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증명사진도요
저는 싱가포르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링크드인을 활용해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는데요.
현재는 글을 쓰면서 프리랜서로 번역일을 하고 있는데 번역 일 또한 링크드인에서 연락을 주신 분들과 연결된 게 많아요. 온라인상이지만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고요. 그래서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플랫폼이랍니다.
*링크드인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쓴 글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둘게요.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erikajeong/95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링크드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보다 한국인 1촌 분들이 많이 늘어나서 점점 더 한국분들의 포스팅을 많이 보게 되었지요. 그런데 한국분들의 프로필이나 포스팅을 보면서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었고 플랫폼을 잘 활용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만 하다가 글로 정리해봅니다.
"Looking for opportunities"라고 쓰는 건 이마에
"외로움. 애인 구함"이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싱가포르에서 마지막으로 잠깐 헤드헌팅 회사에서 일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하루 종일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고, 이력서를 보는 게 일이었지요. 제가 제목을 '한국 분들'이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 이건 한국 사람, 외국인 할 것 없이 적용되는 이야기예요.
결혼반지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똑같은 외모라도 결혼반지를 끼고 있으면 괜히 그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결혼했다는 사실이 타인으로 하여금 그 사람이 연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검증이 되었다는 걸로 무의식 중에 인식하게 한대요.
또한 본인의 애인에게 잘하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인기가 많은 건 그 사람이 매력이 있는 데다 '신뢰할 수 있다'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자기는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며 공공연히 말하고, 다른 여자들한테 어장관리하는 남자는 신뢰가 안 가잖아요. 나랑 만난다고 해도 언제든지 그런 행동을 또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자신의 현재 파트너에게 충실한 사람일수록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자신의 현재 회사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매력적인 후보자로 느껴져요. 그리고 실제로 인재들은 자신의 발로 굳이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아도 주위에서 소문을 듣고 어떻게든 데려오려고 헤드헌터들이 수소문을 합니다. 어떻게 연락처를 알아내서 통화를 해봐도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회사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고 있어서 굳이 이직을 하려는 마음이 없어요. 이런 후보자일수록 더 조건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요.
반대로 멀쩡히 현재 회사에 재직 중이면서도 프로필에 당당히 "Looking for opportunities"라고 적어놓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이력서까지 친절하게 첨부를 해두셨더라고요. (한번 프로필을 열람했다가 기록이 남아 끝없는 메시지를 받았던 그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언제든지 연락 달라며 말이죠.
사실 이런 분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합니다.
'회사 상사가 봐도 문제가 되지 않는 걸까?'
'대체 얼마나 급하면 이렇게 이력서까지 첨부해두는 거지? 급하게 이직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라고요.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누구나 더 좋은 기회를 항상 바라고 찾는 게 당연해요.
그걸 굳이 내 입으로 말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이미 링크드인 자체가 커리어 관리를 위한 플랫폼이니까요.(옛 친구를 찾으러 가입하신 건 아니죠?)
내 매력, 실력은 내 입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증명하면 됩니다.
직장인이라면 조금이라도 기여하거나 내가 성공시킨 프로젝트에 대한 글을 써보세요. 학생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자격증 공부, 대외활동, 정 없다면 독서 기록이라도 꾸준히 올려보세요. 최소한 성실함은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꼭 댓글을 달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여러분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재가 필요할 때 "아, 그 사람한테 연락해볼까?"라고 생각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죠.
내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채용 담당자, 헤드헌터가 나에게 연락을 하고 싶도록 만드는 거예요.
"전 지금 애인을 찾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올해 당장 결혼을 하고 싶거든요."라고 하는 것과 "전 지금 좋은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당장 이 회사를 떠나서 이직하고 싶거든요." 하는 건 별반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PS. 그리고 헤드헌터, 리쿠르터들에게만 내가 현재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릴 수 있는 기능이 있으니 그걸 활용하시면 돼요. :)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그 증명사진 대신 차라리 여행 인생 샷이 나아요
전 최근에 알았는데 증명사진을 얼굴 사진만 주면 합성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알고는 어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헤드헌팅 회사를 다닐 때 동료들이 묻더라고요. 한국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이 왜 이렇게 다들 똑같이 생긴 거냐고, 실제로 이런 건지 아니면 포토샵을 해서 그런 건지. 그때 저는 사실 기분이 나쁘면서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라 ^^; 암묵적으로 정형화된 스타일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죠.
가끔 너무 섹시한 차림의 사진이나 부담스러운 셀카를 프로필 사진으로 하시는 분들도 좀 문제이긴 하지만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지지 않죠) 이런 공장식 증명사진도 전혀 그 사람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아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모든 플랫폼이 그렇지만 링크드인에서도 자신을 브랜딩 하는 게 중요해지는 분위기인데, 첫인상인 프로필 사진이 남들과 똑같은 저런 사진일 경우에는 아무래도 기억에 잘 남지도 않고 너무 딱딱하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마케팅 분야에 계신 분들은 트렌디한 느낌의 프로필 사진을 많이 사용하시는데 확실히 기억에 남더라고요.
요즘 다들 여행 가서 인생 샷 많이들 남기시잖아요. 웬만한 전문가 사진보다 더 멋진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데, 그런 사진 중에서 나를 잘 표현할만한 사진을 골라서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해보세요.
편안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특히 해외취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자신의 스타일,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프로필로 만들어두세요.
가뜩이나 외국인들에게는 Korean 1, Korean 2로 보이기 십상인데 나를 상대방의 기억에 딱! 심어줄 수 있는 사진이면 좋겠죠? (참고로 저는 제 브런치 프로필 사진과 같은 걸 사용했어요)
다들 너무 경력도 좋으시고 가지고 있는 보물이 가득한데 링크드인에서 그걸 잘 보여주지 못하고 계신 분들을 볼 때면 자꾸 마음이 쓰여서 오지랖을 한번 부려봤어요. 자극적인 제목이긴 하지만 부디 제 진심이 통하길 바랍니다. 알맹이가 당연히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포장도 보기좋게 하는게 좋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