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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Apr 03. 2020

싱가포르의 싱그러운 그린 인테리어 카페 #1

브런치 카페의 대명사 PS. Café 의 시작

아시아 퍼시픽의 대표 항구의 역할을 하며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이 오가고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만큼 다양한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싱가포르. 멜팅팟이라는 표현이 그 어느 곳보다도 잘 어울린다. 

일 년 내내 더운 날씨 덕분에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싱가포르에서는 자연스럽게 카페 문화가 발달했는데 그 스타일 또한 서구권의 영향을 받되 자신들의 트로피컬 한 매력을 더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시티 정글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싱그러운 카페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싱가포르의 브런치 문화를 선도하다



PS.Cafe, 그것도 뎀시 힐에 위치한 피에스 카페는 브런치 카페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연 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카페 중에서 아마도 국내 여행객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 아닐까 싶은데, 그 인기를 증명하듯 올해 가을에는 청담동에 첫 한국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의 데이트 코스, 주말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뎀시 힐은 1850년대에는 마운트 해리엇(Mount Harriet)이라고 불리며 육두구 농장이었으며, 그 후 탕린 연병장(Tanglin Barracks)이라는 군대 캠프로 용도가 변경된 야트막한 언덕으로 2007년에 재개발되어 현재는 수준 높은 레스토랑과 카페, 갤러리 등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Ps cafe © SETHLUI.com

작은 숲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뎀시 힐은 녹음이 무성한 길 사이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는데 피에스 카페는 넓은 유리창 밖으로 그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더할 나위 없다. 


7년 전 필자가 싱가포르 생활을 막 시작하던 초기에 로컬 친구가 데려간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싱가포르의 매력이 한 곳에 담긴 곳이었다. 그때 그 첫인상이 강하게 남아 도시 곳곳에 매장이  생긴 지금도 가장 애정이 가는 곳이다. 트로피컬 한 나무가 우거진 푸른 숲 속에 블랙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영국 스타일의 바와 목조 바닥. 화장실 안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인테리어, 화려하고 과감한 사이즈의 꽃으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링은 PS.Cafe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다. 

PS.Cafe Harding ©PS.Cafe
PS.Cafe Harding ©PS.Cafe

인테리어가 워낙 아름답다 보니 음식보다는 인테리어로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음식 또한 수준급이다) 또한 물가 높은 싱가포르답게 가격대도 저렴한 편은 아니라 ‘힙스터 카페’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단순히 인스타용 예쁜 카페라고 치부하기에는 싱가포르 안에서만 1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PS.Cafe의 엄청난 성장에는 분명 탄탄한 배경이 있다. 

왼쪽부터 Richard Chamberlain, Mr.Peter Teo, Mr. Philip Chin © PETER TEO

흥미롭게도 혹은 예상한 것처럼 창업자들은 남다른 감각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친구이자 3명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테오, 필립 친, 리처드 챔버레인(Peter Teo, Philip Chin, Richard Chamberlain)이 그 주인공이다. 런던과 뉴욕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테오는 건강상의 문제로 싱가포르로 돌아왔고 테오가 디자인하는 개성 있는 티셔츠에서 친구들은 사업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렇게 오랜 친구였던 필립과 리처드와 함께 각각 $5,000를 공동 투자해 본인들의 브랜드인 프로젝트 샵 Project Shop을 시작했다. 


1990년의 싱가포르는 지금보다도 더 가능성이 풍부한 곳이었고, 고객들은 이들의 신선한 디자인에 열광했다. 브랜드는 맨즈웨어로 확장되었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총 15곳이 넘는 매장으로 커져 나갔다.  

좌: 1990년대 초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당시/ 우:새롭게 오픈한 매장 앞의 Mr. Teo

그렇게 시작한 패션 브랜드. 그리고 자신들의 샵을 찾아주는 고마운 손님들에게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매장 내에 카페를 작게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PS.Cafed의 시초였다. 

Ps.cafe©aspirantsg.com

그렇게 패션과 푸드를 병행하던 그들은 어느 순간 둘 중에 하나에 집중해야 할 시기를 맞이했고, 당시 싱가포르의 패션업계가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F&B가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ZARA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싱가포르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개인 브랜드들이 같은 선에서 경쟁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Ps.cafe ©Chope

이미 본인들의 매장을 자주 방문하던 손님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고 2005년에 처음으로 PS.Cafe Harding 지점을 오픈했을 때 주위에는 경쟁상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패션디자인에서 발휘하던 감각은 매장 콘셉트 디자인으로 옮겨갔고 지금의 그 고유한 PS.Cafe 스타일이 탄생한 것이다.

Ps.cafe ©Silly Epiphany
Ps.cafe © Pinterest

현재 PS.Café 는 싱가포르 내에만 1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상하이에 하나, 서울에 하나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정도면 체인이라고 해도 될 만큼의 규모이지만 그들은 결코 자신들이 체인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각각의 매장이 유니크하며 하나하나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바탕이 되는 PS.Café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수많은 브런치 카페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음 편에서는 각 피에스 카페 매장들의 신선하면서도 통일된 콘셉트의 매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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