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창 24:63)
해가 질 때, 하루를 마무리할 때 이삭은 들에 나가 묵상했습니다.
이삭이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성경은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나, 한번 상상해 보려고 합니다.
아버지의 종이 자신의 신붓감을 찾으러 고향 땅으로 떠난 소식을 이삭은 들었을 겁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종은 돌아오지 않고.. 과연 고향 땅에 도달은 했는지, 신붓감을 찾기는 했는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했을 겁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할 일을 하다 보니 저녁이 왔습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에 이삭은 들에 나가서 묵상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묵상하다, 문득 눈을 들어 보니 낙타 떼가 다가왔겠죠.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신부가 찾아왔고, 이삭은 리브가를 아내로 맞아 어머니 사라를 잃은 슬픔을 위로받습니다.
해가 저물 때에..
하루를 마무리할 때에..
지친 몸을 이끌고 해야 할 것은,
홀로 들에 나가 하루를 돌아보고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예수님 생각하며 살아갔는지..
그분을 사랑하며 살아갔는지..
얼마나 나의 죄성, 자아와 싸우며 살아갔는지..
나의 삶의 흔적을 돌아봅니다.
또한,
하나님은 어떠한 분이신지,
그분께서 내 삶 가운데 얼마나 놀라운 일을 행하셨는지,
얼마나 좋으시고 선하신 분이신지,
그분의 성품과 권능을 생각하고 묵상합니다.
순간의 뜨거움으로 인함이 아닌,
감정의 북받침으로만이 아닌,
맹목적이고 무미건조한 고백이 아닌,
잠잠히 그분 앞에 머물며,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린 채
조용히 그분을 향한 나의 마음을 읊조립니다.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 주셨죠..
하나님을 묵상할 때마다,
그분 앞에서 내가 얼마나 작고 연약한지,
얼마나 부족하고 흠이 많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늘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주저하고..
갈등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주님, 저는 늘 왜 이러는 걸까요.
왜 항상 이 모양인가요.
주님 한 분만 바라보고 싶고,
더 사랑하고 싶고,
더 잘 섬기고 싶고,
더 헌신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전날에 뜨거웠던 찬양과 기도는,
주님 앞에 드린다고 했던 열심과 헌신은,
모두 주님을 향한 게 아니라
그것마저 나의 만족과 유익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었나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이런 마음 다 아시죠..
늘 저를 떠나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인도하시는 주님이신 줄 믿습니다.
주님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결코 그럴 수 없음을 믿습니다.
주님을 바라봅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내일도,
주님을 묵상하며,
하루하루 주님과 동행하는
제가 되길 원합니다.
신자 되길 원합니다.
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