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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Apr 10. 2020

그들이 사는 세상: 멤버십 클럽 하우스 엿보기 #2

서양인 위주의 클럽 1880


럭셔리는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다



스트레이츠 클랜은 창립자부터 좀 더 젊은 층의 중국계 싱가포르인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또 하나의 멤버십 클럽인 1880은 캐나다인 사업가인 마크 니콜슨 Marc Nicholson이 설립해 좀 더 주재 서양인 위주의 클럽이다. 

Marc Nicholson ©Singapore Tatler


마크의 부모님은 본인과 누나가 어렸을 적 수요일 저녁마다 예술가, 정치가, 사업가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해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세계평화, 성평등 문제, 기아, 지구온난화, 자본주의 등 그 어떤 주제에 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수요일 저녁 (Wednesday Night)’이라는 모임을 운영하셨다. 


비록 그때 당시 남매는 어렸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편견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 또한 그렇게 다양한 이들이 모여 서로를 지적으로 고무시키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멤버십 클럽 1880이다. 


1880 로비 ©Singapore Tatler


2014년에 오픈한 클럽 1880의 디자인은 많은 부분에서 스트레이츠 클랜과는 차별되는데 스트레이츠 클랜이 싱가포르의 특징을 잘 살린 밝은 색 위주의 컬러 패턴을 사용하고 위치 또한 누구나 지나다니면서 쉽게 볼 수 있는 1층에 위치하고 있다면 1880은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갈 수 있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1880으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 ©darc magazine

인터컨티넨털 호텔 건물 뒤편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마치 다른 차원의 우주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일상 세계에서 1880의 세계로 이동한다는 콘셉트로 디자이너의 의도한 것이다. 


클럽 1880 입구©Descroll


화려한 은하계를 지나가듯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후 도착한 그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을 장식하고 있는 이란 출신 세계적 사진작가 호다 애프 셰어(Hoda Afshar)의 사진작품 세 점. 

Under Western Eyes ©The Eye of Photography
Under Western Eyes ©loeildelaphotographie.com

본인 스스로 이란 출신인 작가 호다는 서구권의 시선으로 중동 여성들을 바라볼 때 가지는 편견과 오해를 재치 있게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80 로비 ©Space Matrix

1880의 로비에 이렇게 호다의 작품을 메인으로 걸어둔 것은 아마도 이 멤버십 클럽이 기존의 전통적 멤버십 클럽이 남성 위주의 폐쇄적이었던 것에 반해 여성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참여를 활발히 장려하는 문화를 대표하는 의미인 듯하다. 


프라이빗 다이닝 ©timothy oulton

클럽의 디자인은 영국 출신 디자이너 티모시 울톤(Timothy Oulton) 스튜디오에서 맡았다. 가구 디자인으로 시작해 지금은 인테리어 디자인도 함께 하고 있는데 1880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맡은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프라이빗 다이닝 ©timothy oulton

티모시 울톤(Timothy Oulton) 스튜디오는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로 시작한 만큼 디테일과 퀄리티에 중심을 두는 스튜디오로 유명하다. 특징으로는 주로 화려하고 큰 패턴을 사용하고 영국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잘 표현하는데 1880의 디자인에서도 그들의 장점을 잘 살렸다. 

1880 멤버스 바 ©thehearthouse.me

워라밸이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1880에서는 아예 그 경계가 없어진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을 하는 멤버들의 경우에는 바에서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을 가지기도 하고 6시 이후가 되면 다들 함께 바로 옆에 마련된 바에서 해피아워를 즐긴다. 


참고로 1880의 멤버십 클럽은 2000명만 가입할 수 있고 첫 가입비는 싱달러로 7천 불(한화 약 650만 원), 연회비는 2천 불(한화 약 180만 원) 정도라고. 

스타일도, 멤버 구성도 다르지만 두 곳 모두 현재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멤버십 클럽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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