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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Oct 10. 2022

휴직하고 일주일

  휴직하고 최우선 목표는 고관절 통증을 회복하는 것이다. 일단 회사 사내병원을 일주일에 2번 다녀왔다. 사내병원이 대기시간도 없고 진료비도 저렴한 편이지만, 휴직 전에는 재택근무 중이라 어딜 가려면 항상 노트북을 챙겨야 해서 사내병원 가기가 좀 힘들었다. 노트북을 캐리어 들고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면 건강할 때보다 이동시간이 한 2배는 더 걸렸다. 휴직하고 나니 핸드폰이랑 카드 하나 달랑 들고 움직이니 일단 몸이 가벼워서 좋았다.


  앉아있으면 통증이 심해져서 주로 서서 생활했다. 스탠딩 데스크에 오래 있다 보면 다리가 퉁퉁 부어오른다. 서 있다가 다리가 아프면 앉고, 다시 고관절이 아프면 서있기를 반복했다. 인제 휴직했으니 굳이 오래 책상에 있을 필요가 없다. 한동안 책상에 오래 있지 않았다. 잘 쓰지 않던 족욕기를 창고에서 꺼내고, 틈틈이 찜질도 하고, 컨디션 괜찮을 땐 산책도 하였다. 혈액순환이 되는 듯 하니 서있는 게 그래도 꽤 적응이 된다.


  어제는 누빔 바지도 샀다. 평소 털 부슬부슬한 기모 잠옷과 기모 이불을 애용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나의 기모로 인해 남편의 비염이 심해졌다. 요즘 부쩍 추워져서 그런지 이불밖에 있다 보면 금세 몸이 차가웠다.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싶어 나의 휴직 기념 선물로 누빔 바지를 샀다. 마침 남편이 생일이어서 무신사에서 생일 쿠폰 할인도 받았다. 무급휴직이라 그런지 쿠폰이 달게 느껴졌다.


  소소한 취미 생활로는 수경재배를 해보고 있다. 계절이 바뀌면서 쌓인 물건들을 중고로 팔다 보니 당근 마켓을 쓰다가 수경재배기를 발견했다. 마침 날씨가 추워져 쿠르시아라는 식물이 병들어 있었고 살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참이었다. 기계가 있으면 식물 키우기가 조금 쉬워지지 않을까 싶었다. 크루시아 하나 키우기에는 수경 재배기가 컸다. 바질을 키워 다 자라면 바질 페스토를 해주겠다며 남편에게 으름장을 내며 당근 마켓에서 수경재배기를 샀다. 케일, 바질, 로메인 상추, 로즈마리 등 이것저것 키워보고 있다. 요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에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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