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에 사람들이 갖는 질문들을 답해보자.
최근 카카오 카풀로 시끄러웠던 택시업계가, '타다'를 두고 다시 한번 불타오르고 있다. 이미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전 글로 다룬 적이 있으니, 이번엔 택시기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서 답을 해보고자 한다.
한국의 택시 서비스는 현재 벼랑 끝에 서있다. 카카오를 비롯한 수많은 IT기업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 즉슨 '카풀' 서비스 런칭을 하고자 힘을 쏟고 있으며, 택시의 주 고객층은 기존 택시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개념은 무려 10년 전인 2009년에 우버의 등장으로 시작되었으며, 점차 많은 나라에서 우버 혹은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 확실하게 잡고 가고자 하는 팩트가 있다면, 대한민국을 제외한 다른 일부 국가에서도 법으로 카풀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문제라고 할 때 택시의 태생적인 한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의 택시기사들이 자초한 몇 가지의 문제점도 확실하게 존재한다. 특히 최근 20대 그리고 30대들의 택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상당수 택시기사들의 문제가 원인인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한국 택시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필자가 한국에 들렀을 때 경험한 택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확한 목적지에 내려주지 않거나, 정확한 목적지에 오지 않거나, 택시기사가 정치적 혹은 본인이 원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거나 등의 불편한 상황을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데, 이러한 불편한 경험들이 쌓여 전반적인 택시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 특히 택시조합에서 진행한 시위 그리고 승차거부 등의 문제는 아직도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택시 시스템 또한 큰 문제가 있는데, 기사가 충분히 악용할 수 있는 요금 시스템을 사용한다거나, 특정 시간대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택시 개수도 무시하기 어려운 이슈라고 할 수 있다. 택시기사들의 편도 들어주자면, 회사의 사납금 그리고 생계가 어려운 구조에도 문제점은 확실하게 존재한다.
기존에 카카오 택시와 비슷한 앱을 사용해봤다면 작동방식에는 큰 차이점이 없다. GPS를 통하여 현재 위치를 조정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이후 호출을 할 때, 택시가 오느냐 혹은 드라이버가 오느냐의 차이일 뿐.
근본적인 차이점은 요금 책정 방식 그리고 결제 방식에 있다. 택시의 경우 미터기로 실시간 거리 및 시간을 측정하여 요금을 책정하지만, 우버를 비롯한 차량 공유 서비스는 호출을 하기 전부터 가격이 이미 결정된다. 요청 시간 기준, 가장 빠른 경로의 거리 및 예상 도착시간을 기반으로 요금이 미리 책정되며,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기사가 고의적으로 오래 걸리는 길을 택해도 요금은 동일하게 나온다. (우버의 경우 가격이 달라지지만, 신고를 하면 환불 조치하며, 상황에 따라 드라이버는 계정 정지를 비롯한 조치를 받는다)
결제 방식의 경우 나라마다, 그리고 서비스마다 다르다. 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어있지 않는 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서비스들이 현금 결제를 지원하며, 이경우 드라이버가 현금을 받고 거슬러주는 전형적인 결제 방식이다. 이외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용하는 카드 결제는 앱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카드를 앱에 저장하고, 운행이 종료되는 시점에 카드에서 돈이 지불된다.
짧은 결론을 먼저 언급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보이는 데이터만 봐도 간단한 결론이 나온다. 다만, 그렇게 간단한 결론을 내기엔 상당히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다. 단순 택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출시된 나라에서 택시라는 것은 대다수가 사용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현지에선 택시 존에 줄 서있는 택시를 두고도, 그랩(우버와 비슷한 차량 공유 서비스)을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택시업계에서 말하는 생존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이러한 신생 서비스가 출시됨으로써, 택시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줄어드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우버를 비롯한 차량 공유 서비스를 거의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다. 그랩 그리고 우버는 택시를 호출하는 옵션을 자체 앱에 넣고 있으며, 기본값으로 설정되는 호출 세팅 또한 '택시 혹은 차량 공유 서비스 중 가장 빠른 응답'이다. 이로 인하여 가끔씩 앱을 켜서 차량을 구하더라도 택시가 호출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지금 택시업계가 100% 독점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서비스가 출시되는 건 백번 손해지만, 다수의 이익을 반하고자 자신들의 벌이만 챙긴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택시라는 시장이 이러한 서비스로 피해받는 것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로 인하여 얻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서비스에 진출하여 추가적인 지출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태까지 택시기사 본인이 밤에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승차거부를 했다면, 이러한 차량 공유 서비스 앱들은 고객이 몰리는 시간엔 알아서 가격을 올리기에 수익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존권을 외치는 택시기사들과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판하는 사용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이러한 서비스 출시로 인하여 자신들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것은 곧 생계유지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다고 기술의 진보로 인하여 세상은 발전하는데 이들을 챙기자고 신기술을 배제하자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일 것이다.
현재 타다를 비롯한 일부 서비스는 택시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선호도 그리고 만족도에서 모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택시업계는 이러한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게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등장하지 못한 변수가 있다면, 훗날 구글을 비롯한 회사에서 발표한 완전 자율 주행차가 택시업계를 대체할 텐데, 그때도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생존권'으로 금지할 것인가? 정작 제대로 된 정책 그리고 결단을 내려야 되는 정부는 결정조차 못하여 헤매고 있다. 만약 택시라는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된다면, 정부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결단 또한 가능하다. 다만 제대로 된 일을 못할 뿐. (호주를 비롯한 나라는 택시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하여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글 하단에 서술)
이미 수많은 뉴스 보도에서 언급된 내용이지만, 수많은 나라에서 택시기사들이 시위를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대대적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차량 공유 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택시보다 저렴하진 않다. 기본적으로 한국같이 기름값이 비싸고, 택시가 LPG인 경우 이러한 갭의 차이는 더더욱 심해진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단거리는 기본적으로 택시가 더 저렴하며, 장거리의 경우 시간대에 따라 택시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약간 더 저렴할 수 있다.
유명 카풀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이러한 서비스들은 surge price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Dynamic pricing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것은, 말 그대로 수요와 공급을 기반으로 가격이 유기적으로 변동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서비스마다 다르지만 일반 가격의 10배가 책정될 수도 있다. 당연하게도 이럴 때 차량을 요청하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100만 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우버가 한국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을 접어두는 게 좋다. (알 건 제대로 알고 찬양하자) 참고로, 필자는 1만 원도 안 나올 거리가 무려 9만 원까지 책정되는걸 실제로 목격했다.
카풀의 서비스는 택시와 비교하여 매우 친절한 편에 속한다. 특정 지역에 내려달라는데 "여기서 내려서 걸어가!"라는 답변을 들을 일은 없으며, 만약 듣더라도 즉각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우버와 그랩에서 둘 다 클레임을 걸어본 경험이 있으며, 매우 만족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필자가 이러한 서비스를 매일매일 2번은 이용하는 사람으로 헤비 사용자 중에서도 몇 퍼센트 안에 들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클레임을 걸법한 상황이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총 5번 이내에 꼽는다면, 어느 정도로 서비스가 완벽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상황 설명을 하자면, 그랩 기사가 필자를 요청한 위치까지 도달하지 못했으며, 중간에 위치를 찾지 못하여 캔슬을 한 상황이다. 어찌 보면 크게 받아들일만한 일이 아녔겠지만, 그랩 측에선 사과의 의미로 4링깃 및 드라이버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연락이 왔다. 이러한 적절하면서도, 드라이버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드라이버가 사용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부적절한 조치로 인하여 계정이 영구 정지된다면, 영구적으로 플랫폼에서 퇴출된다.
운행이 끝나고 승객은 드라이버에 대한 평점을 매길 수 있는데, 드라이버의 경우 평균 누적 별점이 특정 점수 이하로 떨어지면 플랫폼에서 퇴출된다. 이 과정에서 승객 또한 드라이버에 의하여 점수가 매겨지고, 점수가 낮은 손님은 진상으로 분류되어 기사들이 기피한다. (참고로 승객의 점수는 콜을 할 때 드라이버에게 노출된다) 서로에게 점수를 매기게 함으로써, 물관리가 철저하게 되는 편.
플랫폼에서 퇴출되면 사실상 일반 택시로는 돈을 벌기 어렵기에, 기사들에겐 생계에 위협이 된다. 승객 또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최대한 드라이버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여줘야 될 명분이 생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젊은이가 다리도 튼튼한데 걸어야지! 여기서 그냥 내려!"를 할만한 드라이버가 몇이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 중에 하나인데, 카풀은 무조건 잡힌다는 고정관념이다. 물론 카풀이 택시에 비하여 더 높은 확률로 차가 배정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씩은 잡히지 않는 경우가 존재한다.
특히 시내가 아닌 곳에서 호출하거나, 드라이버가 잘 안 갈법한 곳을 가고자 한다면 이러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승차거부는 아니지만, 서비스에 따라 승객의 도착지가 뜨는 서비스도 있고, 뜨지 않는 서비스도 존재한다. 물론 뜨지 않는 서비스의 경우에도 승객의 여정 거리는 표시됨으로, 크게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다. 좌우지간, 주변에 있는 모든 드라이버가 수락을 안 하는 경우, "모든 기사가 수락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한적한 시간일 때나 발생하고, 사람이 몰려서 Surge price가 붙을 땐 호출과 동시에 배정이 완료되는 편이다. 일부 드라이버는 사용자가 콜을 많이 요청해서 surge price가 붙을 때까지 대기를 타는 경우도 존재한다. 나마 다행인 점은 Surge price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는 없기에, 따블을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일은 없다.
기본적으로 카풀 서비스가 여태까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데에는 근본적인 태생적 차이점에 있다. 기본적으로 택시라는 제도가 수십 년 전부터 유지된 것을 생각한다면, 시스템 또한 매우 구식일 수밖에 없다. 모든 나라가 한국처럼 택시가 카드를 받는 것도 아니거니와, 콜 서비스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지역까지 차량이 직접 와서, 픽업을 한다는 것. 그리고 현금결제가 아닌 자동으로 카드결제가 되는 시스템. 이러한 시스템을 통하여 카풀 서비스는 기존에 택시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고쳤다.
물론 이 과정에서 택시의 불친절함, 카풀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 방식이 서브적인 요소로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여기에 마일리지를 비롯한 부가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사용자가 택시를 택할 이유가 있을까? 타다가 지금 택시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함에도 불구하고, 타다의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택시는 왜 타다의 사용자가 늘어나는지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미 호주를 비롯한 나라에서 이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당연하게도 일부 국가들은 기존 택시 산업에 대해서 대체안을 마련해놓은 바 있다. 호주의 경우 주마다 우버에 일정 금액을 부과하여 기존 택시 산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직업으로 이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 또한 정부에서 일정 금액을 투자하여 기존 산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새롭고 진보된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기존 산업이 사장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는 그렇게 발전해왔으며, 수많은 직업들이 새롭게 생기는 동시에 사라지는 직업도 많다. 엘리베이터 오퍼레이터(일명 엘리베이터 걸), 버스 안내원 등의 직업들은 한때 우리 일상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기존 직업을 해왔던 사람들에게 완충 제도를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여 다른 직업을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게 정부가 해야 될 일이다.
새로운 카풀 서비스는 택시와의 상생을, 정부는 시대에 맞는 올바른 정책을, 택시업계는 개혁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삼박자가 맞을 때 한국의 택시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단순 현 정책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보류하는 것은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