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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미래교육보다 현재의 흐름의 집중하라

<트렌드 코리아>


미래사회를 대비한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의 개편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 미래교육이다. OECD는 DESECO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발표하였고, 우리나라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길러야 할 핵심역량을 제시하였다.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제시했다는 점은 기존의 교육과정과는 상당 부분 다른 접근을 필요로 한다.


먼저 기존 교육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기존 교육과정은  성취기준 중심이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의 국가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교육과정 총론이 있다.  모든 교과를 아우르는 기본이 되는 틀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 아래에 교과 교육과정이 있고 그 아래에 학년 교육과정이 있다.


교육과정 총론-> 교과 교육과정-> 학년 교육과정


교육과정 총론은 모든 교과와 학년을 아우르는 큰 틀이기에 접어두기로 하고  교과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과정이란 무엇인지, 성취기준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학년 수학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하자.


수학 지도서를 펴면 맨 앞에 수학 교과 교육과정이 나온다.  역시나 처음에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내용체계를 통해 각 학년 수학에서 어떤 내용들을 배우는지 큰 틀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성취기준! 학년 별로 각 단원마다 학생들이 어떤 것들을 성취해야 하는지 기준이 나와있다.


이 성취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학습해야 할까. 그것은 각 단원의 학습목표에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각 단원에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단원에 속해있는 각 차시별 학습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즉, 정리를 하자면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각 교과별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것이 학생들의 최종 목표!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과에 속한 각 단원의 목표를 달성하면 되고

각 단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단원에 속한 차시별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차시별 목표-> 단원 목표-> 성취기준 도달!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전까지 교사들은 각 차시별 목표를 학생들이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하면 되었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선 앞서 언급했듯 성취기준보다 핵심역량을 키우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성취기준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사진을 통해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수업 방법의 부재


단순히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것을 넘어 모든 교과를 아우를 수 있고 일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6가지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 나는 동의를 한다. OECD에서 제시한 미래사회 핵심역량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으니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핵심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에 대한 제시가 부족한 까닭이다. 지도서에는 각 차시별로 어떻게 수업을 지도하면 좋을지 가이드가 제시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사가 이 가이드대로 수업을 진행하진 않지만 참고하기에는 좋다. 그러나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수업의 가이드는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업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수업 가이드에 가깝다. 제시된 6가지 역량은 사실상 매우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개념들이라 이를 구체적인 수업으로 풀어가기에 어려움이 많은데 참고할 가이드마저 충분치 않으니 역량 중심 교육의 실현은 녹록지가 않다.


역량 중심 미래 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를 위한 미래교육에 관한 연수는 쏟아져 나온다. 방학을 이용해 자율적으로 신청한 연수도 있었고 학교에서 필수로 들어야 하는 연수도 있었지만 어떤 쪽도 나의 갈증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미래의 교육, 미래교육 보고서 등등 미래교육에 관한 서적도 많이 읽었다. 이 책들은 너무 앞선 미래를 예측하는 탓에 현재 공교육 환경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앞으로는 번역 기술 및 기계가 눈부시게 발달해 어학 공부가 필요 없을 것이라는 것(즉각 번역해주는 기계가 일상화되기 때문), 교통의 발달로 세계 어느 곳이든 빠른 시간 안에 갈 수 있어 국가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는 것, 따라서 더 이상 국내를 무대로 공부하고 일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점 등 말이다.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지금의 학생들은 여전히 어학이 중요할 것이고 수능을 통해 국내의 대학에서 수업을 받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섣불리 책들의 내용을 좇아 어학을 가르치지 않고 연산을 가르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거창한 미래보다 현재의 흐름에 집중하라


미래 사회에 대비하면서 역량 중심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의 흐름에 집중하라는 것 이것이 내가 찾은 방법이다. 어학, 연산 등 미래에선 필요가 없게 될지언정 현재의 교육과정에는 명백히 제시되어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따라서 이를 가르치되 방법적인 면에서 변화를 주어 아이들이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며 의사소통 기술, 자기 관리 기술 등을 기르고 예술과 접목한 수업을 통해 심미적 감성 역량도 기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한 번의 고민이 생길 것이다. 그럼 그러한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주제로 수업을 구성했을 때 뻔하지 않고 미래 사회에 부합하는 수업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수업의 방법 및 주제에 대한 힌트를 바로 트렌드 코리아에서 얻었다. 트렌드 코리아는 새해를 앞두고 10월 말쯤 발간된다. 책의 구성은 크게 두 가지로, 처음 부분은 올 한 해의 트렌드를 돌아보고 다음 부분은 내년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식이다. 이 책 한 권이면 현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흐름을 알 수 있다. 내가 몰랐던 새롭고 유용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지금 가장 핫한 이슈들을 수업에 활용하면 학생들은 현재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고 문제점에 대해선 고민해보고 해결방안도 마련하며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 이외의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수업을 하다 보면 적어도 내가 하는 수업이 미래로 흘러가는 방향과 동떨어진 수업은 되지 않을 것이기에 언제나 나는 이 책을 참고해 새 학년 교육과정을 짠다.


트렌드 코리아, 교사들의 보물 창고가 되기를


겨울방학은 새 학년 준비를 위해 교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시기이다. 한 해의 교육과정 구상을 잘해 놓으면 하루하루 수업이 기대되고 1년이 즐거울 것이다. 올해 트렌드 코리아를 펴보니 수업에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역시나 많다. 수학 수업은 '필환경'을 주제로 환경 이슈와 관련해 구상해볼까 하며, 감정마저 직접 표현하길 꺼려 이모티콘 등으로 대체하는 요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엔 아이들과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 '공간의 컬래버레이션'과 관련해서 과연 학교는 어떤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까 아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과 돈을 조금씩 보태서 크라우드 펀딩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서포터 활동에 관한 내용을 읽다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포터즈는 어디 없나 하고 찾아봤다. 서포터를 모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는 공모전을 하나 발견했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게 한글을 써서 공모전에 제출하면 일부를 선발하여 실제 폰트로 개발해준다고 한다. 장기 프로젝트로 계획해서 아이들과 꼭 도전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정보도 트렌드 코리아가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에는 수업에 활용할만한 것들이 너무도 많다. 벌써부터 내년 1년 아이들과 함께 할 수업이 기다려진다. 트렌드 코리아는 워낙 유명한 도서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겠지만 특히 우리 교사들에게도 무척 유용한 책이라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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