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브런치 작가 신청을 결정했을까.
벌써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 동안 무려 100명이 넘는 이웃(구독자)을 모으게 되었고, 네이버 메인에도 6번 정도 소개된 적이 있다. 사실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지금이야 IT와 관련된 글을 중심적으로 작성하지만 이전에는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을 중심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한 적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서비스를 시도해본 적도 있다.
대표적으론 다음카카오의 티스토리,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정도가 있다. 물론 해외 서비스인 미디엄이라던가 워드프레스 등도 시도를 해본 적은 있으나, 역시 한국 서비스가 아니다 보니 한국어 지원이 미흡해서 금방 포기했다.
한국어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살면서 한국어로 글을 쓸 일이 없었고, 일종의 한국어로 장문의 글을 쓸 수 있게 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었다. 단순 일기는 남에게 보여주기도 싫었고, 컴퓨터를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손으로 직접 쓰라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았다.
처음에 한국어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을 땐 정말 엉성하고 맞춤법도 틀리기 일쑤였다. 애초에 기본 중에서 기본인 초등과정 조차 한국에서 거치지 않았다 보니 한국어를 많이 접할일도 없었고, 인터넷은 그렇게 한국어를 배우기 좋은 매체는 아니었다. 그렇게 돼서 읽기 시작한 게 뉴스였고, 지금도 습관이 돼서 자주 뉴스를 챙겨 본다.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을 때 2015년쯤 다음 브런치라는 서비스가 출시되었다. 호기심도 많고 일단 새로운 것은 한 번이라도 시도를 해봐야 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주저 없이 브런치를 시도해봤다. 깔끔하면서 글을 쓰게 만드는 브런치의 UI는 여태까지 내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줬고, 이를 계기로 브런치 작가 신청이란 것을 시도해보게 된다. 이게 바로 나의 첫 번째 브런치 작가 신청이었고, 당연히 탈락됐다.
작가라는 이름을 너무 얕본 것일까? 그 당시의 나는 내가 왜 탈락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얼마 안 가 재도전을 결심했다. 딸랑 글 한 개를 들고 2번째 신청을 했고, 놀랍게도 24시간 이내에 탈락 통보를 받았다.
2016년에 2번째 작가 신청을 탈락했을 때쯤 블로그 주제에 싫증을 느껴 블로그 자체를 멈췄다. 그리고 2017년 11월에 네이버 대표 카페인 디벨로이드에 운영진으로써 선택됐고, 2018년 8월쯤 IT와 관련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다. 좋아하는 주제와 디벨로이드라는 탄탄한 발판이 주어지자 글을 다시 한번 꾸준히 작성하는 계기가 생겼다.
다만 이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는데, 네이버 블로그에서 나는 "Off The Record"라는 시리즈로 칼럼을, "Issue Tracker"라는 이름으로 가장 이슈가 되는 IT 관련 토픽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는 시리즈를 중심적으로 운영했었다. 글 5개 중 4개를 Issue Tracker로, 나머지 1개 정도를 Off The Record로 작성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견해 그리고 이러한 견해를 지탱하기 위한 팩트 수집이 필수가 되는 "Off The Record"는 작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단순 Issue Tracker는 논란이 되는 주제만 가지고 몇 가지 정보를 짜깁기해서 작성하는 수준이었기에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네이버의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자 글의 조회수를 위해서 자극적인 주제를 점점 찾게 되었고, 이는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글이 아니었다. 그리고 2018년 10월쯤 어느 날 갑자기 다음카카오의 브런치라는 서비스가 뇌리를 스쳤다.
아! 탄탄한 발판 그리고 IT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쓰는 지금이라면 합격하지 않을까?
그리고 신청한 지 3일 만에 다음과 같은 이메일이 왔다.
사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기 앞 써서 나름의 리서치를 했었는데,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의 문체라던가 주제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글을 쓰려고 노력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결심했을 그 당시 가장 적합한 주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진출이었다"
특히 문체의 변화는 현재 내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네이버 블로그에선 보다 존댓말 그리고 안내하는 느낌이 강한 "습니다"라는 식으로 끝낸 것에 반하여, 브런치에 올리는 글은 "이다"라는 혼잣말 그리고 일기 같은 느낌으로 올렸다.
이는 브런치에서 메인으로 보여주는 글 몇 가지를 샘플로 보면서 어떠한 문체를 채택했고,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주제를 풀어나가는가를 주의 깊게 파악했고, 이를 나름의 방식으로 적용해서 처음 작성한 것이 위에 "승차 공유, 택시 파업과 관련된 개인적인 견해"라는 글이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통과한 지금에 있어선 개인적으론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이러한 방식을 유지할지 혹은 위에서 언급한 칼럼이나 특정 주제에 있어서만 문체를 변경할지는 아직도 결심을 내리진 못했다.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아직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고, 검색 유입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부분에서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당장 SNS을 안 하고 있기에, 과연 브런치라는 서비스가 SNS 없이 유입이 되는 것인가 등등)
앞으로 많은 부분을 시험적으로 운영해볼 것이고, 대략 1달~2달 정도 글을 써보고 브런치에 대한 리뷰도 작성할 계획이 있다. 사실은 이제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첫발을 디딘 것이고, 앞으로 해야 될 것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적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기쁘다. 개인적으로 앞으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