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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Dec 14. 2018

카카오 카풀의 지연 발표에 대한 견해

지속적인 택시 파업에도 불구하고, 왜 여론은 이렇게 싸늘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카오의 야심 찬 카풀서비스가 허무하게 연기됐다. 준비기간만 거의 1년이 넘게 걸린 점을 차치하더라도, 카카오가 여태까지 보여주었던 행보와 기사들의 반대를 고려하면 카카오는 앞으로 운송업계에서 한동안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카카오가 지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카카오 카풀의 서비스를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미 이점은 수많은 뉴스 보도가 나왔을 것이고, 포털 메인 페이지에도 심심할 때마다 소개됐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러한 택시기사들의 반대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지연하는 배경에 있어서 큰 요소가 아녔을 거라고 생각된다. 애초에 이러한 카풀서비스를 시작하기 앞서, 카카오 사내 내부 안에서 다른 시장과 모델은 검토를 안 해봤을까?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카풀 서비스를 통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택시 기사들의 반대는 사실상 없을 리 없는 상황이고, 카카오도 이 점은 서비스 론칭 이전에도 이미 충분한 검토를 해두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변수가 생겼다. 파업에 이어 결국 한 택시기사가 분신자살을 하는 사건이 터졌고, 이슈가 증폭됐다. 온 매체가 카카오를 지목하기 시작했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카카오에게 있어서 이러한 시선은 좋은 신호가 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막중한 부담감에 가깝다. 그 어떠한 회사가 자사가 새롭게 론칭하는 서비스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외치고, 몇몇은 자살을 하며,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주도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버티겠는가. 회사 이미지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일뿐이다.


개인적으로 분신자살이 카카오 카풀의 지연에 있어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이드 이팩트는 강력... 아니 위협적이다. 매체들이 관심을 가지기 가장 좋은 토픽이고, 이러한 관심은 위에서 말한 막중한 부담감을 안겨준다. 치인들은 대중들이 이러한 이슈에 관심을 가졌을 때 더더욱 무언가를 해야 되고, 이점은 카카오에게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자면, 현재 시위를 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은 더더욱 분노하고 시위가 더 격화될 것이다. 

과연 카카오가 이슈가 커지지 않았다면 불가피하게 지연을 결정했을까?



어디서 많이 본 레퍼토리.

택시는 현재 본인들의 영역이 침범받고 있으니, 카풀을 규제해달라고 요구한다. 바로 현재 한국 택시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한 줄로 요약한 것이다. 재미있는 건 저 문장에서 대상만 바꿔서 이야기하면,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도 설명이 가능하다.


간단하게 생각나는 예시는 다음과 같다:

소상공인은 현재 본인들의 영역이 침범받고 있으니, 대형마트를 규제해달라고 요구한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는 현재 본인들의 영역이 침범받고 있으니, 넷플릭스/유튜브를 규제해달라고 요구한다.

여기서 공통점이 드러난다. 기존 서비스, 사업, 혹은 시스템이 새롭게 대체되는 것보다 나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이를 망설임 없이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가 가능할 리 없다.


일반적으로, 소상공인이 모여있는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서비스면에서도, 그리고 편의성면에서도.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 그리고 유튜브를 비롯한 외국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콘텐츠가 많은가? 가격 면에서 저렴한가? 그렇다고 화질이 좋은가? 해당되는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오늘 논하고 있는 메인 주제인 택시도 마찬가지이다. 서비스가 카풀에 비해서 좋은가? 가격이 더 저렴한가? 결제가 용이한가? 난 개인적으로 이 3가지 질문에서 택시가 카풀을 능가하는 건 단 한 가지도 없다고 본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본인들이 더 좋은 서비스, 그리고  더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이것은 물건이 되었던, 서비스가 되었던 혹은 그 무엇이 되었던 돈이 오가고 무언가를 보답으로 줄 때 발생하는 일이다. 카풀이 론칭을 한다고 쳤을 때, 택시가 카풀보다 좋으면 소비자가 카풀을 쓰겠는가? 정말 원초적인 질문이고, 그 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던져야 될 질문은 "과연 카풀이 택시기사들을 위협할까?"가 아니라 "과연 택시기사들이 본인들의 서비스가 카풀에 대비하여 떨어지는 것을 알까 모를까?"다. 지금 당장 기사 댓글에서 택시기사들을 향한 여론은 싸늘하다. 이게 과연 택시업계가 여태까지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다면 보이는 현상일까? 현시점에서 택시기사들이 본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라는 명분을 앞세워 시위를 하면서, 카풀 반대를 외치는 것은 단순하게 본인들이 경쟁 플랫폼 대비 떨어지는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경쟁없이 현 상황을 유지하고 싶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이야 그렇다고 쳐도 나중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고 수많은 단순 노동이 기반으로 된 직업이 없어질 때, 그때 가서도 자율주행차가 택시업계에 진출하는 걸 반대할 건가?

택시기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카풀 서비스 한두 개로 인하여 택시업계가 고사된다면,
그건 그 수준에 미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지, 카풀 서비스 때문이 아니다.



이미 출발해버린 카카오. 유턴은 없다.

앞으로 카카오가 나아가야 될 방향은 간단하다. 이미 카풀서비스 진출 의사를 밝힌 시점에서, 이제 와서 유턴은 무리다. 이미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시위에 참여했고, 과연 이들이 돌아가서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할까? 카카오 카풀이라는 플랫폼을 발표했고,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때, 카카오 택시라는 서비스는 사실상 버리거나 혹은 아예 카카오가 카풀서비스를 독점하여 택시기사들이 항복을 외치면서 다시 앱을 사용하는 경우밖에 없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후자가 발생했고, 카카오가 최소한 후자를 바라더라도 전자를 고려하고 카풀 서비스를 출시했을 것이다.


근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계획이 틀어졌다. 카풀서비스는 지연됐고, 이는 카카오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것이다. 카카오는 이번에 카카오 카풀서비스를 2019년으로 연기하되, 베타 테스트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면, 간단하다. 늦어야 2019년 하반기에는 다시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소리고, 지금은 상황이 안 좋으니 한걸음 뒤로 물러서겠다는 의미다.


애초에 카풀서비스를 언급한 시점부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턴은 없다. 일부 기사에선 마치 카카오가 "잠정 연기, 사실상 포기"를 언급한 것처럼 게시를 해놨는데, 상식적으로 카카오가 아직 시작도 못한 시점에서 단순 일시적인 상황 하나 안 좋다고 1년 동안 준비한 플랫폼을 한순간에 버리는 게 말이 안 된다. 왜 일시적인 상황이냐 함은, 애초에 본인들의 생업을 포기하고 파업시위를 몇 달 동안 지속 할리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최소한 상황이 누그러들 것은 예측이 가능한 시나리오.


먹으면 현금이 들어오는 플랫폼이고, 수수료만 띄어먹어도 돈이 겁나 벌리는 서비스인 데다가 그리고 이를 위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도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있는데, 이걸 상황 하나 나쁘다고 버린다는 건 진짜 순수하다 못해 바보 같은 소리라고 생각된다. 최소 카카오가 이러한 서비스를 포기하는 건 정치적으로 압박이나 상황이 정말 안 좋아서 시도할 때 회사가 위험해질 수준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차피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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