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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기자 Aug 31. 2021

사람은 절대, 안 변해요

"사람은 절대, 안 변해요" 


 그 말을 들었을 때처럼 절망적인 때는 없었을 것 같다. 이 말은 결국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일테니까.


 누군가를 알아가고 좋아하게 되면 한두가지 단점이 보이게 시작한다. 장점으로 생각했던 점이 마치 요술이라도 부린듯이 어느샌가 단점으로 변해 있을 때도 있다. 반대로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장점이 되어있을 때도 있다.


 감정도, 인간 관계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 안다. 머리로는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많다. 


 흔히 우리는 누군가에게 납득하기 어렵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점을 발견했을 때, 실망감을 느끼곤 한다. 처음엔 내 생각을 부정하고 최종적으로 그 사람을 바꿔보려고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사림의 기질이라는 것이 한두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수십년간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렇기에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묻는다면, 과연 그 사람의 단점과 약점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지 한번쯤 자문해 봐야 하는게 아닐까. 좋을 때 좋은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안 좋을 때 좋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하나 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좀 안 맞다거나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그 문제는 언젠가는 꼭 큰 문제를 낳곤 한다. '나중에 바뀌겠지', 혹은 '내가 바꿔야지'라고 생각한다면 뒤늦게 나의 자만 혹은 큰 오산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아, 내가 이상한가?'라고 한두번 넘기다가 그래도 걸리는 점이 있다면, 고치려고 애쓰기 보다는 그 역시 사람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그 점을 수용할 수 있는 범위라면, 그 관계는 지속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 관계는 점차 멀어지니까.


 앞서 말했지만, '사람이 안변한다'는 말은 누군가에게 해당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당신에게 해당하는 말일 수도 있다. 입장을 바꾸어 본다면, 당신도 바꾸고 싶어하는 당신의 단점과 약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고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때로는 유전을 탓할 정도로 고치기 쉽지 않아서 한탄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각고의 노력을 수반하는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가 '사람은 정말 안 변해'라는 말을 했다면, 당신이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해야 당신의 마음도 다치치지 않는다'는 일종의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심리적 거리두기를 한다면 그만큼 당신의 마음이 상처받을 일은 줄어들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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