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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공부법 어디 한 번 해보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평생에 걸쳐 풀리지 않는 영어! 이제는 제발 좀 풀자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이들이 어제보다 나은 내년을 기대하며 새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짐작 건데 열 명 중 여섯 명은 영어공부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은 학생대로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성인들은 성인대로 다양한 이유로 영어공부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새해에는 영어공부에 매진하겠노라 계획을 세웠다. 물론 이번 해가 처음은 아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나의 신년 계획에는 영어공부가 있었다. 오프라인 학원 등록, 온라인 수강 등록, 영어 교재 구매, 미드 다운, 어학연수까지 방법도 가지가지였다. 첫 토익  시험 500점대의 아찔한 점수를 생각하면 그간의 노력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의 평생에 걸쳐 들인 시간을 비교하면 도대체 영어란 놈은 왜 이토록 넘기가 어려운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한 번 더 영어 오프라인 학원에 등록할 계획이었다.


영어 공부를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다


김민식 작가는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부터 시작된다>라는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인생관이나 생활 태도 등에 이끌렸고 이 작가의 말이라면 믿어봐도 좋겠다는 신뢰가 생겼다. 마침 영어 공부를 앞두고 이런 작가를 알게 되었고, 또 하필 그가 영어학습법에 대한 책도 출판했다는 사실이 운명처럼 느껴졌다. 물론 김민식 작가와 그가 쓴 영어책, 그리고 나의 영어 공부는 어떤 의미도 없는 우연적인 사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찌 알겠는가. 이 책이 정말 나의 입과 귀를 틔워줄 운명적 만남이 될는지 어떨지. 어쨌든, 영어 공부를 앞두고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에 힘이 솟는 것만은 확실하다.


암기와 끈기라, 앗! 이것은 나의 전문 분야


나도 시험, 암기에 관해서라면 어느 정도 도가 튼 사람이다. 비평준화 지역에서 중학교를 나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연합고사를 준비했고 동네에서 나름 가장 좋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혹독하게 수능 준비를 했다. 재수를 했고 직장을 다니다가 교대에 가기 위해 시험 삼아 수능을 봤다. (수능 3번째) 그리고 정식으로 교대에 입학하기 위해 다시 1년을 공부하고 수능을 또 봤다. (수능 4번째)  늦은 나이에 교대에 입학을 해서 등록금만큼은 내고 싶지 않아 성적 관리를 열심히 했고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으니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한 셈이다. 여기서 나는 또 한 번 혹독하게 임용을 위해 공부를 하며 그 어렵다는 서울 지역 임용에 합격했다. 그리하여 나는 나름 공부와 암기에 대해서는 꽤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는 당연히 뼈를 깎는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있었으니 끈기라 하면 나도 어디서 꿀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그래, 까짓 거 영어책 한 권 외워보자


이 책에서 말하는 영어 공부 방법은 간단하다. 영어 책 한 권을 외워보라는 것이다. 영어 책 한 권을 외우면 어느 순간 귀가 뚫리고 말이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진짜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 머릿속으로 문법을 생각하지 않아도 술술 말이 나오고 편하게 들어도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경험을 살면서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나의 삶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노력해서 이루지 못하는 것은 없으니 분명 내게도 그런 날이 오리라 믿는다. 


영어책 한 권을 외우는 방법은 내가 임용고사를 볼 때 암기를 하던 방법과 비슷했다. 임용고사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교육과정이며 성취기준을 달달 외우며 준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접근하여 하루에 몇 문장을 정해 조금씩 외우고 그다음 날에는 전 날 배웠던 것들을 외우며 누적 복습을 한 뒤, 오늘 외울 문장을 더해 점점 문장의 수를 늘리는 방법이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해서 영어 책 한 권을 외우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공부법이다. 사실 이게 말이 쉽지 굉장히 인내심을 요한다. 영어 책 한 권이면 문장의 수가 어마어마할 텐데 이를 매일매일 누적 복습한다는 것이 보통 의지로는 힘들 것이며 머릿속에 그 많은 문장을 기억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법, 올 한 해는 이렇게 해서 평생을 넘지 못했던 영어를 반드시 넘어보겠다.


영어 공부에 관한 알짜 정보도 쏙쏙


평소 나는 무언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블로그보다는 책에서 먼저 찾아보는 편이다. 블로그에서 쏟아져 내리는 방대한 정보의 홍수를 맞고 있노라면 어푸어푸 눈을 제대로 뜨기가 힘들고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피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나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핵심 정보를 쏙쏙 정리해 놓은 정리본을 선호한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인터넷에서 영어공부법에 관한 정보를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인만큼 정보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이 책에는 그 많은 정보들 중 저자가 몸소 체험하여 효과를 입증한 알짜 정보가 수록되어 있어 그 부분도 참 좋았다. 


우선 영어책 한 권을 외우기 위해선 어떤 교재가 좋은지 교재를 추천해준 점도 좋았고 (물론 나는 집에 있는 교재를 활용할 생각이지만) 교재 한 권을 다 외운 후 참고할만한 자료에 대한 정보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었다. 어린이용 책이지만 성인들이 영어 공부를 하기에 좋은 책 목록, 영어 원서 읽는 습관을 기르기에 좋은 잡지, 영문 팟캐스트, 원서 소설, 팝송 목록, TED 강연 목록, 무료 오디오북 사이트, 미국 대통령들의 연설문 링크, 영어 공부 사이트 등이다. 이를 내가 직접 체험하고 선별하는 시행착오를 겪으려면 그것만도 한 세월이었을 텐데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먹여주시니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공부해서 작가님 블로그 댓글부대의 자랑스러운 일원이 되어야겠다.


좋은 책 정보 및 인생 수업, 그리고 재미는 덤


본책의 내용만으로도 이미 훌륭한데 3개의 사은품까지 덤으로 끼워주시니 그 고마움이 더할 나위 없는 책이다. 작가가 책에서 언급하는 다른 책들의 제목을 통해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여러 책을 추가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들의 목록 또한 검증이 끝난 것이니 믿고 읽어도 될 것이다. 다독과 여행 경험 등으로 빚어진 작가의 단단한 인생관은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영어 공부를 위해 읽었던 책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삶에 대한 나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고 책을 다 읽고 났을 땐 왠지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것이란 설렘에 나의 몸에 생기가 일었다. 한편 이 책은 참 재미있다. 어쩜 모든 문장을 저리도 쉽고 술술 재미있게 읽히도록 쓰는지 필력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하루 만에 거뜬히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이렇게 바로 독서 후기를 작성하지 않고 베기지 못할 만큼 재미있었던 책이다.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난 것 같으니 이제부터 열심히 외워보자. 그리고 내년엔 나도 당당하게 블로그에 쓸 것이다. '야, 나두 영어책 한 권 외워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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