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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Jun 08. 2020

싱가포르 일본인 주재원들의 귀국 선물 1위 도자기

슈퍼마마 Supermama

일본의 실력파 장인들과 싱가포르의 디자인이 만나면

 

슈퍼마마의 도자기 컬렉션 ©Supermama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현재의 싱가포르 남부에 개발한 항구를 시초로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다가 일본, 말레이시아의 통치를 거쳐 1959년에 자치국가로 독립한지는 채 100년이 되지 않은 국가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영국 등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싱가포르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자랑한다. 비록 긴 역사는 없지만 다른 문화와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장해 나가는 것이 싱가포르의 장점이다. 

 

디자인 씬에서도 이런 특징은 두드러지는데 오늘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본의 장인들과 싱가포르의 디자이너들이 만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슈퍼마마이다

 

슈퍼마마 비치로드 매장 ©Supermama


코보 컬렉션 ©Supermama 


 시그니처 멀라이언 컬렉션 ©Supermama 


슈퍼마마는 싱가포르에서 꽤나 유니크한 곳이다이름만 들어서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언뜻 짐작이 안 가는 이 곳은 부부인 에드윈과 메이링 두 사람이 운영하는 디자인 숍으로 일본인 주재원들 사이에서 귀국 시 선물로 구매하는 대표 오미야게로 유명하다

 

에드윈은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상품 디자인을 공부한 후 일본의 디자이너 키타 토시유키 Kita Toshiyuki의 스튜디오에서 인턴십을 할 기회를 얻었다그의 밑에서 일을 배우며 일본인들의 장인정신과 디자인에 관한 신념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그때까지는 기술적으로 디자인에 접근했던 방식이 사회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한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뀌었고 싱가포르로 돌아온 후에 아내 메이링과 함께 슈퍼마마를 시작하게 된다비즈니스 경험이 없었던 두 사람은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게 아닐까란 걱정을 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숍 중 하나로 성장했다


공동 창업자 아내 메이링과 남편 에드윈 ©Supermama

 

처음 매장을 오픈했을 당시에는 일본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섬세하고 정교한 고퀄리티의 제품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에드윈은 시와 백 SIWA bags, 후타가미 Futagami,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Plus Minus Zero 등 독립 브랜드 제품을 수입했다하지만 외국인 친구들이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선물로 사갈 수 있는 싱가포르 고유의 이야기를 담은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직접 디자인하기로 한다그리고 싱가포르의 디자인을 일본의 퀄리티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작을 맡아줄 장인들을 찾아 일본 전국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아리타의 도자기 장인 키하라 Kihara와 함께 첫 컬렉션이자 슈퍼마마의 시작이 된 싱가포르 아이콘’ 시리즈를 만들게 된다

 

싱가포르 아이콘 ©Supermama

 

2013년 대통령 디자인 상 시상식에서 ©Supermama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디자인을 담은 이 도자기 세트는 이전까지는 마켓에 없던 상품이었고 특히 여행이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 때 주위 동료와 친구들에게 선물(오미야게)을 돌리는 문화가 있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퀄리티에 싱가포르 디자인이, 게다가 일본 본토에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세 박자가 두루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멀라이언 플레이트 제조과정 ©Supermama



싱가포르 아이콘 ©Supermama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많은 현지 매체에서도 슈퍼마마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싱가포르에서 선물 쇼핑하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히게 되었다. 2013년에는 싱가포르 디자인 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마켓을 개척한 공을 인정받아 가장 권위 높은 대통령 디자인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슈퍼마마 주얼 창이 매장 ©Supermama

 


뮤지엄 샵 콘셉트로 꾸며진 매장 ©Supermama

 

2019년 4월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새로운 컴플렉스 몰인 주얼 창이에도 매장을 오픈해 싱가포르 대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견고히 하게 된다. 차분하고 매장의 디자인과 정갈하게 진열된 도자기들이 잘 어울리는 이 매장은 싱가포르를 여행하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여행객들은 물론 외국인 친구들이나 클라이언트에게 건넬 선물을 고르는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원 싱가포르 에디션 ©Supermama

 

슈퍼마마는 도자기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일본 각 지역마다 특징 있는 제품을 만드는 장인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쳐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실제로 생산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제품으로 완성되어 매장에 진열되기까지는 장인과 만나기 위해 직접 일본에 가서 아이디어에 대해 상의하고 적절한 재료를 확보하고 특정 가격대에 맞춰 디자인을 하는 등 일련의 시스템이 있는데 새로운 디자인 5개를 선보이면 실제로는 두 개 정도가 마켓에서 성공하는 비율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철저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공방에서 프로토 타입을 만드는 모습 ©Supermama

 

현재 ‘싱가포르 블루’라는 이름으로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슈퍼마마는 가장 인기 있는 도자기 컬렉션의 디자인 목록을 늘리고 좀 더 싱가포르의 전통이 담긴 스토리 텔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비치로드 매장 ©Supermama

 

좋은 퀄리티와 디자인이 만나 시너지를 내는 슈퍼마마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하다.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브랜드이다. 

 

글 디자인 프레스 해외 통신원 에리카

취재 협조 슈퍼마마 https://supermamast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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