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독특하다. 취향이 여전하다. 니 취향이야. 내가 자주 듣는 말이다. 일몰을 좋아하고, 남산타워를 사랑한다. 화려한 패턴의 상의를 좋아하고, 한 겨울이 되기 전까지는 슬리퍼를 즐겨 신는다. 두툼한 이불을 좋아하고, 가습기를 자주 튼다. 단 걸 좋아하지만, 모카는 안 좋아한다. 열대과일보다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의 과일을 좋아한다. 사진 정리는 싫어하지만, 메모장 정리는 자주 한다. 볼펜은 0.7mm 이상만 좋아한다.
그런데 여전한 것만큼, 자주 변덕을 부리기도 한다.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영화가 훨씬 좋다. 종이책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좋아하게 되었다. 얼죽아 회원이었는데, 이제 겨울엔 따뜻한 것에 손이 간다. 밀크 초콜릿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밀크과 다크 그 어느 중간쯤을 좋아한다. 어떤 계기가 있을 때도 있고, 이유 없이 변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같은 나 말고, 바뀌는 나도 기록하고자 한다. 매일 생각날 때마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고, 그 달의 마지막에 스크랩북으로 만들어 기록하려 한다. 물론 오늘 생각한 방법이다. 이 메모들이 몇 년간 모이면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적은 ‘Thing that i love’
에어 프라이기에 돌린 고구마와 직접 만든 사과잼의 조합, 좌우 음성 영상, 후드티를 잠옷으로 입기, 남산타워 케이블카 뷰, 주황색 펜으로 밑줄 긋기, 복잡한 책상 위에 물건 찾으려고 뒤적거리는 소리, 영상 정리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