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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석 Feb 25. 2017

2. 공항 바보 체험기

바보짓은 제가 다 하겠어요

무사히 활주로에 내린 비행기에서 후닥닥 내린 다음에

눈누난나 상륙허가증도 받고 슝슝슝~


캐리어도 찾고 물건도 다 챙겨서 나가려는데 갑자기 슥~

"すみません”

”?”

”日本人ですか。”

”いいえ、韓国人です。”

。。。

”観光ですか。” ”はい。”

”荷物。。。”


아차 싶었다...니모츠...하는 순간 아 이 나카무라 쉐키 짐 검사 하려나보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갑자기 キャリア。。。開けて。。。

열어라 뭐 어차피 걸릴 것도 없고...

그 바람에 20분을 잡아먹혔는데 그 상황에서 왜 난 세관 직원이랑 농담따먹기를 했나...

(바보인가...멍청한건가...걸릴 거 없으니 멋대로 해라인가...)


그러다가 문제 없으니 잘 가시라고, 관광 잘 하시라고 하길래 그러마라고 하고

드디어 나가는 곳으로 나가버렸다...하아...시간 다 잡아먹고...

떡하니 마중나온 소대...말대...하여간 뭔 대가리...

(간사이공항 라이온스클럽에서 줬다는데...사자대가리인가...)

와다씨 이름이 적혀있는데...

환영은 개뿔...보자마자 얼른 술이나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어쨌건 겨우 빠져나왔고 목도 마르고 담배도 땡기고 뭔가 관광객 코스프레도 해줘야 할 거 같아서

겨우겨우 별다방을 찾았습니다...별다방...

확실히 일본 별다방이 좋은 건 아이스커피 숏사이즈가 있다는 거 아닐까 싶네요

커피 한 잔 홀짝 땡길 땐 숏사이즈 시키면 딱인 듯한...

한 잔에 320엔, 한국 돈으로 3,200원이니까 아주 비싸지도 않고...

중국 사람들이 많은 걸 의식해서일까 알리페이도 사용할 수 있는...


게다가 도시별로 상당히 이쁘게 카드를 만들어서일까 나중에는 돌아다니면서 수집해도 괜찮을 느낌이더구만요

(물론 그러진 않았지만...)


그런데 계산 내역을 자세히 보시면...난 분명 커피값을 320엔으로 봤는데

실제 지급액은 345엔...그럼 화면 속 25엔은 무엇이냐...

소비세입니다...일본에서는 반드시 익숙해져야 하는 소비세...

모든 물건, 서비스에 꼭 붙습니다...원래 물건 가격의 8%...

그래서 계산대나 메뉴판을 보면 두 가지 단어를 볼 수 있는데요

税込 (세금 포함) - 즉, 300엔 (税込)라고 써 있으면 소비세 8% 포함해서 300엔이란 이야기

税抜 (세금 별도) - 즉, 300엔 (税抜)라고 써 있으면 소비세 8% 별도, 즉 24엔 추가해서 총 324엔

이거 때문에 금액 계산하느라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나가기도 하고 뭐지뭐지 하다 그냥 포기...

(포기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전화기가 두 대인지라 일본에서 심카드 사서 낑궈야지...라고 생각하고 둘러보니

파란색 간판의 닌자 모바일과 같은 여러 통신사,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요도바시나 비쿠 카메라 등

여러 곳에서 심카드를 팝니다...외국인들을 위한 데이터 전용...가격도 저렴...


그러나 당시에 아무 것도 몰랐던지라, 그리고 로밍 안 쓰고 그냥 장기 체류객 코스프레가 하고 싶어서

뒤 안 돌아보고 갔습니다...


두 가지 옵션이 있더군요

심카드를 살래, 아니면 와이맥스라고 하는 휴대용 모뎀 임대할래...

혼자 다닐거라 심카드면 되겠다했는데 모뎀도 꽤 괜찮더라구요...10대까지 물릴 수 있고 데이터 무제한이고...

심카드는 한 장에 3,750엔에 대략 2기가 정도를 쓸 수 있고 하루에 200메가 이상 LTE로 쓰면 나머진 3g

와이맥스 모뎀 (포켓파이)은 한 달 임대하는데 19,500엔인데 데이터 제한도 없고...


그러나 어차피 전화기가 두 대고, 싸게 돌아다니자라는 생각으로 심카드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망할 놈들...절대 안 도와주더군요...

(물론 모뎀을 팔아먹을 생각을 하니 그랬겠지만...)

종이 한 장 띡 던져주며 알아서 세팅하세요~

설정도 복잡하고 뭐 어디 접속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와이파이 접속이 된 상태에서만 설정이 가능하다...라는 단점...

그래서 공항에 쭈그려 앉아 겨우겨우 공항 와이파이로 설정을...흐윽

(이거 때문에 또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었나...)


벌써 시간이 9시 반...이제 숙소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미리 연락해서 가는 법 확인해보니 버스가 낫다고...

지하철은 1천엔인데 두 번 갈아타야 하고

버스는 우메다까지 1,550엔 정도에 지하철 한 번 타지만 짐 있으니 그게 편하다고...

그래...난 40대니까 편한 게 좋아...라는 생각으로 버스로 결정!

알려준대로 오사카행 버스를 타려는데...아 복잡하다...자판기...

직원이 있길래 물어봤더니 자판기에서 직접 사시면 됩니다...5번 승강장에서 타시고요

히메지가는 거 타심 안 됩니다...까지만 말해주더라는...

게다가 카드는 안 되니 바로 현금으로...


참고) 일본은 카드보다 현금을 많이 쓰는 나라입니다. 

식당에 가서도 카드 데키마스카 (カードできますか)..라고 물어보셔야...

애시당초 카운터에 カードできません (카드 안 돼요)라고 붙은 경우가 많으니까 현금 챙기세요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은 카드 가능하지만 어떤 곳은 3%에서 5% 정도 수수료를 붙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겨우겨우 버스표를 끊었는데...하필이면 바로 코 앞에서 달아나는 버스...

20분을 또 기다려야...이건 뭐...가는 곳마다 이 모냥...ㅠㅠ

1550엔짜리 버스표, 다 마신 별다방 커피, 제주공항에서 실종됐다 겨우 찾은 파우치...


무사히 버스를 타고 드디어 오사카 시내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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