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사는 꿈 선배 이야기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꿈 선배 다섯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호주 시드니에서 테크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면서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글로벌 비즈니스 우먼 서 세나님
세나님은 정말로 생생하게 꿈을 꾸고 그 꿈에 오롯이 집중해서 그걸 현실로 만드시는 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내시는 분이에요. 블로그로 알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다양한 커리어, 해외취업 채널에서 인터뷰도 하시고 강연도 하셔서 이미 유명하신 분이라 아시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학생에서 글로벌 ICT 기업 에릭슨의 싱가포르 법인에서 영업부 어카운트 디렉터로,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호주로 떠나 현재는 미국계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고 계신 세나님.
뭐든지 한다면 제대로 하는 그녀, 좋아하는 요가를 취미로만 만족하지 않고 국제 요가 강사 자격증 공부를 하며 ‘해피 요가 클럽-해요’도 함께 운영하며 바쁘게 행복하게 지내는 슈퍼우먼 세나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려고 해요.
세나님은 5살 때부터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고2 때 진로를 바꾸셨다고 해요. 성신여대 법학과에 진학한 후에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다른 스펙을 쌓을 겨를이 없으셨다고.
E. 세나님은 언제부터 해외취업에 대한 목표가 생기셨나요?
S: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학업과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았어요. 다른 동기들이 동아리 활동, 공모전, 유럽여행으로 바쁠 때 저는 과외, 사무직, 서비스직 등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부가 너무 고파져서 3학년 때부터 국제법, 국제정치를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때 어렴풋하게 ‘해외에서 일하면 뭔가 인생이 재밌고 다이내믹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해외 취업이라는 목적의식이 생기자 영어공부가 하고 싶어 졌어요. 그때부터 치열하게 영어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핸드폰, 컴퓨터처럼 평소에 사용하는 전자제품의 사용언어를 영어로 바꾸고 드라마도 한국 드라마보다는 미드를 봤어요. 아리랑, TBS, EBS 같은 영어 라디오도 수시로 들었고요. 원어민이 읽는 대로 크게 따라 하는 제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면서 체크도 했죠. 나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요가를 영어로 가르치는 곳을 찾아서 요가도 영어로 했고요.
E: 역시 목적의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막연히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생각하며 공부를 하는 사람과 내가 영어로 일을 하고 싶으니 그 실력을 쌓기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의 집중도와 자세는 달라질 수밖에 없죠. 역시 세나 님의 강한 목적의식이 비결이었네요.
그 후에도 해외 취업이라는 꿈이 좀 더 구체적이게 된 계기가 있으셨다고요.
S: 네, 맞아요. 2005년 대학교 졸업 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가게 됐어요. 항공비, 체류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5개월 간 CJ 그룹의 마케팅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국의 제품을 해외에 직접 소개하고 마케팅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현지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경험을 했죠. 그때 제가 그걸 꽤 잘하고 즐긴다는 걸 알게 됐고요. 이 경험이 해외 취업에 대한 꿈이 더 커지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E: 이 해외 인턴십의 자격조건은 어떤 거였는지 혹시 기억나시나요?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요.
S: 토익 점수와 인턴 활동에 대한 계획서를 냈던 걸로 기억해요. 그 후에 인터뷰도 했고, 관련 준비 수업 (영어 프레젠테이션,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등) 도 약 3주 정도 했었어요.
E: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수업도 있었다니 흥미롭네요. :) 세나님이 졸업 후에 처음 입사하신 직장은 어떤 곳이었고 어떤 업무를 맡으셨나요?
S: 2006년에 국내의 핀테크 기업인 ‘코나아이’라는 회사에 해외 마케팅/영업직으로 입사를 했어요. 근무하는 4년 동안 고생도 많이 했지만 세계 각국의 다양한 고객, 파트너와 일을 할 수 있는 경험이었죠. 그리고 그 회사에서의 첫 해외 출장이 싱가포르였는데 그때 클락키에서 반짝이는 강물을 보며 칠리크랩을 먹으면서 이 나라에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진짜 가게 될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지만요.
E: 아, 출장으로 처음 싱가포르를 방문하셨었군요. 어떤 점에서 싱가포르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S: 싱가포르가 매력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양성’이었어요. 한국과는 다르게 다양한 인종, 언어, 종교가 섞여있는 사회라는 게 신기했고, 글로벌 비즈니스 우먼이 되고 싶다는 제 꿈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싱가포르에서 살아보니 그것 말고도 좋은 점들이 또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영어를 쓰지만 연장자를 우대하는 문화, 잘 아시다시피 높은 학구열, 그리고 중국계라 명절 풍습이 한국과 비슷한 면도 많아요. 안전하고 깨끗한 데다 나라는 작지만 외국인들이 많아서 친구 사귀기도 어렵지 않고 즐길 거리도 은근히 많고요. 한국보다 훨씬 남녀가 평등한 부분도 좋았고요.
E: 말씀해주신 내용 참 공감해요. 그런 면에서 저도 참 싱가포르가 한국인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첫 회사를 퇴사하시고 성균관대 MBA를 들어가 싱가포르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셨더라고요. 교환학생 경험은 어떠셨나요? 그때 경험이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까요?
S: 싱가포르에 대한 제 집착(?)을 재확인하고 몇 달 살면서 과연 이 곳이 나와 맞는지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교환학생을 콕 집어서 싱가포르로 갔었어요. 결과는.. 역시나 너무 좋더라고요! ㅎㅎ
E: 2011년에 에릭슨 한국지사에 영업직으로 입사하셨더라고요. 싱가포르에서 영업 직무를 뽑는다는 사내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이동하셨는데 사내 이동의 프로세스는 어땠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내 이동으로 해외취업을 생각하시고 계신 분들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
S: 사실 한국에서 입사하고 얼마 지나서부터 사내 잡사이트에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 영어권 국가 세일즈를 키워드로 등록해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이메일을 받고 있었어요. 한참이 지나도 기회가 안 생겨서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3년 반이 지난 어느 날 딱 제가 원하던 그 포지션이 나온 걸 보고 바로 지원했죠. 우연히 한국에 출장 온 싱가포르 지사 직원이 제 능력을 높이 사서 매니저에게 저를 추천까지 해주면서 인터뷰가 더 빠르게 진행됐어요.
제가 그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곧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래 3가지로 말씀드려요.
1. 평소에 관심 있는 지역(싱가포르)과 포지션(세일즈)에 대한 시장 흐름, 기회에 항상 관심을 가질 것,
2. 본인의 업무 내역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정리, 이력서 업데이트, 인터뷰까지도 준비할 것, (자기가 한 일이지만 몇 년 지나서 이력서 업데이트하려고 보면 생각 안나는 거 다들 아시죠?)
3. 업무와 직결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네트워킹하고 관심 분야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
E: 무엇하나 빼놓을것 없이 좋은 조언들이네요. 내가 원하는 기회를 잡는 것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인것 같아요. ;) 사내 이동의 장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지만 그래도 세나님의 경험으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점이 좋았고, 혹시 아쉬웠던 부분이 있으셨다면요.
S: 장점은 첫 번째로 채용 프로세스가 신규 채용보다 간결하다는 점이에요.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업무 실적이나, 레퍼런스 체크가 사내에서 쉽게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요. 지원자도 본인이 경력, 평판 관리를 잘해놨다면 바로 인정받을 수 있고요. 그래서 해외로 나가서 맨땅에 헤딩으로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또한 이미 스스로의 능력을 어느 정도 증명한 상태기 때문에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해요. 제가 사내 이동 말고도 싱가포르로 직접 인터뷰도 많이 진행해봤기 때문에 그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사내 이동의 두 번째 장점은, 나라는 다르지만 글로벌하게는 같은 회사기 때문에 회사의 제품, 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등이 거의 비슷해서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는 것보다는 지원자가 적응하기가 쉽다는 거죠. 그래서 회사도 고용의 리스크가 낮은 편이라 더 선호하겠고요.
E: 같은 회사라도 한국과 싱가포르 지사의 업무 스타일이나 분위기에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처음에 혹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었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S: 같은 회사지만 또 다른 회사이기도 하죠. 저는 세일즈 매니저라 업무가 고객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한국 고객과 싱가포르 고객은 매우 달랐어요. 일단 언어부터가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업무 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요. 출근 첫 주에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 전화를 받았는데, 말레이계 싱가포리안 고객의 진한 악센트 때문에 그분의 말을 50% 밖에 못 알아 들었던 기억이 나요. 정말 등에 식은땀이 났죠. 하하.. 싱글리쉬는 따로 유튜브도 보기는 했지만, 그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 거 같아요. 물론 매우 경청하고 자주 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고요.
그리고 싱가포르에 가서는 포지션이 한국에서보다 훨씬 책임감이 막중해졌고 그래서 맡은 프로젝트 규모도 훨씬 커졌어요. 싱가포르에서는 한국처럼 큰 조직 층층 시하에서 상사가 까대지만 동시에 커버해주는(?) 그런 시스템이 아녔죠. 개인이 맡은 영역에서는 책임을 지고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식이었어요. 처음 가서는 모르는 것도 많은데 그 책임감까지 겹쳐서 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계속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어요. ‘포기하고 한국 갈 거 아니니까 끝까지 해보자. 여기까지 온 거면 난 그만한 잠재력이 있을 거다’라고요.
E: 그렇게 꿈꾸던 곳인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좋았던 점, 생각보다 아쉬웠던 점이 있으시다면?
S: 좋은 점 이미 위에서 많이 말한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커리어에 있어 남녀평등이 한국보다 훨씬 잘 보장된다는 점, 책임이 큰 만큼 자유도 많이 주어진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추운 걸 싫어하는 저에겐 항상 휴가철 같은 날씨와 분위기, 다양한 외국인들이 섞여있는 분위기도 좋았고요.
아쉬웠던 점은 별로 없지만 굳이 꼽자면 항상 너무 덥고 습하다는 것, 계절 변화가 없어서 사계절 있는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좀 지루해진다는 것, 그리고 작은 도시 국가라서 집도 좁고 비싸고, 그래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정도예요. 사실 이런 것들은 주변 국가로 여행이 너무 자유로워서 다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적어도 코로나 전에는.
E: 세나님의 직무였던 영업부 어카운트 디렉터라는 포지션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그리고 그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어떤 경험과 자질이 필요한가요?
S: 한마디로 하면 담당하는 고객과의 비즈니스 전체를 책임지는 역할이에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일즈 전략을 세우고, 회사를 대표로 고객과 협상하고 세일즈 계약을 체결하는 업무가 메인이에요. 그 이후 관련 팀에서 계약을 이행하고 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전체 고객 경험 사이클까지 궁극적으로는 책임지는 포지션이고요.
그래서 기술이나 법무, 행정 등 사내 각종 관련 지원팀을 리드해야 하고, 따라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요. 또, 고객을 비즈니스 레벨로 (테크니컬 포커스가 아니라) 대해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인드셋, 커머셜 감각이 좋으면 도움이 많이 돼요. 하지만 이건 실제 일 하면서 스스로 관심을 기울이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 때론 갑질 등을 웃어넘길 수 있는 매집과 멘털도 필요하고요.
E: 일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그 이유는?
S: 많은데..ㅎㅎ 한국에서는 고객들이 너무 챌린지 해서 밸런타인데이고 크리스마스고 일했던 게 기억이 나고요. 역시 한국이죠!
싱가포르에서 세일즈 계약하는데 2년 반이라는 기간이 걸렸던 XXX 억 짜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이 나요. 워낙 중요한 건이었던 데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딜이어서 고객은 물론 저희 회사 글로벌에서까지 주시했기 때문에 꼭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스스로 멘털 관리와 끈기 테스트를 수 없이 해야 했죠.
E: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그 이유는?
S: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이 일이 아니면 안 된다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너무 솔직한가요? 하지만 세상에 그럴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제 직업을 통해 제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에 맞는 인정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데 만족해요. 지금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여러 곳에서 6개월 이상 재택근무나 리모트 교육, 행사 등을 하지만 네트워크가 잘되어 있으니 별문제 없이 하잖아요. 저는 싱가포르, 호주에 살면서도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도 자유롭게 영상 통화를 하고요. 그럴 때 제가 하는 네트워킹 서비스 세일즈 업무가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 궁극적으로 혁신을 가져오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껴요.
E: 그럼요. 세나님의 답변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걸로 인정과 보상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일에 열정을 느끼고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특별히 이런 점이 힘들었다 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요?
S: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 힘든 점은 항상 있기 마련이죠. 저는 계속해서 기술이 중요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세일즈 롤이지만 기술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해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대해 엔지니어 출신의 고객들과 비즈니스 레벨의 대화를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관계를 잘 만들어 가는 것도 언제나 쉽지 않은 과제예요. 다양한 팀 사람들, 결정권자들, 고객들 모두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데, 모두 각자 성향도 원하는 것도 다르고, 때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극복 방법이라..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르지만 결국 뭐든 내가 얼마나 잘 해내고 싶은가,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싶은가 인 것 같아요. 정말 잘 해내고 싶으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법을 창의적으로 적용해보고 해결해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은 역지사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사실과 생각을 적어나가면서 정리하고 해답을 찾아가기예요.
E: 4년 경력을 쌓으신 다음, 결혼을 하시면서 호주로 이동하게 되셨는데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블로그 포스팅에 복잡한 감정을 써 내려간 글을 보았는데 참 감명 깊었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모습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으신 모습이 멋있었어요.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S: 감사드려요. 지금은 호주 시드니에 있는 미국계 테크 기업에서 호주, 뉴질랜드 통신사, 미디어사를 대상으로 네트워킹 설루션 세일즈를 하고 있어요.
E: 호주에서의 구직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해요. 또 싱가포르와 비교해 좋았던 점, 혹은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S: 싱가포르로 갈 때는 사내 이동이었고, 채용이 확정된 후에 싱가포르로 갔지만 호주는 와서 정착하면서 맨땅에 헤딩(?) 식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했어요. 제가 호주 현지에서 학교나 업무 경험이 없어서 기업 입장에서는 제가 세일즈 롤로 대단히 매력적인 후보자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전 나름대로 한국, 싱가포르라는 ICT 강국에서 쌓은 일관적 경력이 있는 특이한 후보 자였기도 해요. 한국인이지만 싱가포르라는 다른 국가, 영어권 국가에서 4년간 메이저 어카운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호주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구직은 특별할 것 없이 일반적인 형태로 진행했어요. 우선 관심 있는 기업, 포지션을 공략하고, 관련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그를 통해 몇 차례의 인터뷰를 하는 식으로요. 자세한 프로세스와 제가 했던 방법, 인터뷰 디테일은 장황해서 관심 있는 분들은 제 블로그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아요.
E: 요즘 세나님을 보면 일도, 사랑도, 건강도 모두 잘 균형 있게 잘 꾸려나가시는 것 같단 안정감과 내공이 느껴지는데요. 호주 생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어떻게 느끼시는지 궁금해요.
한 마디로 하자면 매우 좋아요. :)
전 원래 어디를 가나 잘 적응하고 불만을 많이 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왜냐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만을 갖기 전에 스스로 상황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직장이던, 사는 곳이던 간에요. 그 마음가짐으로 계속 살면서 제 삶을 좀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들려고 노력하니까 별다른 대단한 사건 없이도 행복한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물론 호주의 환상적 날씨와 드넓은 자연, (일 이외) 개인 생활을 존중하는 문화도 한몫했고요. 생각해보니 거의 평생 도시의 아파트, 심한 경쟁 환경 속에서 살았는데 지금 널찍한 마당 있는 집에서 요가를 하며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것도 만족도에 기여한 거 같네요.
E: 단순히 해외취업이 아니라 ‘해외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외국인으로서 비자, 언어 문제로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세나님은 해외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꿈꾸던 인생을 살고 계신데요. 꿈 선배로서 세나님의 삶을 동경하고 꿈꾸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S: 제 어릴 적 꿈은 피아니스트였어요. 세계의 화려한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하지만 전 지금 어쩌면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어릴 적 꿈꾸던 인생은 전혀 아니죠. 하지만 전 지금 꽤 행복해요. 그때 몰랐던 제 자신을 발견하면서 하나씩, 조금씩 바꾸고, 계획하고, 노력해서 그렇게 성취한 것들이 다 제안에 있어서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꿈은 변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잘 알아가게 돼요. 그래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깊이 생각해보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물을 실행해주면 조금씩 인생이 만족스러워지겠죠.
제 경우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과 다른 환경, 인종/종교/문화의 다양성이 있는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컸기 때문에 싱가포르, 호주라는 곳에서 일하고 사는 쪽을 택한 거고요.
나는 ‘외국인’이라서 힘들 거야라는 생각부터 하고 들어가지 마세요. 저도 호주에 온 지 이제 1년 막 지났으니 ‘외국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스스로를 ‘외국인’이라고 단정 짓는 순간, 그래서 ‘부족하다’,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싱가포르, 호주, 미국, 영국 등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나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자기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잘 살아가잖아요. 모든 건 자기 하기 나름이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 클리셰 같은 말이 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기 인생은 그 누구도 정답을 알려주거나 이끌어주지 않으니까요.
E: 세나님의 이야기에서는 확실히 자신만의 철학이 느껴져서 와 닿는 점이 많네요.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궁금합니다.
S: 하루하루 즐기고 감사하며 후회 없이 살기요. :)
한국의 많은 20대가 그렇지만, 저도 20-30대의 대부분을 너무 여유 없이 치열하게 살았어요.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다는 채찍질하고, 여유를 즐기기보다는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뭔가를 계속해야 불안하지 않았죠.
작은 성취도 축하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자주 돌봐주면서, 원하는 것들을 다 해보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거. 그게 제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걸 얼마 전에 깊이 깨달았어요. 그래서 계속 더 많이 그렇게 하려고 해요. 아, 그리고 요즘은 요가를 가르치며 사람들과 교감하는데 푹 빠져서 그것도 더 많이 할 거 같아요.
E: 작은 성취도 축하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돌봐주는 것. 참 공감해요. :)
그 외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 주세요!
S: 제가 대단한 사람은 전혀 아니지만, 인생이 잘 안 풀린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생을 길게 보고 천천히, 하지만 잊지 말고 꾸준히 가시라고.
제가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때부터 실제 가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어요. 그리고 요가도 마찬가지로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야 용기 내서 가르치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그 세월 덕분에 내공이 훨씬 많이 쌓였고, 그래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어요.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할) 수 없는 환경이더라도 목표에 가까워지는 생각과 행동을 끊임없이 한다면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나중에 느끼실 거예요.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요. 정말 인간 마인드가 얼마나 놀라운 힘을 갖고 있는지 살면서 점점 더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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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에는 커리어와 인생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들, 호주에서 지내는 이야기, 요가에 대한 것들을 주로 쓰고 있어요. 싱가포르, 호주 취업 경험 상세 내용도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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