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책임감 있게 돌보게 하는 마음의 근원
도널드 위니코트에 따르면, 어머니들은 다양한 이유로 아이에 대해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죄책감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본인이 왜 죄책감을 느끼는지조차 모른 채, 청소 강박과 같은 독특한 행동으로 이를 표출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도 있지만, 그보다는 모든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보편적인 죄책감이 존재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어머니들은 완벽하지 않은 자신이 완벽한 아이를 낳았을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의 상태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어머니들은 현실의 아이와 마음속에 그려온 이상적인 아이를 온전히 분리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 문제가 마치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느끼며 깊은 죄책감에 빠지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도 현실의 아이는 환상 속 아이처럼 늘 예쁘고 사랑스럽지만은 않기에, 어머니들은 크고 작은 죄책감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혹시 아픈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병원에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에게 “아이가 정상입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죄책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위니코트는 모든 어머니들이 이러한 죄책감을 느끼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죄책감은 어머니들이 아이를 더욱 책임감 있고 세심하게 돌보도록 돕습니다. 모든 것이 괜찮고 수월하다고만 느낀다면, 아이를 그렇게까지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죄책감으로 인해 자신의 판단을 늘 점검하고 의심하는 태도는, 우리가 좋은 리더의 중요한 자질로 꼽는 덕목이기도 하며, 양육에서도 긍정적인 가치로 작용합니다.
위니코트는 “제가 어머니를 선택할 수 있다면, 죄책감을 느끼고 모든 인간적 고뇌를 경험해 본 사람을 고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극단적으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어머니는, 아이가 실제로 아픈데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어머니들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집안 어른들의 잔소리와 SNS에 넘쳐나는 수많은 육아 정보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죄책감을 자극받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죄책감을 통해 더 세심한 돌봄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진정으로 죄책감을 느낄 줄 알고, 늘 자신의 판단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사람인지 살펴보는 안목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이런 죄책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두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내보면, 다들 하나같이 “사실 저도 그래요”, “저도 조금 그런 마음이 있어요”라며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신다면, 두려워하지 마시고 댓글에서 함께 솔직하게 나누고 서로 위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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