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물었습니다. 도대체 오빠는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 좀 제발 좀 쉬어!라고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원래 어느 정도 열심히 사는 습관은 있었지만 사실 여자친구 덕분에 이렇게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거라고요. 하지만, 여자친구는 답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좀 여유도 가지면서 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 삶은 사실 조금 건조했습니다. 혼자 사는 삶이 반복되었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만 방향성이 없는 어떤 무엇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부모님 친구로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의 1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허전하고 동기부여 없는 삶이었습니다. 누군가 뭘 하자고 하면 하고 그저 열심히 따라가는 삶이 아니었나 되돌아봅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때부터 제 인생은 달라지게 됐습니다. 하는 일 모든 일에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고 또 멋진 남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뱉은 말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거짓말하는 남자가 되기는 싫었거든요. 그녀를 만나기 전에 삶은 흑백이었다고 하면 그녀를 만나고 나서의 삶의 제 모든 일에는 색채가 담겨있습니다. 보라색, 파란색, 녹색, 노란색. 어쩔 땐 색깔이 조화롭게 섞여 아름답게 빛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제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물감을 부어줬습니다. 맨날 흑백 도화지에 4B 모나미 연필로 스케치만 하다가 물감까지 칠하니 인생 사는 게 얼마나 재밌었겠습니까? 신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녀는 간혹 제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이해 못 합니다. 아마 지금도 이해 못 할 수 있습니다. 오빠는 원래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인가 보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열심히 스케치를 그리는 것과 그 스케치 위에 색깔을 입히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이지요. 그렇지요?
여자친구를 만날 때는 남자친구로서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또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고 내 인생이 더 윤기 있어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저는 만났습니다. 그녀를 만나는 일이 항상 즐겁고 행복합니다. 한 번 온 이 세상에 그녀를 만난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그녀를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