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서평

by 에리카Y

이 책은 제목이 참 길다. 원래 내가 브런치에 올리는 서평들의 제목에는 특정 형식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걸 지키지 못한다. 아쉽군.


IMG_9143.HEIC

새해가 들어서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이나 읽다가 만 책들을 읽고 있다. 그러다가 깨달은 것이 있는데, 인터넷 추천글을 보고 책을 구매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실 책을 추천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다. 누군가와 책 취향이 겹치기는 정말 어렵다. 생각과 감정선의 결이 겹쳐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도 섣부르게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지 않고, 추천받지 않는다. 나와 잘 통하는 친구들마저도 나와 책 취향이 매우 다르다.


그런데 드물게 일이 나는 일이 있다. 책 취향이 비슷할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야기를 해보면 통한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 사람들이 추천해 주는 책들은 정확하게 나의 취향을 찌른다.


나는 이번에도 그런 분을 알게 되어, 그분께 책 추천을 부탁드렸다.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도반분 이셨는데, 좋은 책들을 추천해 주실 거라는 100%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선하고 단단한 분은 어떤 책들을 읽으시는지도 궁금했다. 그렇게 그분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이다. 다른 책도 추천해 주셨는데,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은 신뢰하는 분께 추천받은 책이니 처음부터 가산점을 먹고 들어갔다. 이렇게 bias를 가지고 독서를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나도 이 책이 좋았다. 나는 생각보다 단순한 면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나도 모두 좋다. 그냥 그렇다. 이유라고 할 게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이 책의 어떤 점들이 좋았는지를 적어보자면...


1. 심플했다.

2. 자기 계발 서적 특유의 자기 연민 or 허세가 없었다.

3. 여러 고전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4. 꾸준함과 실행력의 중요함을 배우게 된다.


라고 적어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전혀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어려운 용어들을 쓰고, 문장들을 꼬아 쓰는 책들과는 매우 달랐다. 오랜만에 읽은 상쾌한 책이었다. 나는 본디 책이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전문지식에 관련된 서적들이라면 복잡하고, 두통을 조금 유발해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책은 심플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기 계발 서적이라면 더욱더 말이다. 내가 자기 계발 서적들을 안 읽는 이유들 중 하나가 저자들의 자기 연민 혹은 허세에 전염당하기 싫어서이다. 본인의 이해할 수 없는 감성을 그럴싸한 문장들로 꾸며놓고는 자랑을 하는 듯하는 태도가 싫은 것이다. 그런 책들은 읽기만 해도 피곤해진다.


IMG_7588.HEIC


이 책은 글을 쓰고 있는 저자도 본인이 무슨 말을 왜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독자들과 소통을 하려고 하는 애티튜드가 배어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이 쓴 자기 계발 도서들은 본인의 과거에 대해 잊은 듯 보인다. 아니 과거를 잊었다기보다는 과거의 본인을 잊은 것 같다. 초심을 잃은 것 같달까? 헝그리 마인드로 보내던 시절을 까먹고, 새로운 자아로 글을 쓰는 것 같다. 활기차게 도약했다는 것은 좋지만 과연 그렇게 쓴 글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의 저자 고명환 작가는 초심을 간직한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의 힘든 시절들을 읽을 때는 공감이 갔고, 성공을 하게 된 이야기들은 충고처럼 다가왔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면 고전들을 읽고 싶어 지게 된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유리알 유희』를 시작했다). 아주 여러 고전들을 소개해주고 있고, 대부분 친숙한 고전들이다. 이 책을 읽으니 『에밀』과 『손자병법』이 궁금해졌다. 사실 이 책의 제목만 보면 고전들에 대한 아주 전문적인 내용들이 나올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다. 그냥 고전들에 나오는 구절들과 저자 개인의 삶을 연결 짓고 있다. 이런 점으로 인해 고전에 대해 딥하게 고찰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실망할지도 모를 것 같다. 가볍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쉽게도 내가 좋아하는 고전들은 이 책에 실리지 않았다.


IMG_7598.HEIC


아, 그리고 한 가지 패턴이 있다. 저자의 교통사고 경험, 욕지도 이야기, 그리고 식당이야기가 반복돼서 나온다. 나는 이 이야기들도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다. 책을 통해 느껴지는 저자는 좋은 사람인데 과연 어떤 남편이자 아들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또 한 가지 계속해서 나오는 이야기는 고전은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동의한다. 그런데 고전에서 찾을 수 없는 인생의 해답들은 결국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인가 싶다. 고전을 읽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인생의 모든 고민들을 그저 독서를 통해서만 풀어낼 수는 없지 않을까. 어쩌면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에 부딪힐 용기를 심어준다는 것 아닐까.


책을 읽으며 어떻게 해서 저자가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보았다. 그러고는 생각에 잠겼다. 이 아저씨는 어디가 특별한 걸까? 사람은 누구나 다 특별하다. 그런데 남들이 소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다른 것이 존재한다. 나는 그 저자가 가진 그만의 ‘특별함’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고, 그건 바로 꾸준함과 실행력이라는 결론을 짓게 되었다. 저자는 성실하고 지속적인 노력들을 들였다. 고전 읽기와 긍정 확언을 반복하였다. 또, 그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이건 말이 쉽지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가장 쉬워 보이는 게 사실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큰 주저 없이 도전하는 부지런함이 오늘날의 그를 만든 것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술술 읽히는 책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을 경계하였다. 너무 빠르게 먹으면 안 될 음식 같았다. 가볍게 읽힐 수 있지만 그 안에 든 것은 묵직한 인생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일부러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이 책을 천천히 읽었다. 천천히 읽고 싶어 지게끔 만드는 책을 만나는 것도 행운 같다.


IMG_7909.HEIC


완독 후에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아침마다 긍정 확언을 외치는 것을 나는 하고 싶지 않다. 매일매일 그처럼 고전을 읽는 것도 버겁다. 하지만 고전 한 권을 읽기 시작하긴 하였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진 기분이다. 인생을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저 Just do it 하기. 온전히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언젠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걸어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너무 겁먹지 말고 그냥 해보는 것. 욕도 먹어보고, 실패도 많이 해보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꾸준한 태도를 가지는 것. 너무나 심플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일들이고, 또 필요한 일들이다. 이런 일들을 성실하게 해내어 성공한 한 아저씨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 아저씨는 여러 꿈들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나도 그 아저씨의 조언들을 따른다면 빈 인생을 풍요롭게 채워갈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작지만 단단한 동기부여들이 되어준다. 이 책을 가끔 꺼내어 읽고 싶다!


P.S.

작가님을 아저씨라고 불러도 되나? 되겠지. 나에게 아저씨는 친근한 사람에 대한 표현이다.

작가의 이전글절은 인연들이 교차하는 곳, 무상사 템플스테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