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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Apr 03. 2020

싱가포르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디자인 오차드

싱가포르 대표 쇼핑 거리 오차드 로드의 새로운 명물  

화려한 명품샵과 몰들이 한 곳에 모인 오차드 로드는 싱가포르의 대표 쇼핑거리이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 쇼핑객들이 언제나 분주히 오가는 모습은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최근 그 오차드 로드의 한 복판에 눈길을 사로잡는 빌딩이 있는데, 바로 싱가포르 관광청과 중소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Enterprise Singapore)가 함께 힘을 모아 설립한 ‘디자인 오차드’이다. 

디자인 오차드 ©에리카
디자인 오차드©WOHA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만 만족하지 않고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이 바로 동남아시아의 디자인 허브이다. 2003년에 설립된 기구인 디자인 싱가포르 의회 DesignSingapore Council를 중심으로 국가의 디자인 부문 개발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경제 심의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디자인이 앞으로의 경제 성장을 위한 3가지 분야 중 하나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 산업을 개발함으로써 싱가포르의 국가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동시에 경제적, 사회적 성장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이 출범 배경이다.

디자인 오차드©WOHA
디자인 오차드©WOHA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된 디자인 오차드는 빌딩의 설계는 공모로 진행되었는데, 이전 기사에서도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는 싱가포르의 실력파 로컬 건축 사무소 WOHA의 디자인이 우승작으로 선정되었다. 


디자인 오차드©WOHA

싱가포르 건축의 매력은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덕분에 일 년 내내 야외 공간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도심의 한 복판에 해당하는 오차드이지만 루프탑에는 푸른 시티 정원이 마련되어 있고 시민들이 쇼핑을 하다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땅값이 비싼 지역인 만큼 높은 빌딩을 짓는 편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더 매력적 일지 모른다. 하지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리드 건축가 조나단 초 Jonathan Choe의 말에서 WOHA의 디자인 철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디자인 오차드©WOHA

가장 심플한 재료인 콘크리트를 사용해 미니멀리즘을 실현하되 WOHA의 트레이드 마크인 ‘그린’ 요소를 잊지 않았다. 


디자인 오차드 외벽©WOHA
2층의 루프톱을 이용하는 시민들 ©WOHA

루프탑은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디자인 관련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쇼핑몰 안의 카페가 아니면 딱히 쉬어갈 곳이 없는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부담 없이 쉬어가는 휴식처가 되었다. 

2층 루프탑 ©에리카

1층에는 60개가 넘는 싱가포르의 로컬 브랜드들의 상품을 전시, 판매하는 리테일 쇼케이스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2층에는 개별적으로 사무실을 마련하기 어려운 소규모 브랜드들에게 업무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 ©에리카
1층 리테일 스페이스 ©에리카

1층에는 싱가포르 로컬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리테일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구리와 블랙 우드를 조합한 색상으로 세련되면서도 안정된 분위기가 안정감을 준다. 

로컬 선글라스 브랜드 로켓 아이웨어©에리카
싱가포르 전통문양을 활용한 브랜드©에리카
디자인 오차드 ©에리카
오차드 로드의 밤 ©Patrick Bingham-Hall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오차드 로드의 한 복판에 이런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자국의 현지 디자이너들을 장려하고, 자연스럽게 좀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 점이 싱가포르의 국가 마케팅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 & 사진 WOHA

https://www.woh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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