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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Nov 07. 2022

친구네 가리비

나는 해산물을 좋아하지만 집에서 잘해 먹진 않는다. 결혼 후 이따금 요리를 하곤 했지만, 매번 양 조절 실패와 간 맞추기 실패로 억지로 먹거나 배탈 나는 일이 몇 번 있었고, 요리는 실험적인 취미가 되어있었다. 해산물은 특히 신선도도 중요하니 나 같은 애가 감히 도전하기 어려웠다.


아는 언니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집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직접 요리를 해주었다. 가리비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였다. 짭조름한 바다향과 버터의 달달한 향이 섞여 오묘한 맛이 났다. 마침 제철이라 양도 맛도 좋았다.


주변에 요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별로 없는데, 요로코롬 친구들을 초대해 맛난 음식을 대접해주는 친구를 보면 너무나도 신기하다.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을까. 제철에 맞는 재료를 사는 것부터, 손질하고, 요리하기까지 하나하나 모두 정성이 있을 수밖에 없어서 감동이었다.


남편은 친구 집에선 별 말이 없었지만, 꽤나 좋았었나 보다. 엊그제 스티로폼 택배가 와서 보니 가리비였다. 언제 주문했냐 했더니 그냥 주문했다 한다. 남편이 손질해서 구워줬다. 역시 바다 맛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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