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님 고민 상담소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자매님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는데 게 중에는 비슷한 또래의 자매님들, 훨씬 어린 동생도 있었고 나보다 더 많이 인생을 경험한 언니 자매님들도 있었다. 그 관계들을 쌓아가며 느낀 건 참 우리는 나이, 경력, 배경에 상관없이 결국엔 모두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구나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게 왜인지 사실 나에게는 위안이 되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다들 묻는 질문도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그중에서 언제나 내 마음을 슬프게 하는 질문은 바로 나이에 관한 질문. "제가 20대 후반인데/30대 중반인데/40대인데 해외로 나가도 될까요?" 나이는 다 다르지만 고민은 같다. 사실 여기에 내용은 무엇을 넣어도 상관없다. 그 질문의 기본은 "제가 xx살인데 xx해도 괜찮을까요?"다. 사실 나는 본인의 가치관이 꽤나 확고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나라도 한국에서는 '내가 지금 이래도 되나.', 'xx살인데 xx는 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흔들리지 않도록 눈 감고 귀 막고 앞만 보고 가도록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인간이니까. 저 질문의 배경은 'xx살에 xx를 하는 것은 규칙, 평균에 어긋난다'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둘째를 낳고, (어쩌면 죽기 좋은 나이마저 있을지도) 일련의 임무를 달성해야 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고 듣고 자랐으니 말이다. 1+1=2처럼 정말 정답이 확실한데도 실험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 전원이 3이라고 하면 원래 정답을 말한 사람조차도 눈치를 보다 결국 답을 바꾸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그냥 무시하고 마음대로 사세요.", "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고 그래요?"는 순서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조언이다. 아니, 작정하고 눈치를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걸 못 참는 사람이 잘못인가? 상대방을 못 괴롭혀서 안달 난 그 눈치꾼들이 남 일에 신경을 끄는 게 우선이다. 지금 당신이 무언가에 도전을 하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나이를 생각하라며, 정신 차리라고 한다면 가족이 아니라면 오히려 좋은 필터링의 기회가 된다. 온갖 실패한 케이스와 부정적인 뉴스를 보여주며 당신을 "걱정"해서 그런다는 그 사람은 자신은 용기가 없어 도전하지 못하니 당신이 성공하는 모습을 (혹은 꼴을) 보기 싫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이야~ 내가 한 살이라도 어렸으면 그걸 하는 건데 말이야~"라고 하는 사람들은 작년에도 똑같은 말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이는 그저 핑계일 뿐이다. 그 핑계는 반대하는 부모님, 인종차별, 타고난 능력, 집안 환경 등 다양한 요소로 바꿔 끼울 수 있다. 못할 이유를 찾으면 끝이 없다. 하지만 할 이유는 '내가 해보고 싶다'로 충분하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그 벅찬 심장이 바로 가장 중요한 이유다.
잊지 말자.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오늘이 우리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40대에는 30대를, 50대에는 40대를, 60대에는 50대를 그리워할 것이다. 10년 뒤 자신이 고마워할 선택을 할 사람은 지금의 나라는 것, 잊지 말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제가 가라면 가고 가지 말라면 안 갈 건가요, 자매님? 부디 자매님의 소중한 인생을 남의 손에 맡기지 말아요. 사실 우리 다 답정너인거 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