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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민희 Mar 02. 2023

'투자자' - 만남과 관계형성

VC, 당신은 누구인가요?

'투자자' 혹은 'VC',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 일지 감도 오지 않았다.




투자자... 투자자? 투자자!


고벤처 포럼, 쫄지말고 투자하라 등을 통해서 막연하게 '투자'라는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해서 흐릿하게 알 수는 있었지만, 사실 정확하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 사람들이고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는 건지 그들과 어떻게 얘기해야 하는 것인가는 오롯이 나 혼자 배워야 할 부분이었다.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작은 것부터 계획해서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모토였기 때문에 우선 투자자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거절'에 익숙해야 할 것 같았다. 


만날 수 없지만 만나려면?

내가 창업할 당시 여러 곳의 투자 하우스가 있었지만 케이큐브(현 카카오벤처스)와 본엔젤스가 단연 창업가들에게 큰 관심에 대상이었다. 만나기 힘든 두 투자 하우스의 대표님들을 만나게 된 계기를 간략하게 쓰자면...


1) 당시 케이큐브 대표이셨던 '임지훈 대표님과 어떻게 하면 1:1로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했던 건, 임지훈 대표님의 페이스북을 팔로잉하고 그분의 스캐쥴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는 것이었다. '어디서 언제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몇 개월을 스토킹(?)을 한 결과 주말에 뜬금없이 '햄버거 미팅'을 페북에 올리셨었다. 집에서 역삼동이 1시간 남짓했고 나갈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지만, 댓글을 달고 번개같이 뛰어나가 1:1 미팅이 성사될 수 있었다. - '기회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지 모른다.'


2) 본엔젤스 강석흔 대표님 또한 만나 뵙고 싶었던 분 중에 하나였다. 당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강석흔 대표님을 만나고 싶어 했고,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었다. 워낙 행사마다 참여하셔서 뵐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정작 1:1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나는 '좀 색다른 방법'으로 강석흔 대표님과의 만남을 구상했다. 결국 이 방법은 통하긴 했는데 글로 공개했다가는 너도나도 다 할 것 같고 그러면 투자사의 대표님들이 난감해하실지 몰라서 공개하지는 않겠다. 여하튼 나는 그 방법으로 확실히 내 이름 세자를 기억시키는 건 성공했던 것 같다.


콜드콜, 콜드메일 관리

콜드콜, 콜드메일 또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메일 보내기 > 리마인드 체크 메일 보내기 > 리스트 체크업 하기' 등 꾸준히 엑셀에 리스트를 만들어서 내가 언제 보냈고 언제 회신을 받았는지 꾸준히 파악하며 관리해야 한다. 이 당시 나는 콜드메일로 미팅도 하고 미팅까지 하기 전에 거절도 많이 당했지만, 회신이 온다면 답변을 보내고 꾸준히 연락을 유지했다. 당시 내 개인 KPI는 '하루에 한 번 거절당하기' 였었으니 대략 100번 이상 거절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절'의 새로운 정의

애당초 나는 '거절' 당할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미팅이 성사되기도 하고 '거절' 회신이 오면 기분이 분단위로 바뀌는 경험도 했지만, 어쩠던 나는 '거절'을 디폴트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거절'에 준비되었다. 나의 첫 번째 미팅과 거절의 경험은 캡스톤파트너스의 송은강 대표님 이셨다. 첫 거절이었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이 남았는데, 내가 '거절'을 준비했지만 실제로 당했을 때 씁쓸함은 생각만큼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절'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어쩠던 한번 연락은 주고받은 것이지 않은가?


스타트업 씬에 발을 딛는 순간 우리는 '투자자(VC)'라는 대상과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 (물론 그전에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투자자한테 메일 보내주는 서비스까지 나와서 매출을 만드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뜻인 것 같다.)

많이들 하는 질문 중에 '꼭 투자받아야 성공할 수 있냐?'라는 질문이 있다. 물론 투자받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의 단축'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의 사업이 '투자를 받으면 더 빠르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라는 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으면 '투자자'를 만나봐야 대차게 거절당할 것이다.

이런 각오도 없는 사람에게 누가 투자를 해주겠는가? 생면 부지의 사람이 사업계획서 들고 와서 '투자해 주세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내가 투자하겠습니다.'라는 경우가 있는가? 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나마 그렇게 들려오는 사례가 있지 않냐고 질문한다면 관계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사람일 확률이 99.9%라고 확신한다.

'투자자(VC)도 결국 사람이다.'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창업가에게는 '시간' 일 것이다. 내가 투자한 '시간' 만큼 분명 투자자 또한 내 이야기를 더 잘 들어주고, 내 말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투자자(VC)'와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꼭 당신의 '시간'을 투자하기 바란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 혹은 창업을 한 대표님 분들 중 투자유치, 정부자금조달, 사업기획, 전략자문, 또는 사업개발 및 제품개발에 대한 자문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속해있는 CSO, CPO, CTO로 구성된 프리랜스 'Biz-OPS'(사업전략) 팀으로 연락(카카오톡 바로가기) 주시면 상담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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