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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Apr 09. 2020

그들이 사는 세상: 멤버십 클럽 하우스 엿보기 #1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실사판: 스트레이츠 클랜 Straits Clan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에서는 5C를 갖춰야 진정한 부자라는 말이 있다. 

Cash, Credit card, Car, Condominium, Club membership 현금, 신용카드, 차, 콘도미니엄, 클럽 멤버십의 앞글자를 딴것. 요즘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덜 해당되는 이야기라 해도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인 클럽 멤버십은 커넥션이 중요한 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문화이다. 


고리타분한 부모세대의 멤버십 클럽과는 달리 트렌디하기까지 해 화제가 되고 있는 두 멤버십 클럽의 클럽하우스를 소개해본다. 


스트레이츠 클랜  Straits Clan


싱가포르의 엄청난 재벌가의 아들과 평범한 여자 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 주위의 친구들의 화려한 생활상을 보여주면서 화제가 되었던 할리우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이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 The Hollywood Reporter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대부분 부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중국인들 특유의 끈끈한 네트워크 문화가 그대로 존재한다.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클럽 스트리트’는 예전에 멤버십 클럽이 모여 있던 곳이라 클럽 스트리트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이들끼리의 클럽, 출신지가 같은 이들끼리의 클럽 등 다양한 클럽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영 앤 리치 Young & Rich’로 표현되는 젊고 부유한 밀레니얼 세대 멤버들로 구성되고 그 운영을 싱가포르의 가장 트렌디한 F&B 사업을 이끄는 로앤 비홀드 그룹(Lo&Behold) 그룹에서 맡아 주목을 끄는 곳이 바로 스트레이츠 클랜이다. 


스트레이츠 클랜 클럽 하우스 ©Straits Clan

창립자인 위 텡웬(Wee Teng Wen)은 가존의 전통적인 멤버십 클럽처럼 엄격한 멤버십 규율이 있거나, 함께 골프 혹은 테니스를 치고 시가를 피우는 등 고리타분한 활동이 아닌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멤버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좀 더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로 앤 비홀드 그룹의 오너이자 창립자 위 텡웬 Wee Teng Wen ©Straits Clan

스트레이츠 클랜의 멤버들이 모여 일을 하고, 네트워킹을 하고, 트레이닝을 하고, 파티를 여는 공간인 클럽 하우스는 1928년에 지어진 아르데코 풍으로 기존의 건물을 그대로 활용했다. 일본인인 타케노우치와 영국인 웹이 함께 듀오로 운영하는 디자인 사무소 타케노우치 웹 Takenouchi Webb 이 디자인을 맡아 그들의 특기인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으로 이 구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메인 로비 ©Straits Clan
1층의 카페 ©Straits Clan

파스텔톤의 옅은 그린색을 기본으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숍하우스에 사용되는 타일을 활용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타케노우치 웹은 기존의 빌딩이 가지고 있던 역사와 그 지역의 스토리를 활용한 디자인을 즐겨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로컬 요소를 활용하되,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조금씩 디테일에 녹여낸다. 

라탄을 활용한 가구 ©Straits Clan
로컬 작가들의 작품으로 장식한 로비 ©Straits Clan
1층에 위치한 클랜 카페 ©Straits Clan
로컬 아티스트 Ripple Root의 벽화 ©Straits Clan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톤으로 구성된 공간에 시티 정글이라는 싱가포르의 아이덴티티를 추가하기 위해 특별히 주문 제작된 벽화는 자유분방한 화풍으로 본인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젊은 듀오 아티스트 리플 루트 Ripple Root가 담당했다.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 ©Straits Clan

클럽 멤버들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레스토랑에서 프라이빗한 다이닝을 즐기기도 하고 3층에 마련된 멤버 전용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거나 스파를 즐기는 등 이 클럽 건물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3층에 마련된 바 공간 ©Straits Clan

1층의 클랜 카페는 멤버가 아닌 일반에게도 공개되어 있지만 바와 레스토랑은 멤버와 함께 동반하는 경우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레스토랑 또한 실력파 셰프 데이비드 티엔 David Thien의 지휘 아래 로컬과 웨스턴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비즈니스 런치와 가족 저녁식사 장소로 인기 있는 레스토랑 ©Straits Clan

클럽의 멤버들은 변호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작가, 사업가, 사회활동가,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프로필로 이루어져 있고 가입은 기존 멤버의 소개를 받거나 자신의 소개와 함께 가입신청을 해 승인을 받는 시스템이다. 독특한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을수록 좋고, 기존의 멤버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필일수록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스트레이츠 클랜 ©Straits Clan

정기적으로 클럽 멤버들 간의 교류를 위한 다양한 파티가 열리기도 하며,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정식 개봉하기 전에는 따로 토크쇼가 열리기도 했다. 

참고로 스탠더드 멤버십은 첫 가입비가 한화로 약 400만 원 정도에 매달 회비로 18~20만 원 정도라고 한다. 파리, 뉴욕 등의 멤버십 클럽과의 제휴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바, 레스토랑, 비치 클럽 등 손을 대는 프로젝트마다 트렌드 세터로 주목을 받는 로 앤 비홀드 그룹의 새로운 포트폴리오인 스트레이츠 클럽 또한 디자인, 화제성 모두에서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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