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휴직을 하면서
처음 시작은 팀 리더였다. 팀 리더가 부서 이동을 한다며 같이 가자는 얘기를 했다. 워낙 잘하시는 분이고 일 욕심도 있는 분이라, 같이 일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따라가고 싶지만, 내가 민폐일까 봐 조금 부담이 되었다.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이기도 하고, 퇴근 후 사이드 플젝에도 신경을 쓰고 싶은데, 부서 이동을 하며 아마 몇 달 동안은 새로운 팀, 서비스에 적응하느라 온 관심이 쏠려 힘이 들 것 같았다. 일단 고민해본다고 했다.
다음날 같이 일하던 마음 맞는 팀원분들과 가볍게 티타임을 했다. 함께 했던 팀원들이 모두 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재택과 출근을 선택하는 회사에서 재택을 선택하다 보니 소식을 너무 몰랐다. 충격이었다. 같이 일하는 기획자 분은 이 상황을 모르시는지 개발 일정 검토해달라는 문의를 주셨다. 팀원들이 다 나가는 상황에서 개발 일정을 혼자 산정하는 게 맞는 걸까. 혼자서 개발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나가는 팀원들의 서비스도 담당하면서 할 수 있는 건가. 이 서비스들이 유지가 되기는 하는 걸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에잇 바쁘게 달려왔는데, 이 참에 쉬어보자 싶어 휴직 버튼을 눌렀다.
휴직 버튼을 누르고 사람들에게 안부인사며 소소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팀 리더뿐만 아니라 그 위에 2차 리더, 3차 리더가 조직도에서 없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팀 이름도 서비스와 전혀 무관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휴직을 결심하고도 실제 휴직에 들어선지는 2달이 걸렸다. 회사 입장에선 휴직보다 퇴사가 더 큰 이슈라 판단된 건지, 모두가 나가는 마당이라 나의 휴직 일정은 계속 묻혀졌고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리더에게 휴직 일정을 얘기할 때마다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일 안 해도 좋으니 그냥 있어만 달라했다. 휴직 일정이 급한 건 아니기도 하고 나도 뒤탈 없게 인수인계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알았다 했다. 상황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결국 옆팀들의 남은 사람들이랑 합쳐져 새로운 팀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새로운 리더에게 휴직 일정을 말하게 되었다. 새로운 리더는 남아 있기를 바랐지만, 이제 그만 쉬고 싶었다. 2달 동안 나을 것 같았던 고관절 통증이 회복되지 않았기에 쉬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휴직을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월요일이다. 다시 꾸준히 월욜 글쓰기를 해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