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와 풀의 경계에서

무더운 여름날의 다정함

by 마이로사

나의 돌봄과 사랑이 닿아야 할 자리를 아는 일.

그 마땅함이 적당함이란 상식의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진 세상 같다.

한 생명이 마땅히 누릴 ‘영역’을 소리 없이

침범당하는 이 세계는 온갖 이유로 합리화하며

생과 사의 경계를 또는 개인의 자유를 훼손하지만,

설명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

이름 모를 콘크리트 사이의 풀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세상의 생명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무더위를 피해 그늘로 옮긴 화분의 무리를 옮겨 놓은

누군가의 마음이 시선을 멈추게 하고 잃어가던

인류의 희망을 다시 채워준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자리에서,

또 다른 모양의 다정함을 보았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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