챙기고 집안 청소를 해 주면 좋으련만'
점점 남편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자기 삶을 보상받기 위해 자기중심이 되어버린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게 된다.
늘 나만 희생양이 되는 느낌으로 살아왔지만 그런 수고를 남편은 몰라주는 것 같다.
어쩌면 나의 생활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일에도 같은 취미를 하는 사람들과 약속을 하면 반나절이나 혹은 하루를 다 보내고 왔다. 나와는 어쩌다 한번 야외로 나가거나 외식한 것을 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것처럼 얘기한다.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서로 어색하지 않은데 한 사람이 자기만 생각한다면 원만한 부부 관계를 이어나가기 힘들 것이다.
많은 생각을 했고 시간의 흐름에 나의 생각을 맡겼다....
나는 나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나의 일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도출해 냈다.
직장에서 돌아와 저녁을 준비를 하고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독서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집 앞에 도서관이 있어서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1시간의 독서를 하고 1시간 걷기를 한다.
정신수양도 하고 건강도 얻을 수 있다.
그사이 남편이 돌아와 아이를 맞이하고 저녁을 챙기고 정리할 시간이 된다.
모든 것을 다 해내려고 했던 나의 욕심이 미련스러웠던 것 같다.
월 2회 등산을 하려고 한다. 지인과 가거나 남편이 동의하면 같이 가기로 한다.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날에는 아침을 먹고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하루 종일, 질릴 때까지 책을 읽고 글쓰기에 몰입하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의 마음이 편해졌다.
남편이 나와 함께 해주기를 바라지 않고 책을 읽고 글 쓰는 즐거움이 있으니 나도 시간을 알차게 보낼 것만 같다.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나와 동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남편과의 성향을 이해했고 남편도 나에게 맞추기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미움이 채워지면 세상은 어둡다.. 반대로 마음에 사랑이 채워지면 세상은 언제나 빛 투성이다...
나의 생각과 루틴이 습관이 될 때까지 해 보며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