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이라는 것이 중요)
싱가포르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가이드북을 집필하고, 관광청에 칼럼을 쓰고 네이버 디자인 프레스의 해외통신원으로 글을 기고하는 등 프리랜서 작가로 전향한 지 이제 2년 정도 되어가네요. 칼럼과 함께 주로 링크드인에서 의뢰를 받는 번역 일도 틈틈이 하며 작가 &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여담이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견디지 못하는 성향이었어요. 학생 때는 물론 회사생활을 할 때도 그 일의 내용보다도 조직에 속해서 누군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기 때문에 회사생활 때보다 월급은 적지만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해요.
왜냐하면 내 인생, 내 시간은 내 것인데 그걸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에 따라서 써야 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았거든요. 어차피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할 일은 알아서 해내는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지 '어떻게'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시스템은 마치 족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프리랜서로 일하면 불안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 분들께는 저는 갑갑한 것보다는 불안한 걸 택한다고 말씀드려요. 그런데 이건 정말 개인의 성향 차이니까요. 뭐가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100% 자유라는 말은 곧 100% 책임이라는 뜻이지요. 저는 이게 좋아요.
설령 잘 못 해도 내 탓인 게 좋아요. 그건 내가 선택한 결과니까요. 하지만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자칫 잘못하면 시간을 흐지부지 흘려보내기도 쉽죠. 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수많은 자기비판과 평가, 자책의 날들이 있었고 가꿈은 만족할만한 날들도 있었어요. 시간관리,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건 절실해서였어요.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고 싶어서.
프리랜서는 혼자서 직원과 사장 역할을 동시에 하는 이중인격이 되어야 해요.
쪼는 사장과 놀고 싶어 하는 직원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야 하는데요. 최근에서야 이 직원이 어떻게 하면 업무 능률이 좋아지는지, 언제 힘들어하는지, 어떤 때 쪼아줘야 하는지 등을 사장이 어느 정도 파악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파악한 집중력을 높이고 시간관리를 하는 팁은요.
0. 오늘 딱 하나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중요도 정하기
자기 계발의 대가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말했죠. "Eat that frog! 그 개구리를 먹어!"라고... 어머...
진짜 하기 싫은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일 때가 많은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그 일만 해낸다면 그다음은 무슨 일을 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중요한 일 한 가지를 해치우는 거예요. 우리 인생에는 변수가 많으니까요. 그러니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로 시간을 보내다 정작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없도록.
"그 개구리를 꿀꺽 삼키세요!"
1. 일찍 일어나서 중요한 글 쓰기: 아침의 1시간은 저녁의 1시간보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누구나 힘들잖아요. 더 자고 싶은 걸 참고 억지로 일어난 아침의 시간은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어영부영 흘려보내기 아까워서 글을 빨리 쓰게 된다는 걸 깨달은 후부터는 중요한 글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쓰려고 해요. 6시에 일어나서 8시까지 글을 쓰는 식으로요.
그리고 아침에 중요한 글 하나를 완성하면 성취감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그 좋은 기분 이어진답니다. 눈뜨자마자 감사한 일, 칭찬할 일을 일기장에 적고 명상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예요.
2. 핸드폰은 무조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아, 이놈의 요물 SNS. 정말 그렇게밖에 표현이 안돼요.
분명 뭘 검색하려고 한 것 같은데 어느샌가 귀여운 강아지 사진들을 보며 실실 웃고 있는 나. 정신 차려보면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 피드를 슉슉 쓸어 올리며 어느샌가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가 있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에 더 중독되게 할까를 고민한다고 하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아무 생각 없이 무방비로 '나 잡아 잡슈' 하면 정말 하루 종일도 넋 나간 사람처럼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십상이에요.
그래서 일을 시작할 땐 무조건 핸드폰은 눈에 안 보이는 곳에. 다른 방에 두면 더 좋고요. 꼭 해야 하는 일은 되도록이면 컴퓨터로 하고 핸드폰은 쉬는 시간에만.
3. 세상 긴박한 음악 들으며 작업하기
피아노도 보사노바도, lo-fi도 좋아하지만 작업할 때는 확실히 늘어지게 되더라고요.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건 좋은데 너무 많이 생기는 게 문제. 그래서 진짜 작정하고 집중해서 일을 할 땐 두구두구두구 심장이 막 터질 듯이 진행되는 일렉트로를 들어요. 다크 한 테크노나 하우스도 좋고요. '이 구역의 bit*h는 나야'라는 마인드로 키보드를 부실듯한 기세로 일을 하게 도와주는 음악들 말이죠. 주로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듣는데 최근에는 친한 언니가 추천해준 Ben UFO의 Club Quarantäne https://soundcloud.com/benufo/club-quarantane을 자주 들어요.
4. 점심은 간단하게
원래는 점심 먹는 게 즐거움이기도 했는데 전 확실히 점심을 먹으니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더라고요. 식사 후에 식곤증이 몰려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간단하게 견과류나 과일로 간단하게 때우거나 먹는다면 가능한 한 가벼운 메뉴를 선택하려고 해요. 대신에 저녁에 삼겹살 같은 메뉴로 포식을 하니 살은 그다지 빠지지 않는 것 같지만요!
5. 나만의 데드라인 정하기/내일 여행을 떠난다고 상상하기
사람이 신기한 게 참 급하면 다 해내게 되잖아요. 원래 1주일 걸릴 것도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쪼거나 내일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다 처리해놓고 떠나야 되니까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요. 물론 상상이니 실제처럼 진짜 급박하게는 안 느껴지지만 혼자서 상황극에 빠져보면 꽤 괜찮더라고요. 진짜 글이 안 써지다가도 몇 시까지 이 파일을 꼭 편집장님께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글이 마무리되는 마법을 경험하면서 데드라인을 정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데드라인은 정말 꼭 필요합니다!
6. 나 자신과의 시간 약속 (구체적인 계획을 캘린더에 넣기)
5번에서 이어지는 방법인데, 나 자신과의 약속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저는 매일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9시에 강아지 산책을 나가서 한 시간 동안 하고 들어오는데요. 저녁에 남동생이 못 갈 땐 저녁에도 한 시간 다녀오고요. 시간은 8시 이전에 꼭 가는 걸로. 시간관리 노하우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할 일은 to-do list가 아니라 캘린더에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매일 운동할 거야'라는 추상적인 계획이 아니라 '3시에 요가 동영상 보면서 한 시간 운동' 이렇게 아예 스케줄을 짜라는 거죠.
7. 시간 = 내 인생이라는 것 잊지 않기
6번까지가 다 방법론적인 내용이었다면 이건 마음가짐이랄까요.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다시 되찾을 수 없잖아요. 지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2020년 8월 25일 오후 10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고요. 이 하루 24시간을 소중하게 잘 써야 나의 일주일이 충만하고, 또 그 일주일이 모여 한 달, 일 년, 결국엔 내 인생이 충만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전 '시간을 때운다', '시간을 죽인다'라는 말을 참 안 좋아하는데요. 그 말은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왜 자신의 인생을 죽이려고 하나요. 나중에 후회해도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인데 말이에요.
이 외에도 정말 많은 노하우와 팁들이 있지만 저에게 맞는 방법은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여러분의 노하우는 어떤 게 있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ps) 케빈 크루스의 Kevin Kruse의 <성공한 사람들의 15가지 시간관리 비법>이라는 책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예전에 썼던 리뷰를 링크 걸어둘게요.
https://jieunerika.blog.me/22119724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