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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커리어 & 온라인 비즈니스 전략 코치 연실 님

진정한 1인 기업가, 지식 창업가란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

by 에리카

안녕하세요 여러분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사는 꿈 선배들 이야기, 그 세 번째 주인공으로 모실 분은 바로 해외취업에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많이들 알고 계실 서비스 업플라이 Upfly를 운영하고 계신 유연실 님이에요.



qgf5hdu5P3AXG-9LlwBqHPozGF-rLZbqSGDha7D6K0eQJXUfmHprs9hGbSRxpx2y7ppcoT6BGv4YAOyn5wW1ocI2sFhdCUKOnWJ7sTYenILbQrhId3hUbiCWTAi-IhknkJ1Uq3mT 연실 님

저는 예전에 우연히 <인문학도, 개발자 되다>라는 책을 쓰신 마르코 님이 연실님과 하신 인터뷰를 보게 된 것이 처음 연실님과 업플라이를 알게 된 계기인데요. 이력서 쓰기, 면접 스킬 등 해외에서 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대해 코칭도 하시고 해외취업을 하신 다른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시고 계셨어요. 워낙 콘텐츠의 수준이 높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서비스이죠. 거기에서 멈추지 않으시고 최근에는 연실님이 직접 하신 다양한 경험과 업플라이를 운영하시면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알려주시는 1인 기업가, 창업 관련 콘텐츠로 분야를 확장하셨답니다.



py3uhgSaDXxyJ5DjqIvFuGE2V4FBEv6DEcJpBtywXpsbKr6XlpmCRcsm-IjOXRbmthycsBMN3-TR-8lllT7nK5BOd4h3-stx7madLPbzXDNP9WQasDtORWFBlkqGOIjNv-7ifygr 업플라이: https://www.upfly.me/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시는 연실님이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럼 연실님에 대해서 좀 더 함께 알아볼까요?


안녕하세요 연실님, 우선 이렇게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근에 또 새로운 강의와 세미나를 준비하신 걸로 아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항상 많이 배우고 있어요. 먼저 지금의 경력을 만드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텐데요.


(E: 에리카, Y: 연실 님)


E. 숙명여대를 졸업하신 후에 인벤티브 국제 특허 사무소에서 첫 인턴십을 시작하셨더라고요. 학생 때 쌓은 경력이 어떻게 연결이 되신 케이스인가요?


Y: 저는 고등학생 때 처음 일본으로 한 달 정도 교환학생을 경험했는데, 그때 전혀 모르는, 새로운 세상에 있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부터 다른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통번역 봉사활동, 아르바이트를 조금씩 시작해봤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이 될 무렵 특허법 사무소에서 영어, 일본어를 번역할 사람을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본격적으로 번역 업계에 발을 들였죠. 그 당시 딱 번역 보조 업무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그렇게 번역 일을 하다 보니 두 언어에 대한 실력을 모두 한 단계 더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취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 첫 해외취업 포지션은 싱가포르의 후지제록스의 기술 번역가셨는데, 싱가포르를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Y: 막상 학부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구직 활동을 시작해보니 한국의 인문대 졸업장이 참 쓸모없다고 느껴질 만큼 취업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영어와 일본어를 사용하며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3개 국어가 필요한 포지션이라면 나라를 가리지 않고 이력서를 백장 넘게 뿌렸던 것 같아요. 북미, 유럽, 아시아는 물론이고 가보지도 않은 남미에도 말이죠. 그러다 연락이 온 곳이 싱가포르 후지제록스의 기술 번역가 (Technical Translator) 포지션이었어요.

당시 저의 전략은 일단 나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지원서를 만드는 거였어요. 사실 신입은 회사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 거기서 거기잖아요. 지원자들은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열심히 이런저런 스펙을 쌓았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다 가르쳐야 하는 백지상태의 인재니까요.


그래서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국문&영문 이력서 이외에도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인턴 활동을 한 사진을 모아서 추가로 저만의 자기소개서를 만들어서 제출했어요. 그걸 본 회사 선배님께서 ‘얘 한번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셨대요. 그렇게 추가로 제출한 자기소개서 덕분에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번역 실기, 전화 면접을 거쳐 채용될 수 있었어요.


E. 아, 기회가 생긴 곳이 싱가포르라 그곳으로 가신 케이스였군요. 저도 자기가 가진 패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실님의 그런 적극성과 준비성에 많이 공감해요. 사실 스티브 잡스 정도가 아닌 이상 회사에서 같이 일을 하는 동료로서 이 사람과 같이 일을 해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 하는 매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실님은 그런 면에서 회사 분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으셨을 것 같아요. :)


처음에 번역 업무로 시작을 하셔서 나중에는 인사 쪽으로 커리어를 변경해나가셨는데 그 과정은 어땠는지, 공유해주실 만한 팁이 있을까요? (연실님은 싱가포르 후지 제록스 기술 번역가 → 싱가포르 SAP HR Service Associate → 싱가포르 구글 People Operations Specialist → 페이버릿 미디엄 인사 컨설턴트 순으로 커리어를 쌓으셨어요)


Y: 후지제록스에서 기술 번역가로 경력을 쌓은 후에 다른 일을 해보고는 싶었지만, 번역 업계를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았어요. 다국적 기업에서 3개 국어를 쓰며 일을 했었지만 다른 비즈니스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신입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죠.

그때 당시 SAP에서 영어와 1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할 줄 알고, 인사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었어요. 전 그 조건에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지원을 해서 면접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면접에서 제 상사되실 분이 물어보셨어요. 인사 업무 경력이 없는데 잘할 수 있겠냐고. 그때 저는 겁먹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인사 경력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서류에서 떨어뜨리지, 왜 시간 들여 인터뷰하자고 했겠어요. 그래서 떨린 마음을 누르고 그 직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과 내 스킬이 맞는다고 이야기했어요.


싱가포르의 외국계 회사들은 싱가포르에 헤드쿼터를 두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협업을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거든요. 저는 인사 경력은 없지만 한국 및 일본 지사와 원활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 IT 회사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시스템을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어요.

그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는지 관련 경력이 없이도 채용될 수 있었죠.


E. 정말 상대방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지를 잘 꿰뚫고, 그에 맞는 설루션을 제공해주셨네요. 왜 이 포지션을 채용하려는지에 대한 의도를 알고 있는 지원자이니 저라도 연실님을 채용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연실님은 사업을 하기 전부터 문제의 본질을 잘 보시는 분이었다는 게 엿보이는 에피소드네요.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구글에서의 경력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구글은 면접이 까다롭기로 유명하잖아요. 당시 연실님은 어떤 면접을 거치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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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첫 면접을 갔을 때 매력적인 오피스와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을 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여러 각도에서 저를 평가하는 면접관들이었어요.


HR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같이 일을 하게 될 상사, 미국과 유럽 팀의 매니저들, 그리고 아시아 인사 총괄자 분과 면접을 봤는데요, 주로 사고 과정 (thinking process)과 문제 해결 능력(problem solving skill)을 측정하는 질문들이었어요.

입사 후에 실제로 일을 해보니 기존의 방식에 계속해서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 것을 장려하는 기업 문화가 잘 반영된 인터뷰 스타일이더라고요.


E. 구글 면접에 나온 특이한 질문들이 인터넷상에서 많이 회자되곤 하는데요. 혹시 연실님께서 기억나는 질문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어떻게 답하셨는지도 궁금해요.


Y: 음… 특별한 질문은 아니었는데, 대화 레벨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 질문이 있었어요.

긴 시간을 기다린 다음 미국 분과 최종 인터뷰를 봤는데, 한참 인터뷰가 진행되다가 갑자기 그분께서 이렇게 물으셨어요.

"Who is your favourite leader? (존경하는 리더는 누구인가요?)”

저는 순간 너무 당황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거든요. 그때 몇 초정도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Can I give you a wrong answer? You might not like it.(틀린 대답 해도 되나요?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어요)”

그랬더니 그분은 씩 웃으시면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북한의 리더들을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이 한마디를 하면서 속으로 이제 구글은 날라 갔다고 생각했어요. 공적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정치적인 말을, 그것도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반감이 큰 미국인에게 했으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과 다르게, 그분과 저는 북한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 리더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생각을 나눴어요.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고 나니 이분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최종 면접에 합격했으니 오퍼 기다리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대답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제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 사고관, 표정, 목소리, 톤, 제스처 등 수많은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그분에게 신호를 보냈던 거였어요.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밝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호, 자기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신호, 그렇게 틀릴 수도 있는 생각을 말해도 되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는 신호를요. 그래서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제가 구글이라는 멋진 회사에 붙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 구글을 떠나신 계기가 사실은 샌프란시스코로 남편 분과 함께 이동하려고 했는데 본사로 이동하기 위한 비자가 승인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떠나신 거라는 걸 봤어요. 하지만 그때 비자가 승인이 되었더라면 지금도 계속해서 구글에서 일하시면서 어쩌면 업플라이는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하면 참 인생은 흥미로운 것 같아요.


연실님의 경력을 보면 정말 원하는 것을 하나씩 착착 이루어나가시는 모습 때문에 '원래 저분은 대단한 사람이라서'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번째로 시도하신 아이들용 클래스 자유이용권 사업도 실패하고, 클래스 101에서 하려고 했던 강의도 무산되는 경험을 하셨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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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참 인상 깊었던 게, 연실님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음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라는 뻔한 클리셰 같은 원리를 실제로 실천하고 계신 분이었어요. 실패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공유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다음에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시는 모습이 마치 이제는 즐기시는 것 같아서 내공이 느껴졌어요.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문화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하신 걸 봤는데, 연실님은 원래도 도전을 즐기는 성향이셨나요? 혹은 기억에 남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Y. 음… 저는 사실 실패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으로 이사 가서는 갑자기 회사 다니는 옵션이 사라져 버린 거예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게 되겠구나…’

물론 부부는 일종의 팀(team)이기 때문에, 누가 누구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표현이 맞지 않아요. 하지만 일종의 열등감 때문이었는지, 제게는 그렇게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이런 열등감과 불안함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게 해주는 큰 원동력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첫 사업을 시도하고 망한 곳은 창업가들의 성지인 샌프란시스코 / 실리콘밸리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언젠가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을 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첫 사업 한 두 개는 망해본 것을 훈장(?)처럼 여기는 그런 곳이었죠. ㅎㅎㅎ 물론 어떤 분들은 그런 분위기를 조롱하기도 하지만, 제게는 정말 충격적이고, 30년 넘게 쌓아온 쌓아온 사고관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게 해 준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사업하면서 깨달았어요.

실패해도 되는구나. 그게 끝이 아니구나. 그냥 털고 다시 일어나서 다른 거 시도하면 되는구나.


그래서 저도 첫 사업이 망했을 때부터 제 시도와 실패, 작은 성공 등을 통해 배운 것들을 모두 공유하고 있어요.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저 스스로에게도 배움을 새기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업플라이.png 업플라이에서 연실 님이 제공하시는 다양한 콘텐츠 https://www.upfly.me/


E: 연실님은 업플라이 초반에는 커리어 코칭이 메인 콘텐츠였다면 현재는 좀 더 1인 기업가, 지식 창업에 관한 콘텐츠로 옮겨가셨는데요.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 해나가시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혹시 그 1인 기업가, 지식창업 카테고리 안에서도 특히 눈에 띄거나 연실님께서 주시하고 계신 최근의 북미권의 트렌드가 있을까요?


Y. 음… 사실 저는 코로나가 전 세계를 덮치기 훨씬 전부터 온라인 강의 사업모델이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을 몇 년 전부터 봐왔어요.

한국도 ‘인강(인터넷 강의)의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온라인 강의 분야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어요. 특정 자격증, 외국어, 투자, 몇몇 실무분야가 대부분의 주를 이루었죠. 하지만 영미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정말 다양하게 온라인 강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가격대도 $10대부터 $10,000대 패키지까지 정말 폭이 넓어요.


그리고 억대 매출을 내는 온라인 강의 비즈니스 중에는 범생이(nerds)들을 위한 피트니스 전문가, 집 정리 컨설턴트, 아기 수면교육 전문가, 밀프렙(Meal prep) 코치, 타로점 전문가, 기업 임원진들을 위한 패션 컨설턴트 등 생각지도 못한 분야 등, ‘아니, 저런 것에도 돈을 내는 사람들이 있어??’ 싶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도 정말 많고요.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수익성이 검증된 다양한 온라인 교육 분야를 제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저는 운이 좋게도, 코로나가 덮치기 훨씬전부터 이 수익 모델을 테스트하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 업플라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젠가요?

Y: 저는 업플라이를 하고, 제 강의 덕분에 새로운 나라, 업계, 회사, 포지션에 진입할 수 있었다는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정말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희열을 느껴요.


제가 누군가의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는데 작은 힘을 보태드렸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아요.



E: 번아웃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셨다면 극복하신 노하우/없으셨다면 잘 매니징 하시는 노하우가 궁금해요.


Y: 음… 아직까지는 없어요. 우선 제가 그 정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못할 것 같으면 미리 못한다고 선을 그어 버리거든요. 일할 때든 집에서든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저는 아예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 / 딸 / 아내 / 며느리 / 엄마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어요. 가족들 모두에게요.


그래서 사업 수익이 0원이었을 때도, ‘난 앞으로 계속 일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중이니, 내니를 고용하는데 돈을 써야겠다’면서 내니를 고용했고, 내니가 없을 때는 시어머니께도 도와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렇게 1년 반 정도 버텼더니 아기가 데이케어에 갈 수 있게 됐고, 본격적으로 제 시간을 갖고 일할 수 있었죠.


그리고 남편의 역할도 컸던 것 같아요. 남편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부터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육아도, 집안일도 50~60% 이상 도맡아줘서 제가 번아웃이 올 때까지 일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특별히 독해서, 대단한 의지가 있어서 이제까지 일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남편과 합의하고 조정하고, 내니와 데이케어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연실님 캐나다.png 캐나다의 여름을 만끽하고 계신 연실 님 가족 https://www.instagram.com/yeonsilyoo/


E: 지금은 캐나다에 살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캐나다로 옮겨가신 이유가 있을까요? 독자층이 2~30대 여성분들이 많은데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살기 좋았던 곳은 어디인지 궁금해요. 미혼, 기혼의 차이는 조금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랄까요.


Y: 사실 제 남편이 홍콩계 캐나다 사람이에요. 아기가 태어나고 나니까 남편이 너무나도 캐나다로 돌아가고 싶어 했어요.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 자체가 Tech 업계에서 일하는 싱글들이 미친 듯이 일하고, 배우고, 멋진 창업가들/투자자들 만나기 좋은 도시기는 하지만 노숙자 문제, 그들의 마약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도 많은 곳이에요.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젊은 부부들은 아기가 3-4살이 되기 전에 도시 밖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게 일반적이죠.


저희는 샌프란에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캐나다로 옮겨도 직무에 전혀 변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꾸역꾸역, 말도 안 되게 비싼 집값 내며 샌프란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캐나다로 오게 됐어요.

캐나다는 자연 속에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싱가포르나 샌프란에 비해 심심한 곳인 것 같아요. 아마 남편이 그렇게 끈질기게 설득하지 않았다면 제가 선택해서 이사오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싱가포르를 가장 좋아하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는 것을 꿈꾸기는 하는데, 이건 제20대 대부분을 보내면서 생긴 편견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E: 연실님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융합점을 잘 찾으신 분 같아요. 연실님은 행복한 인생에서 일이란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Y: 음... 사실 일의 역할라는 게 사람마다 굉장히 다를 것 같아요.

정말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전투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께는 ‘일이 돈벌이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말 자체가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등 따뜻하고 배부른 자의 헛소리로 들릴 거예요.

그래서 우선 제 입장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저에게 있어서 일이라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구성 요소라고 생각해요.

유시민 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우리는 일과, 사랑과 놀이만으로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없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회 다른 구성원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될 때 우리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이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꼭 필요한 요소가 된 것 같아요.


E: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적으로, 개인적으로도요.

Y: 저는 사업을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 직장 다닐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일이 너무 재밌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업플라이를 하면서 더 많은 예비/현직 창업가분들, 특히 지식 창업가분들을 도와드리는 콘텐츠와 강의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50대가 돼도, 60대가 돼도, 70대가 돼도, 흰머리 휘날리면서 새로운 것 시도하고, 넘어지고, 혼자 똥멍충이라고 머리 찍고, 일어나서 또다시 시도하면서 그 과정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정말 알면 알수록 더 멋진 꿈 선배, 연실 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저는 인터뷰를 하면서 연실 님이 더 좋아졌고 이 이야기를 좀 더 많은 분들과 꼭 공유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가 가진 능력과 강점을 살려서 지식창업을 하시고 싶으신 분들, 해외 커리어에 관한 코칭이 필요하신 분들은 업플라이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 외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에서 소개하는 연실 님의 SNS를 찾아주세요.


업플라이: https://www.upfly.me/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eonsilyoo/

링크드인: https://www.linkedin.com/in/yeonsilyoo/

유튜브: https://youtu.be/gwNwcrzOf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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