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어른아이

by 나를 향해 걷다

어른이 되었다고 다 지혜로운게 아닌가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다 나와 같지 않은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닌가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한번쯤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건 아닌가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다 나누어 줄 수 있는 깊은 마음이 생기는 건 아닌가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다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닌가보다.

50년을 넘게 살았는데도 내 마음속엔 아직도 아이가 한명 있다.

어린시절 채우지 못했던 어떤 결핍의 결과인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늘 불안했던 나의 불안감 같기도 한데 딱히 무엇때문이라고 표현은 못 하겠으나 난 어른아이인 것 같다.

나의 프레임에 새겨진 어른의 모습은 지혜롭고 자기조절력이 있으며 이성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인 세상의 이치를 자상하게 잘 가르쳐주는 현명한 태도를 지닌 사람이었다.

나이를 먹었다고 어른의 흉내를 내며 살아왔으니 내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이론은 알지만 나의 자아는 원초아와 계속 싸우고 있었다는 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위해 얼마나 힘들게 살아내야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각자의 경제 상황에 따라 풍요속의 빈곤을 경험하며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든 세상인데 .. 나의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난 그것을 이해해주기 싫었나보다.

나의 체면이 중요했고 내가 주었던 헌신의 댓가를 받고 싶었나보다.. 참 미련하게도 말이다...

어른이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란, 엄마란, 내가 준 것에 대해 댓가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고 그것을 바래서도.. 그것에 대해 표현을 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나의 말과 행동으로 하여금 알게 되었다.

아이처럼 남들은 다 갖는데 왜 나는 못 갖는거야! 투정 부리던 나를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아를 의식 했을 때 난 무척이나 창피함을 느꼈다.

나의 철없는 행동으로 인해 서먹해진 관계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은 어떤 이유로든 자녀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처럼 반백년을 살아도 나의 부모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은데 ,, 이제 조금씩 이해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생기질 않는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우리 자매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내가 고등학생이 되어 두 언니를 만나게 되었지만 엄마는 키우지 못한 세월만큼이나 언니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없었다.

그런 엄마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헤어져 있던 세월 만큼 더 잘 해주어야 하는데.. 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기 싫었다..'


더욱이 이제 20대인 아이들이 자신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부모의 희생의 댓가를 알아주는 것은 나의 욕심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부모는 인생의 후반에서 자녀를 바라보고, 자녀는 인생의 시작점에서 부모를 바라본다. 시선의 방향이 다르니 이해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는 이런 경험으로 인해 아주 작은 지혜를 갖게 되었다. 한 단계 더 성숙한 것 같다.

보상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내가 해 주어야한다. 결국 아이들을 키우느라 내 자신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것을 자녀에게 투정부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조금 더 성숙한 어른으로 엄마로 나의 자녀들을 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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