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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Sep 02. 2020

일은 잘하는데 왠지 같이 하기 싫은 사람

vs 조금 부족해도 같이 하고 싶은 사람 

다들 제목만 봐도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지 않으신가요. 

분명 똑똑하고, 아는 것 많고, 업무처리는 칼 같고... 정말 유능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인데 왠지 그냥 일 적인 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되기 어려운 사람 혹은 되기 싫은 사람. 

말 그대로 정이 안 가는 사람. 있지 않나요. 


그리고 그 반대로 조금 부족해도 가르쳐주고 싶고,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사람.  일을 하는 건 조금 더딜진 몰라도 훨씬 즐겁고 마음이 편안한 그런 사람도 있죠. (물론 정말 일을 아예 못하는 경우는 제외하고요.)


세상 일, 결국엔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라는 말들을 하는데요. 

사실 사람의 '능력'이라는 것이 기계의 수치로 표현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성격, 말투, 인상, 분위기, 센스처럼 수치로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적 매력 또한 큰 부분을 차지하죠. 그래서 흔히 말하는 '스펙'이 같더라도 어떤 사람은 더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죠. 하지만 가끔 "나도 저 사람이랑 같은 스펙인데 왜 쟤만 저렇게 잘 나가는 거야?" 혹은 "나보다 스펙도 못한 주제에 나보다 잘 나가네?"라고 불평을 하는 사람들을 보곤 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람을 기계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니까요. 나랑 매일 같은 공간에서 대화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일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과 흡입력이 가장 강력한 청소기를 고르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후자는 스펙, 예산, 디자인만 비교하면 되지만 전자는 그렇지 않죠. 


티브이의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자들 중에서도 실력은 있는데 왠지 자만심이 느껴지고 인간적 매력이 없는 후보자들은 초반에 예선은 통과할지 몰라도 결국에 더 높이는 못 올라가더라고요. 반면에 비슷한 실력이라도 감사할 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약한 모습도 보여주는 후보자는 왠지 마음이 가고, 잘 됐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라고요. 결국에 그런 후보자들이 나중에 크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은 다들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실력으로만 따지면 둘째가라면 쟁쟁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결국에 빛을 발하는 건, 그 사람의 인간적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인간적 매력은 서류에 적힌 수치로만은 판단할 수 없으니 다양한 면접방법이 생겨나는 거고요. 그게 안되면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는 게 가장 좋죠. 이미 그 사람이 괜찮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니까요. 


저만해도 디자인 작업을 맡길 일이 생겼는데, 물론 크 x 같은 프리랜서 사이트에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제일 먼저 생각해보는 건 '내 주위에 누가 디자인 일을 하고 있지?', '누구한테 소개를 받는 게 가장 좋을까?'였어요. 그리고 평소에 제가 가치관이 참 멋있다고 생각한 블로그 이웃님들께 여쭤보는 게 가장 먼저 한 일이었고요. 이왕이면 그렇게 마음이 통하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으니까요. 


혹시 나는 진짜 실력은 있는데 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일은 일일뿐. 실력만 있으면 돼. 다른 건 신경 쓸 필요가 없어.'라는 마인드로 주위 사람들을 대하고 있진 않은지 한번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매번 회사 사람들과의 트러블이라는 같은 이유로 퇴사를 하는 경우라면, 어쩌면 문제가 나에게 있지는 않은지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지식, 업무는 시간이 걸려도 가르칠 수 있지만 인성,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성인이 된 후에 타인이 가르쳐주기엔 어려워요. 그리고 그럴 의무도 없고요. 

실력만 믿고 주변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오래갈 수 없는 이유는 이 세상엔 실력도 있으면서 인간적 매력도 겸비한 멋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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