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전에 이런 저런 준비
놀고 먹는 통번역사 안기석입니다
게다가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영어 통번역사인데 생뚱맞게 일본이라니...
뭐 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시차가 없기 때문에 일하기가 쉽고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생활 일본어는 합니다...) 상황이다보니...
결정적으로 집 계약이 끝났고 다음 번 계약까지 일정이 붕 뜨는지라
이왕 뜨는 일정 어디서라도 놀아보자라는 생각에 일본을 결정한 거였으니...
팡팡 노는 것도 아니고 일을 싸매고 온 상황이라 관광객처럼 여기저기가 아닌
한 두 곳에서 눌러 앉아 밍기적거리자는 심산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가기 전에 이런저런 준비를 합니다.
1. 제주 출발
제주에서 출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시간이 많지 않고 귀찮기도 해서
일주일에 세 번 있는 대한항공 직항으로 결정합니다.
제주에서 오사카와 나리타행 비행기가 주 3회 있는데요 문제는...
한국에서 저녁에 출발하고 일본에서 아침에 들어오는 비행기라 짧은 일정으로 가는 경우
이틀을 버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제주에서 오사카가는 비행기가 저녁 7시
오사카에서 제주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아침 9시니까...(나리타는 10시 45분)
비용도 거의 42만원 정도 나왔고 작년 12월에는 월수금 제주 출발, 월수금 일본 출발
현재 2월은 화목토 제주 출발, 월수금 일본 출발
3월은 월수금 제주 출발, 월수금 일본 출발...
(이걸 알아보고 있는 저는 다시 가려는 겁니다...네네...)
2. 환전
환전은 큰 신경 안 썼습니다...우선은 첫 숙소비용 지불할 거랑 오며가며 쓸 돈 생각해서
5만엔을 떡하니 환전...(당시 51만원이 채 되지 않는 나름 저렴한...)
엔 부자 되시겠습니다...만엔, 5천엔, 천엔...(석 장, 석 장, 다섯 장)
공항 환율보고 기절할 뻔...도둑놈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편의점 ATM을 가장 많이 썼네요
물론 수수료가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비교해보니
은행 환전 < 일본 출금 < 공항 환전이었습니다
그러니 단기로 여행갈거면 은행에서 환전을 하시고 저 같이 길게 갈 거면
굳이 돈 뭉텅이로 들고 다니면서 걱정할 바에는 해외 출금되는 체크카드 한 장으로 모든 걸 해결하세요
(마스터보다는 비자가 편합니다. 미즈호 은행 등 은행 ATM에서 비자는 잘 되는데 마스터는 잘 안 되더라구요)
(물론 일본 여행에는 JCB라는, 마치 중국의 유니온뱅크와 같은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이것도 추천합니다)
(다음 번 여행에서는 JCB로 가져가보겠어요...라고 말하기에는 귀찮습니다...-_-)
3. 제주공항
모르는 분들이 많겠지만 제주공항의 본명은 제주국제공항입니다.
즉, 해외로 가는 비행기가 있다...이거죠
그런데 국제선 카운터는 이륙 두 시간 전에 문을 엽니다.
일찍 가서 면세점 구경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일찍 가봐야 소용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있다가 다시...)
게다가 일본행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 20분 남았다고 꿈쩍도 않는...
(잘 보면 국제선출발...맨 왼쪽 구석에 있습니다)
뭐 그래도 간 김에 1등으로 들어가서 비상구 좌석 업어오고 좋다고 면세점에 갔습니다...
젠장맞을...국내선 면세점보다도 작...
저 같은 시행착오를 안 겪으시려면 인터넷 면세점을 추천합니다만
제주에서 출국하는 경우 배터리 문제가 있습니다.
즉, 분리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노트북 등등)은 구매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면세점으로도 안 됩니다...전자제품 사시려는 분은 망했어요...)
그런데 애플 제품은 팝니다...추레한 구석에...
게다가 제주공항 국제선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라 직원들 중에 중국인 비율이 높습니다
(한국 공항에 중국인 직원...게다가 한국말도 잘 못하는...이게 뭔가...망...)
그래서 늘 사던 걸 사기로...
이렇게 인도장이 있으니까...제주 출국 시 최소 이틀 전에 주문을 해야 픽업 가능합니다
(하루 전에 했다가 망...그냥 망...)
참고로 일본은 90일 이하 무비자...
술은 1인당 세 병, 담배는 두 보루까지 가능합니다
(둘 다 1리터짜리...이 술을 다 마시는데 딱 보름 걸렸나...한 병 더 살 걸...)
담배도 꽉 채워 두 보루...
청주공항을 보는 듯한 국제선...특산품은 개뿔...
그런데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갔습니다...
동네 편의점에서도 안 팔 거 같은 샌드위치랑 햄버거가 4천원...도둑놈들...
맥주 한 캔 곁들였더니 7500원...내가 미쳤지...
그리고 딩굴딩굴하다, 지갑 잃어버리고 생쑈하다 어떤 맘 좋은 분이 찾아주셔서 구사일생
(복 많으실 거에요...)
시절이 하수상한 시기에 날 맞이해주는 18번 게이트...
4. 제주 - 간사이 (1터미널, 한 시간 반)
그리고 약간 지연된 후에 출발~
오사카까지 한 시간 반 정도 걸리기 때문에 따로 기내식을 주진 않지만
간식 비스무리하게 줍니다...샌드위치...치...
치킨샌드위치래요...이나리 (유부)스시도 살짝 보이고...
그런데...
.......
치킨샌드위치에 치킨은 어디 갔냐...
차라리 땅콩을 주라...그래서 땅콩을 시킵니다
역시 비행기에서 먹는 맥주는...좋아요~
(땅콩은 늘 두 봉지...컵은 받아서 땅콩 그릇으로 쓰고 맥주는 상놈답게 캔으로 홀짝)
비행기 탈 때마다 틀어놓는 실시간 항로...
이렇게 보니 일본 진짜 가깝네요...
일본에 가는 거니까 일본 맥주 朝日スーパードライ
불에 탄 건 아닙니...
이러쿵저러쿵 맥주 두 개 마시고 놀다보니 드디어 간사이 공항 1터미널에 도착을 했습니다.
2016년 12월 30일 오후 8시 40분
살면서 혼자 간 두 번째 여행
그리고 가장 길었던 여행
여행과 일이 섞여서, 출장같은 출장아닌 출장같은 일본 체류기
드디어 시작합니다
비행기 뒤에 비춰진 건 망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망령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