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을 살려준 고마운 주식
안녕 카카오!
어떻게 이 글을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가 널 만난 건 아마도 2013년이었던 것 같아. 너는 다음을 통해 우회상장을 했었지. 그때 엄청난 화제를 끌었어. 하지만 관심을 끈지도 잠시 2017년 11월을 기점으로 넌 나락으로 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나는 널 버리지 않았어. 왜냐하면 사람들의 핸드폰에서는 계속해서 너를 찾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말이야. 사람들은 너에게서 벗어나지 못했어. 모든 삶이 너로 연결되는 걸 나는 보고 있었지. 물론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이라는 혁명적인 기술에 숟가락을 얹는 것으로 시작한 너지만 너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엄청난 성장을 해나갔어. 어느 날 카카오 택시를 만들고, 어느 날 카카오 뱅크를 만들고 또 카카오헤어와 같은 서비스도 만들면서 그야말로 엄청난 성장을 해 나갔지. 내가 파악하기로는 너의 자식들이 90명이 넘었던 걸로 기억해.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두나무 등등 셀 수 도 없어.
그런 너를 믿은 나에게 많은 시련이 있었어. 왜 너에게 돈을 주냐고 말이야. 다른 좋은 회사들도 많은데 왜 메신저 사업이나 하고 앉아있는 너를 좋아하냐고. 난 그의 말들을 듣지 않았어. 왜냐하면 나는 수많은 주식 실패 뒤에 내가 믿는 것을 보기로 했거든. 남으 말을 듣다가 뒤통수 맞은 적이 한두 번이어야 말이지. 그렇게 나는 매 달 들어오는 월급으로 너를 샀어. 칫솔도 2+1으로 사가며 너를 샀지. 나는 아파트도 그리고 차도 사지 않았어. 나름 잘 나가는 대기업의 직원이었지만 나는 항상 주식투자로 성공하고 싶은 꿈이 가득했거든.
코로나가 덮쳤어. 2020년 2월이었던 것 같아. 코로나가 덮치기 전만 해도 넌 우상향 하려고 꿈틀댔었어. 난 이제 드디어 때가 오는가 싶었지. 7년 만이었어. 너에게 투자한 지 7년 말이야. 그런데 코로나라니. 코로나가 터지면서 너도 어쩔 수 없었어. 나락으로 갔지. 하지만 그때 난 7년간 널 알아왔기에 다르게 생각해봤어. 아니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전환하면 다들 널 찾을 텐데 왜 주식은 내려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너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사람들은 널 점점 더 많이 써가는데 너의 가치는 내려가. 난 이해할 수 없었어.
나는 이런 경제위기를 대비해서 달러를 조금 가지고 있었어. 그걸 모두 원화로 바꿔서 카카오 너에게 투자했지. 코스피가 100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너의 일부를 샀어. 그렇게 내 돈은 다 소진했어. 이제 나는 모든 걸 걸었어. 그런데, 한 주가 지났을까. 갑자기 너가 코로나 수혜주로 각광받기 시작한거야. 그러면서 너는 엄청난 상승을 하기 시작했지. 나도 너가 그 정도까지 오를 줄은 몰랐어. 잘 오르고 있는 와중에 액면분할을 한다는 소식으로 넌 더 오르기 시작했어. 그렇게 너는 현대차의 시총도 무너뜨리고 네이버의 시총도 무너뜨렸지. 사람들은 너에게 열광했고 너도나도 앞 다투어 널 사기 시작했어.
난 직감했어. 이제는 널 떠나보낼 때가 왔구나. 내 평생 손절만 해봤기에 익절은 어떻게 하는지 몰랐어. 그래서, 박병창 부장의 매매의 기술이라는 책을 샀고 삼프로TV에서 하는 강의를 들었지. 배운 건 딱 하나야. 거래량이 늘며 장대음봉이 나오면 매도신호다. 21년 6월 15일에 너는 최고점 173,000원을 찍고 엄청난 매도 물량과 함께 나락을 가기 시작했어. 나는 매도신호라는 걸 직감하고 이정도면 됐다 싶었어. 그래서 널 100주를 남기고 모두 팔아버렸어.
카카오야 고마워. 너를 부동산으로 조금 옮겨 놓기도 했고 평생 사보지 않았던 차량도 너 덕분에 샀어. 그리고 물론 지금은 수익률이 안 좋지만 너를 대신해 네이버를 사기도 했어. 다른 주식들도. 물론 떡락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카카오, 내 인생에 너가 없었더라면 어땠을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어. 너를 지켜봐온 7년이라는 시간이 너가 반드시 시장에서 인정받을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 너가 위대한 기업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 보고 투자한거지. 내가 틀렸을수도 있었어. 하지만, 시장에서 널 알아봐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난 지금 널 100주밖에 소유하고 있지만, 언제나 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고마워 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