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한다는 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태국에 업무로 인해 파견을 온 지 9개월이 지났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 앞에는 마사지숍이 여러 개 있다. 그중에 간판이 나무로 된 마사지숍을 가장 자주 찾는다. 간판이 태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로 '나무집'이라고 통칭해서 부른다. 그 나무집에는 '마이'라는 마사지 관리사가 있다. 나는 마이에게 발 마사지를 받고 나서부터는 단 한 번도 마이 아닌 다른 관리사를 찾은 적이 없다. 오직 마이였다. 내가 찾은 세계 최고의 마사지 관리사.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 그리고 두 번. 마사지를 받았더라면 좋을 일이었다. 하지만, 내 입은 가만히 있질 못했다. 직장 동료들에게 지나갈 때마다 '마이' 관리사를 추천한 것이다. "나무집 가서, 마이라는 관리사를 찾고 꼭 마사지를 받아 보세요". 대부분의 직장동료들도 마사지받기를 즐겨했기 때문에, 추천받은데로 마이라는 관리사에게 마사지를 받았고 나에게 적절한 피드백도 들려줬다. 물론 최고였다는 후기와 함께. 직장동료들이 내 추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자 내 입은 어떻게 됐을까? 어쩔 줄을 몰라 다른 직장동료들에게도 틈만 나면 마이를 추천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평소와 같이 마이 관리사를 찾았다. 그런데, 마이가 출근을 안 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왜 출근을 안 하는지 물었다. 마이가 아프다는 소식이었다. 뭐... 사람은 누구나 아플 수 있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지나갔고 마이가 출근했을 때 다시 숍을 찾았다. 그런데, 마이의 인상을 보자마자 나는 알았다.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그리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점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이의 손 힘도 많이 약해졌고, 기력도 약해졌다는 사실을.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는 나의 무분별한 추천에 있었던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마이를 추천하니 사람들은 계속해서 마이만 찾았을 것이고, 마이는 하루에 손님이 너무 많이 찾아와 쉴 시간이 없어져버리게 된 것이다. 물론, 다른 관리사가 아니라 마이만 찾았으니, 주변 마사지사들의 시기 질투도 샀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앞뒤도 보지 않고 했던 무분별한 추천이, 마이를 죽어가게 했다는 사실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추천이 좋은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좋은 건 남들도 좋을 거니까. 내가 좋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썼으면 좋겠으니까. 너무 짧은 생각이었다. 때로는 추천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 번 경험을 통해서 알았다. 물론 좋은 것을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내 추천이 가져올 결과를 한 번은 생각해보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나는 마이를 죽일 뻔했고, 이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코로나로 인해 태국은 한 달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이다. 그 이유로 모든 마사지샵은 문을 닫았고, 마이는 긴 휴식에 들어갔다. 한 달간 푹 쉬고 돌아오면 사람들이 마이를 잊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