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라 Nov 06. 2020

사진첩 속 귀요미들

지우지 못한 이유: 귀여워서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온 건 20년 2월. 세계여행을 떠난 건 19년 3월. 1년 사이에 사진 정리를 한 번도 안 하고, 쌓아놓고 살았다. 이제는 슬슬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인스타그램에 여행 계정도 따로 만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비슷한 사진은 지우고 있다. 그런데 지울까 말까 고민되는 사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사진들을 공유해보는 시리즈물, ‘1년 만에 하는 사진 정리’


그 시리즈물 첫 번째, 부제는 귀여워서 지우지 못하는 것들.

사진 1 / 사진 2


사진 1

키토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들어간 프랜차이즈 햄버거집.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사람이 가득했다. 호기심에 들어간 곳인데, 역시. 사람이 많은 곳은 보통 실패를 안 하는 법이다. 고민하다 시킨 치킨과 랩이 맛있었다. 웃긴 건 맛있다고 하면서 그 음식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리고 찍은 건 치킨 옆에 놓여있는 포장된 뭉치 하나. 저 포장 안에 케첩, 비닐장갑, 휴지가 세트로 돌돌 말려있었다. 별 거 아닌데, 귀여워서 찍어놨었나 보다.


사진 2

바뇨스에서 카혼을 체험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우나랑 비슷한 건데, 따뜻한 증기를 한참 쐬다가 찬 물을 한바탕 끼얹는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하는 온천체험이다. 맨 처음엔 찬 물을 한 바가지 쏟으니까 당황했는데, 몸이 노곤노곤해지면서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나른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맛을 고르고 기다리는데, 옆에 보이는 솜사탕. 색이 예뻐서 찍었는데, 동시에 색소를 얼마나 넣은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아이스크림 사진은 없고, 무지개색 솜사탕만 사진첩에 남아있다.



사진 3 / 사진 4

사진 3

바뇨스에서 한인민박에 머물렀다. 같이 있던 분들이 파스타를 해 먹자고 해서 장을 보러 갔다. 바뇨스에서 처음으로 마트를 간 날이었다. 평소에도 마트랑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우리는 이리저리 눈 돌리느라 바빴다. 그 와중에 눈이 마주친 친구. 2인분 볶음밥 재료를 포장해둔 듯한 패키지가 마음에 들었다. 다 다져서 볶으면 한 끼 뚝딱일 것 같은! 물론 한국은 이미 다 다진걸 진공 포장해서 팔기도 하지만, 괜히 이런 것도 신기하고 귀여워 보이는 게 외국 마트의 매력이 아닌가!


사진 4

같은 바뇨스의 마트에서 본 요거트다. 진짜 보자마자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살다 살다 락스 통 크기의 요거트 처음 봤다.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았지만, 진짜 컸다. 우리의 말문을 막히게 한 3.7리터짜리 요거트. 여기 일주일 있었으면 한 통 정도 비워봤을 텐데. 비우지 못해서 아쉽다. 빈 통 털레털레 들고, 사진 찍고 싶었는데! 여행 동안 만난 가장 큰 요거트였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