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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Jul 30. 2020

재미로 보는 싱가포르 연애 시장 보고서 #2 데이트어플

만나기 전에 프로필을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상대방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트 어플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참고로 싱가포리언들은 학생 때부터 알아온 동창들끼리 연애를 시작해서 오랫동안 꾸준히 만나고 그대로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나 친구의 소개로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남녀 여러 명이 그룹으로 만나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학생 때부터 같이 어울리는 서클로 새로운 멤버가 들어가기는 조금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싱가포르에 사는 외국인들은 파티나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데이트 어플의 편리함 때문에 싱글이라면 한 번쯤은 사용해보는 분위기. 그리고 어플의 종류별로 평판(?)과 사용하는 사람들의 타입이 조금씩 다른데 이번 편에서는 역시 ‘재미로’ 그 어플들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 자신에게 맞는 어플은 무엇일지 테스트해보시길!


1) 틴더 Tinder

아마도 데이트 어플의 시조새 격이 아닐까. 요즘은 국내에서도 광고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 국내에선 사용해보지 않아 따로 코멘트를 할 순 없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데이트 어플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 바로 이 틴더이다.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뮤직 페스티벌에서 여자 연기자가 본인에게 추근 덕대는 남자의 얼굴 앞에서 손가락을 왼쪽으로 휙 미는 장면이 있는데 (swipe) 틴더에서 마음에 안 드는 상대 사진을 왼쪽으로 미는 것에서 나온 것.

놉! 놉놉놉 © https://www.theverge.com/

틴더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본인의 프로필을 작성하고 나서 어떤 타입의 이성을 선호하는지 본인이 설정해두면 그 범위에 속하는 이성들의 프로필을 보여주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왼쪽으로, 마음에 들면 오른쪽으로 사진을 밀면 된다. 그리고 서로가 마음에 든다고 대답한 경우엔 매치가 되는데, 그때부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좋은 이유는 두 사람이 모두 서로에게 호감이 있을 때만 대화가 시작된다는 것. (여자면 일단 OK라는 남자들도 많다는게 함정이지만...)일반 데이트 사이트처럼 모든 이용자가 마구잡이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필터링이 된다는 점이 좋다.


사용방법도 직관적이고, 간편하니 대부분 한 번쯤은 재미 삼아, 호기심에서라도 사용해보는 것이 틴더인데 그만큼 별의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빠르고 쉽게 당장 만날 데이트 상대를 찾으려는 욕정남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해서 평판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듯 사바사, 케바케이지만 단지 그럴 확률이 높다는 뜻이니 참고만 해주시길 바란다. (친구와 주변 지인들 중에 틴더로 만나 결혼한 케이스도 있다. 이것 또한 유니콘을 발견한 확률!)


2) 범블 Bumble  

개인적으로 잘 사용했던 어플은 바로 범블. 사용법은 틴더와 같지만 틴더보다는 조금 더 진지하게 데이트를 원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끼리 매치가 된다는 점은 같지만 매치가 된 후에는 여성 쪽에서 먼저 메시지를 보내야만 대화가 시작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첫 대화를 시작하지 않고 일부러 애를 태우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특별히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범블의 또 하나 독특한 점은 데이트 이외에도 ‘범블 베프 Bumble BFF’라는 옵션을 선택하면 마음이 맞는 여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능이다. 최근엔 ‘범블 비즈 Bumble Biz ’라는 기능이 더해져서 커리어적으로 서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만날수 있게 됐다. 나도 궁금해서 몇 번 사용해보면서 쿨해 보이는 친구들과 매치가 된 적은 있었지만 어느 한쪽이 먼저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하지 않는 이상 만남이 성사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지만 범블은 대체적으로 틴더보다는 좀 더 필터링된 느낌으로,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무난하게 쓰기 좋은 어플.


3) 커피미츠베이글 Coffee Meets Bagel  

커피가 베이글을 만난다는 귀여운 이름의 이 어플은 이 셋 중에서 아마도 가장 진지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어플이 아닐까 싶다. 등록하는 프로필 내용에는 어떤 관계를 찾고 있는지부터 (결혼, 진지한 관계, 캐주얼한 관계), 본인의 성별과 남성 여성 중 어느 쪽을 찾고 있는지, 나이, 키, 인종, 종교, 직업, 학력, 본인이 좋아하는 것, 이상형이 어떤 타입인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입력한다.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꽤 많다 보니 간단하게 빨리빨리 매치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 단계에서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으니 1차로 필터링이 된다.  

또 다른 어플처럼 무한대로 프로필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명씩 추천해주는 프로필을 받아볼 수 있는데 그 외에는 제한된 수의 프로필만 둘러볼 수 있다. 추가로 더 보고 싶거나 좋아요를 보내고 싶으면 가입을 하면 포인트처럼 받게 되는 커피콩 beans을 사용해야 한다.  

샤크 탱크에 출연한 커피미츠베이글 창업자 자매  ©https://charactermedia.com/

흥미롭게도 이 커피미츠베이글 (CMB)은 한국인 세 자매가 창업한 사업이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창업 프로그램인 ‘샤크 탱크(Shark Tank)’에 패널로 참석한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번이 3,000만 달러(한화 약 357억 원)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 그것보다 더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 봤다고 하는 이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여자라서 이런 포맷이 가능했다고.  


기존의 데이트 어플은 남성의 비율이 더 높고 대부분의 남성은 매치가 많이 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선별된 만남을 선호하는 성향을 반영해서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단순히 매치에만 포커스를 두는 데이트 어플이 아닌 교감을 쌓을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하는 창업자들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 같다.  


프로필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왠지 조금 심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 번도 이 어플로 매치된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편에서 이야기한 '당장 결혼해서 정착하고 싶어!' 타입이 가장 많은 느낌적 느낌. 건너 건너 아는 지인이 CMB로 만나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주위에는 없다. 흠…

결혼에 골인한 커플 이야기 © https://www.instagram.com/coffeemeetsbagel/

재미있게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https://www.instagram.com/coffeemeetsbagel/)에서 성공 러브스토리와 데이팅 팁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해보자.  


재미로 알아본 데이트 어플의 세계. 뻔한 이야기지만 이 세계야말로 정말 사바사, 케바케라는 말이 통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혹시 아는가? 자매님도 소울 메이트를 만나게 될지. 하지만 포인트는 기대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용해볼 것!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말이다. 소울 메이트를 만나면 금상첨화고, 못 만나도 영어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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